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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트

CES와 미국 과학 기술 정책으로 보는 스마트 제조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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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신 테크놀로지 전시회 CES에서 각 기업이 발표한 스마트 제조에 관한 내용을 소개한다. 각 기업이 스마트 제조에서 중요한 요소로 제시하는 내용을 살펴보고, 과거 CES 강연에서 어필한 포인트의 변화를 확인한다. 또한 필자는 일본 내각부의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안전·안심의 확보에 관한 중요 기술 등의 검토 업무(싱크탱크 기능의 시행 사업)’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CES의 배경에 있는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의 변천을 확인하고, 미국이 현재 인식하고 있는 과제와 앞으로 창출하고자 하는 신산업 분야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신산업 분야에서 일본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한 시사점으로서, 일본의 연구 기관이 제안하는 미래의 스마트 제조에 대한 과제와 대응책을 소개한다.

 

CES의 개요

 

CES는 매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신 테크놀로지 전시회이다. 2024년의 참가 인원은 138,789명으로, 그중 약 40%가 해외에서 왔으며 161개의 국가·지역에서 참가했다. 필자는 2017년부터 참가하고 있으며, 이번으로 8회째가 되기 때문에 계속적인 시점에서 CES의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CES 강연 내용

 

CES의 강연 내용을 이하에 소개한다.

 

1. 테크놀로지 트렌드

매년 주최자인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에서 그 해의 테크놀로지 트렌드가 발표된다(그림 1).

 

 

2024년은 ‘Artificial Intelligence(AI)’, ‘Sustainability(지속 가능성)’, ‘Inclusivity(포괄성)’으로, 예년과는 다른 표현이었던 점에 주목하고 싶다(그림 2).

 

 

기존에는 자율주행차나 5G 등과 같은 개별 테크놀로지가 발표됐는데, Sustainability나 Inclusivity와 같은 포괄적인 개념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제 테크놀로지는 개별적으로 독립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서로 관련되어 있는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에 대해서는 ‘AI Ecosystem’이 형성되고 ‘Beyond Generative AI’라는 세계관이 제시됐다(그림 3).

 

 

여기서는 디지털 세계(Platforms)와 현실의 세계(Robotics)가 융합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s)’을 AI가 가속화하는 세계가 구축되어 갈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2. 미국 기업의 CEO가 생각하는 긴급 경영 과제 테크놀로지 트렌드

2023년의 CES에서 기조 강연을 한 미국 Nasdaq의 Adena Friedman CEO는 여러 미국 기업의 CEO와 면담한 결과, 긴급 경영 과제가 3가지로 집약된다고 소개했다. 그것은 ①지리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서플라이 체인의 재구축, ②DX(Digital Transformation)의 추진, ③노동력 부족이다. ①의 서플라이 체인 재구축은 갈등 관계가 심화되는 중국의 위협을 의식한 것으로, 미국 내 및 미국 주변 지역으로 서플라이 체인을 재편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5년 계획이 아니라 10년 단위의 장기 계획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한다. ②의 DX에 대해서는 ③의 노동력 부족이 크게 관련되어 있다. DX란 업무 자체를 인력이 필요 없는 디지털로 대체해 가는 작업으로, 기존 업무의 효율화라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3.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또한 각 기업의 강연에서 자주 등장한 키워드로 ‘소프트웨어 디파인드’가 있다. 제품의 성능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의해 정의된다는 것이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제품의 OS(오퍼레이팅 시스템)이 원격 조작으로 업데이트되어 성능이 버전업되어 간다(OTA: Over The Air). 따라서 스마트 제조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의 설계나 프로그래밍에 정통한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3년의 CES에서는 Bosch(독일)가 소프트웨어 인재를 40,000명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림 4).

 

 

21년에는 17,000명, 22년에는 35,000명으로 2년 사이에 두 배 이상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또한 Valeo(프랑스)는 6,000명(엔지니어의 40%를 차지한다), Continental AG(독일)는 20,000명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고 어필했다.

 

더불어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과 제휴하는 것도 중요해진다. 이번 CES에서는 Volkswagen(독일)이 소프트웨어 기업 Cerence(미국)와 제휴해 차재 OS에 20개 언어 지원의 Chat-GPT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Siemens(독일)는 SONY(일본)와 제휴해 산업용 메타버스 ‘Industrial Metaverse’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Siemens가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SONY가 하드웨어(VR/AR 헤드셋)를 담당한다(그림 5).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의 변화와 과제

 

이제 CES에서 잠시 벗어나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의 동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2022년부터 정책연구대학원 대학(GRIPS)에 파견되어 내각부가 공모한 경제 안전 보장에 관련된 중요 기술 등을 검토하는 싱크탱크 기능의 시행 사업에 참여했다. 시행 사업 완료 후, 2023년부터 과학기술진흥기구 연구개발전략센터(JST CRDS)에 파견되어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에 대해 조사할 기회를 얻었다. 이하에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과제와 미국이 새롭게 창출하고자 하는 산업에 대해 보고하고자 한다.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에 관한 정부 문서와 각 싱크탱크가 발표한 보고서 중에는 공통된 위기감이 있다. 그것은 중국의 야심찬 부상으로 인해 미국의 기술적 우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장 원리에 기반한 민간의 자유 경쟁으로 세계를 이끌어왔지만, 안전 보장 측면까지 고려하지 못하고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언급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반도체 수입이 대폭으로 감소하고, 미국에서도 자동차를 제조할 수 없는 상황이 큰 뉴스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왜 미국인이 발명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만들 수 없는가?’라고 연설한 것이 기억에 남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초조감은 2015년에 중국의 자광 그룹이 반도체 메모리 대기업 마이크론(미국)을 인수하려고 했던 시점부터 가속화됐으며, 2019년 5월에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발령된 차세대 통신 기술에 관한 대통령령 ‘Securing th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and Services Supply Chain’에서는 화웨이(중국)를 미국의 통신망에서 배제하는 것이 의식되어 있다.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은 중국의 야심찬 부상으로 인해 시장(민간) 의존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 전환에는 많은 싱크탱크에서 제안한 내용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2020년 7월에 CNAS(The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가 공개한 보고서 ‘Open Future: The Way Forward on 5G’에서는 이하와 같이 언급되어 있다.

 

•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는 국가 인프라의 필수 요소가 된다. 호주, 일본, 베트남의 정책 입안자들은 일찍이 이를 이해하고 5G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 정부는 뒤처졌다.

 

• 미국의 실패는 간단히 말해 산업 정책을 추구해 국가적인 챔피언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시장의 원리에 맡겼기 때문이다. 또 다른 큰 요인은 중국에 의한 IP(지식 재산) 도난과 과도한 보조금의 만연으로 미국 및 서방 기업들이 중국 기업, 특히 화웨이와의 경쟁에서 점점 더 역풍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미국, 캐나다 및 유럽의 관계자들은 중국의 불공정하고 과도한 산업 정책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더욱이, 2021년 7월에 CSET(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에서 발표한 ‘The Huawei Moment’에서는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에서 정부의 실패를 과거의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정부의 리더십 강화를 제안하고 있다.

 

• 미국에서는 전통적인 산업 정책, 규제된 경쟁, 그리고 연방 정부에 의한 조달을 통해 전략적인 인프라와 산업을 지원한 오랜 역사가 있다. 1913년, 미국 정부는 AT&T에 대해 20세기의 대부분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게 될 전국적인 통신 네트워크의 전개를 허가했다. 그 독점적인 운영 형태는 벨 시스템(AT&T의 전신인 벨 전화 회사에서 유래)이라고 불리며, 연구 개발 부서인 벨 연구소는 트랜지스터, 위성통신, 레이저, 통신 이론, 휴대전화 등 수많은 패러다임 전환 기술의 발견과 개발을 수행했다.

 

• 미국의 쇠퇴는 1982년 AT&T의 분할에서 시작됐다. AT&T의 분할은 소비자 보호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졌지만, 시장 원리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미국 기업들은 단기적인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이익률이 낮은 통신기기 사업을 매각하고, 이익률이 높은 소프트웨어 분야로 투자 방향을 전환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정책으로 통신기기 사업에 진출했다.

 

• 5G에서 볼 수 있었던 실패와 위협은 AI, 바이오테크놀로지, 클린 에너지 등과 같은 차세대 기간 테크놀로지에도 적용된다.

 

이와 같이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의 실패는 안전 보장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시장 원리에 지나치게 의존한 점에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국가가 주도해 첨단 기술의 연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경제 안전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기존의 시장 경쟁 원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태도를 바꾸고 정부의 개입이 강한 정책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이 목표로 하는 새로운 산업

 

1. 새로운 제조업으로서 바이오테크놀로지 전략

2022년 9월에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발표된 ‘Advancing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novation for a Sustainable, Safe, and Secure American Bioeconomy’에는 미국의 바이오테크놀로지 전략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그중에서 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금 현재는 Covid-19를 배경으로 ‘건강·의료’ 분야가 주목받고 있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기후 변동이나 에너지 문제, 식량 안전 보장, 지속 가능성, 서플라이 체인 회복력 및 미국 전체의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라는 부분이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라이프 사이언스 분야뿐만 아니라 차세대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라는 것이 강조되어 있다.

 

또한 싱크탱크의 보고서 중에서도 흥미로운 것은 2022년 7월에 CNAS가 발표한 ‘Regenerate: Biotechnology and U.S. Industrial Policy’이다. 이하에 주요 포인트를 발췌했다.

 

• 지난 40년간의 테크놀로지 발전에 의해 쇠퇴한 제조업을 희생 삼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디지털 경제로 성장했다. 인터넷 서비스와 스마트 디바이스는 미국의 많은 가정에 높은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가져왔지만, 미국의 제조업 공허화로 인해 중산계급과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고립됐다.

 

• 합성생물학과 같은 바이오 혁명은 이노베이션 주도적이고 하이테크이면서도, 미국이 역사적으로 강점을 가진 농업, 제조, 헬스케어 등과 같은 지역 밀착형 서비스와도 친화성이 있어 미국 경제의 궤도 수정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역 밀착형 산업과의 친화성이 높아 쇠퇴한 지역의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 초당파 위원회 ‘NSCEB’의 존재에 주목

바이오 테크놀로지에 관한 정부의 전문 위원회로 NSCEB가 있다. NSCEB(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Emerging Biotechnology)는 2022년 3월에 국방권한법에 의해 설립된 국가 안보 보장에 관한 초당파의 입법 위원회로, 미션은 ‘바이오테크놀로지 및 관련 기술이 국방부의 현재와 미래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철저히 검토한다’는 것이다.

 

2023년 12월에 대통령과 군사 위원회에 중간보고를 제출했고, 2024년 12월에는 정책 제안을 포함한 포괄적인 최종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으며 현재 조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기관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간 보고서의 서두에 ‘반도체와 5G에서 얻은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이러한 테크놀로지보다 더 강력하고 중요한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어, 과거의 실패로부터 배우고 미국의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려는 의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점이다.

 

또한 국방부의 프로젝트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과 GPS는 국방부의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하면 바이오테크놀로지도 미래의 기간산업이 될 가능성을 고려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NSCEB의 대응은 생성 AI와 양자 컴퓨터를 사용한 고속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미생물의 미지의 능력을 밝혀내고, 그 능력을 활용한 신물질을 가속적으로 창조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지구 환경에 친화적이며, 기존의 화석 연료 유래의 자재나 제품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일본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한 시사

 

미국이 추진하는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생성 AI를 활용해 고속 시뮬레이션을 하는 디지털 트윈이 주체가 될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CES를 고려할 때, 사례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디지털 트윈의 추진에는 소프트웨어 인재의 확보와 연계가 중요해질 것이다. 그에 더해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과학기술진흥기구 연구개발전략센터에서 2023년 11월에 공개한 전략 제안서 ‘계산 물질 과학의 새로운 전개∼디지털 트윈에 의한 재료 창출 기반의 혁신∼’이다.

 

이 제안서에는 디지털 트윈을 추진하는 데 있어 과제가 지적되어 있으며, 그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이 이루어져 있다. 이하에 요점을 발췌했다.

 

• 소재(머티어리얼) 특성 향상이 기대되지만, 현존하는 머티어리얼은 오랜 연구 개발의 성과이기 때문에 그 성능을 초월하는 새로운 머티어리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 또한 AI 및 기계학습을 활용해 재료 탐색을 하는 ‘머티어리얼 인포매틱스(MI)’에서는 예측된 재료를 실제로 합성할 수 없거나, 실제로 합성하더라도 기대한 성능을 얻지 못하는 등의 과제가 있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 상의 시뮬레이션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 현실에 가까운 계산 결과를 얻기 어려운 대상이나 현상 중에 특히 중요한 ‘전자 상관’, ‘여기 상태’, ‘다이내믹스’, ‘멀티 스케일’을 ‘프론티어 영역’으로 설정하고, 이 영역을 사이버 공간에서 다루는 새로운 계산 원리 및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그 개발을 계속적으로 수행할 조직(리서치 센터)의 신설과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도 필요하다.

 

위와 같이 디지털 트윈의 과제 파악 및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도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의한 산업 개혁은 기존의 자재나 제품을 대체하는 의미에서 일본의 제조업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래의 스마트 제조에 있어 일본이 디지털 트윈 영역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일본 정부, 기업이 조속히 대책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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