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중심’ 물류 자동화 시대는 저물고 있다. 대신 창고 내 모든 자원을 실시간 분석·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오퍼레이션, 즉 WES(Warehouse Execution System)가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니어솔루션의 최용덕 전무는 이를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웨어하우즈(Software Defined Warehouse)’라는 개념으로 명명하며, 기존 WMS·WCS의 한계를 뛰어넘는 운영 최적화의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창고도 이제는 테슬라처럼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운영되는 소프트웨어 기반 시스템이 핵심이 됐다. 하드웨어는 계속 바뀌지만, 그것을 통합하고 제어할 수 있는 진정한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창고, 왜 주목받는가
물류 자동화는 더 이상 새로운 화두가 아니다. 이미 수많은 물류센터에서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었고, 스마트 물류라는 개념 또한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니어솔루션의 최용덕 전무는 “진정한 혁신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제시한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웨어하우즈(Software Defined Warehouse)’는 단순히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창고 전반의 운영을 소프트웨어가 실시간으로 정의하고 제어하는 패러다임이다. 이는 제조업계에서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가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팩토리(SDF)’를 통해 생산 공정을 유연하게 최적화한 방식과 닮아 있다.
즉,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어 창고 안의 사람, 설비, 로봇, 물류흐름을 통합적으로 판단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기존의 고정적 설비 구조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개념은 하드웨어의 지속적인 발전과 연결 기술의 고도화, 디지털 트윈 및 데이터 분석 기반 운영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실현 가능해졌다. 결국 기술은 연결되고 자동화되고 있지만, 그것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진정한 스마트 오퍼레이션을 구현하는 핵심은 소프트웨어임을 니어솔루션은 강조하고 있다.
하드웨어의 한계, 소프트웨어가 채운다
물류 자동화 설비는 고정성과 불변성이 강하다. 즉, 설비를 한 번 도입하면 물류량이나 고객이 바뀌더라도 쉽게 수정하거나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물류센터들이 특정 고객에 최적화된 설비를 구축했다가 계약 종료 후 재활용에 실패해 수십억 원의 손실을 입은 사례가 속출했다. 하드웨어 중심의 설계가 이러한 문제를 유발한 주된 원인이다. 반면, 소프트웨어 중심의 설계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실시간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니어솔루션은 물류센터의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두고 접근한다. 유연성, 확장성, 재사용 가능성을 소프트웨어가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설비와 B설비의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는 데이터를 분석해 작업량을 재분배하고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 반면 기존의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는 이러한 동적 판단이 어렵고, 설비 자체도 입력된 명령만을 처리할 뿐 스스로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운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소프트웨어가 없이는 다양한 설비들을 효과적으로 엮을 수 없으며, 고객의 요구나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WMS·WCS·WES의 차이와 진화
물류센터의 디지털 오퍼레이션은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에서 시작됐다. WMS는 창고 내의 재고와 주문을 관리하고 작업자에게 지시를 내리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물류센터에 자동화 설비가 다수 도입되면서, 이를 직접 제어하고 통합하는 역할로 WCS(Warehouse Control System)가 등장했다. WCS는 다양한 설비를 하나로 묶고 통신하게 하는 중간 매개체로 기능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WCS는 단순히 설비 간 연결만 담당할 뿐, 전체 물류 흐름을 효율적으로 조율하는 ‘지능’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WES(Warehouse Execution System)이다. WES는 주문 흐름을 분석하고 설비의 실시간 상태를 파악하며, 최적의 자원 배분과 작업 지시를 수행한다. 이는 단순한 ‘중개 시스템’이 아니라, 하나의 ‘두뇌 시스템’에 가깝다. 예를 들어, 특정 설비가 과부하 상태에 놓였을 경우, WES는 이를 인지하고 다른 설비로 작업을 자동 재분배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WMS나 WCS만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WES는 물류센터의 전체 운영을 통제하고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사상’을 구현하는 도구다. 이 사상은 자동화된 미래 물류센터의 핵심이 된다.
실제 도입 사례와 효과
니어솔루션은 2022년 WES 솔루션을 SaaS 형태로 출시하며 본격적인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주문 관리나 설비 제어를 넘어서,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실시간 최적화를 통해 창고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실제로 이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센터에서는 DAS, DPS, 컨베이어, 로봇 등 다양한 설비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었고, 주문 피킹 효율 또한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예컨대, 1만 6,500건의 주문 중 4개 SKU 조합만으로도 300건의 주문을 선제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최적화 로직이 대표적이다.
또한 박스 추천 기능도 혁신적이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박스를 감으로 선택했다면, WES는 주문 내역과 제품 체적을 사전에 분석해 박스를 자동 매핑한다. 이를 통해 포장 효율이 향상되고, 물류비용 역시 대폭 절감됐다. 특히 해외 운송의 경우 체적 기반 운임이 부과되기 때문에 이 효과는 더욱 크다. 니어솔루션은 ‘니어뷰’라는 대시보드 기능을 통해 관리자에게 실시간 데이터를 시각화해 제공함으로써, 운영의 투명성과 반응 속도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적 접근은 단기적인 효율을 넘어, 장기적인 ROI를 보장하는 전략이 되고 있다.

WES가 그리는 물류의 미래
WES는 단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다. 물류산업이 맞이하게 될 미래의 핵심 인프라다. 가트너가 발표한 2023년 공급망 기술 하이프 사이클에서도 WES는 디지털 트윈, 리얼타임 로케이션 서비스,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등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등장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WES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제 막 관심이 커지는 단계다. 단순한 설비 통합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운영 안정성과 고객 맞춤형 물류 대응이 필요한 지금, WES는 그 해답이 된다.
다양한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혼재된 인트라 로지스틱스 환경에서는 WES 없이는 최적화가 불가능하다. 설비가 늘어난 만큼 통합 대상도 증가했지만, 그것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역량이 없으면 시스템은 오히려 혼란을 야기한다. 특히 3PL 기업처럼 다양한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기업일수록, WES를 통해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닌 생존 전략의 문제다. WES는 단순한 통합이 아닌,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자율형 물류센터의 핵심 솔루션이 되어가고 있다.
물류의 중심축,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물류센터도 이제는 테슬라처럼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 중심의 유연한 소프트웨어 기반 설계가 필수다. WES는 단순한 시스템이 아닌, 새로운 물류 운영의 사상이다. 니어솔루션은 WES를 통해 국내외 물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며, 하드웨어를 넘어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오토메이션월드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