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Robotics)가 차세대 혁신 기술로 주목받는 가운데, 이 두 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로봇이 산업 및 공장 자동화(FA)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지능형 로봇은 인식, 제어, 판단 기능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기존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인력난 해소, 인적 오류(Human Error) 최소화,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 다양성과 안전성 향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능형 기능이 탑재된 로봇에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감지하는 센서, 움직임을 제어하는 모터·드라이브·액추에이터, 로봇 내부 및 외부 인프라와 연동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전원 변환과 동력 전달을 담당하는 전력(Power)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반도체다. AI 연산, 센서 데이터 처리, 정밀한 모션 제어, 통신 및 네트워크 연결, 전력 공급 및 소비 최적화 등 로봇의 운용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은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글로벌 반도체 기술 기업인 아나로그디바이스(ADI)는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는 다양한 반도체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능형 로봇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기존 주력 분야였던 산업 자동화, 통신, 우주항공·국방, 소비자 가전, 계측, 헬스케어, 자동차 등에 이어 산업 자동화(FA) 분야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차세대 로봇 급행열차 탄 ADI, 혁신 가속화에 ‘속도’
양성환 ADI 전무는 지능형 로봇 관련 반도체 기술력을 통해 FA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ADI는 센서, 연결성, 통신, 모션 제어, 전력 관리 등 지능형 로봇에 적용되는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DI는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인텔리전트 엣지(Intelligent Edge)’를 차세대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텔리전트 에지는 센서 단 등 데이터 생성 지점 근처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엣지(Edge) 기술에 AI를 결합한 개념이다.
이 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대표 기술 중 하나는 AI 프로세서에 적용되는 소형 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이다. 예를 들어, ADI의 MAX78000 AI MCU는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 가속기를 탑재한 초저전력 AI MCU로, 머신비전, 음성 인식 등 다양한 로보틱스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된다. 개발자는 이 AI MCU를 이용해 로봇 가동 중 작업자나 장애물이 반경 내에 들어오면 이를 감지해 스스로 작동을 멈추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ADI는 로봇의 핵심 구동 기술인 모션 제어 솔루션인 ‘트라이나믹(Trinamic®) 모터 컨트롤러’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첨단 제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정밀 모터 제어를 제공하며, TMCM-1690, TMCM-1640과 같은 3상 BLDC 모듈, 무인운반차(AGV)를 위한 2축 모듈 TMCM-2611-AGV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동형 로봇에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통해 최적화된 전력 공급이 중요하다. 이에 ADI는 배터리 관리 솔루션 ‘ADBMS1818’, 고효율 강압 DC/DC 레귤레이터 ‘LTC3638’, Himalaya uSLIC™ 강압 DC/DC 컨버터 ‘MAX17644’ 등을 제공하며 전력 관리 효율을 높인다.
더불어, 로봇 관련 인프라와의 연동을 위한 연결성 솔루션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예컨대, ‘ADIN1300’은 산업용 이더넷 PHY(Physical Layer) 트랜시버이며, MAX96724 및 MAX96717은 MAX22500E 트랜시버를 통해 기존 RS-485 통신과 결합되어 고속 직렬 인터페이스인 GMSL(Gigabit Multimedia Serial Link)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CAN 네트워킹을 위한 MAX13054A 트랜시버, ADuM3165 디지털 절연기를 기반으로 한 절연형 USB 연결, 무선 데이터 전송용 60GHz 밀리미터파 PCB 서브시스템 ‘ADMV9615’ 및 ‘ADMV9625’ 등도 포함된다.
ADI는 로봇 시스템 통합(SI) 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를 통합해 개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레퍼런스 디자인 플랫폼도 마련했다. 대표적인 예로 TMCM-1617-GRIP-REF는 그리퍼 등 EoAT(End of Arm Tooling)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오픈 소스 기반 툴로, 표준화된 설계 정보를 제공한다.
이 레퍼런스 디자인은 EtherCAT, IO-Link, RS-485 등 다양한 산업용 프로토콜을 지원하며, 아날로그·디지털 입출력 기능 및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관련 프로그래밍은 Trinamic 모션 제어 언어 통합 개발 환경(TMCL-IDE)을 통해 구성할 수 있다.
ADI는 이처럼 다각적인 반도체 및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산업용 로봇, 협동로봇, AGV, 자율주행로봇(AMR) 등 다양한 로봇의 지능화 및 자율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차세대 로봇 두뇌 ‘피지컬 AI’...로봇 눈·귀·신경 책임지는 센서와 만나다
피지컬 AI(Physical AI)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미래형 핵심 기술이다. 피지컬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로봇이 실제 환경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기술은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은 물론, 앞서 언급한 각종 로봇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도 깊이 관여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DI는 로봇의 눈, 귀, 신경 역할을 수행하는 고정밀 센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깊이, 진동, 관성, 압력, 전압, 전류 등 지능형 로봇이 주변 환경을 감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정밀 센서 기술을 여러 애플리케이션에 접목하고 있다.
양성환 ADI 전무는 “현재 AGV, AMR 등 이동형 로봇을 위한 제품과 산업용 로봇, 협동로봇 등 고정형 로봇용 제품으로 센서 솔루션이 세분화돼 있다”며 “이 중 이동형 로봇용 제품은 인식, 위치 파악, 모션 제어 등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역동적인 로봇 작동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인식’은 로봇이 의미 있는 센서 데이터를 해석하는 기능이며, ‘위치 파악’은 로봇의 위치를 결정하는 기능, ‘모션 제어’는 프로세스를 수행하기 위한 물리적 행동력을 담당하는 기능이다.
ADI는 3D 심도 감지 모듈인 ‘ADTF3175’를 통해 정밀한 모션 감지 및 탐색을 지원한다. 이 모듈은 고정형과 이동형 로봇 모두에 적용 가능하며, 3차원 공간 정보를 얻는 ‘3D ToF(Time of Flight) 센서’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로봇이 주변 환경을 원활하게 인지하고 위치 및 가동성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모듈에는 위치 감지 전용 소형 듀얼 동시 샘플링 16비트 ADC인 ‘AD7380’이 탑재돼 있다. 이 칩은 두 개의 아날로그 입력 신호를 동시에 디지털로 전환해 정밀한 측정을 가능케 한다.
또한 ‘ADIS16500’은 소형 로봇에 최적화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기반 관성 측정 장치(IMU)로, 모션 추적 및 방향 정보를 제공한다. 이 두 제품을 통해 획득한 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동형 로봇의 움직임을 최적화할 수 있다.
양 전무는 “이러한 3D 센싱 기술은 기존 2D 라이다(2D LiDAR) 기반 솔루션에 비해 로봇이 주변 환경을 훨씬 더 정밀하게 인식하도록 돕는다”며 “이를 통해 로봇이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도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DI는 이동형 로봇의 바퀴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제어하는 데 특화된 멀티턴 센서 ‘ADMT4000’도 소개했다. 이 센서는 자기 저항(Magnetic Resistance) 기술을 기반으로 모터 회전을 감지하며, 바퀴의 회전 수를 정확히 측정해 로봇이 정확한 경로를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양 전무는 고정형 로봇에 특화된 센서로 ‘ADTF3175 ToF’ 모듈과 함께, 빠른 반응성과 모터 위치 인식을 통해 효율적인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AMR(Anisotropic Magneto-resistive) 센서 ‘ADA4571’을 소개했다. 이러한 솔루션은 로봇이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양성환 전무는 “앞선 모든 기술 역량을 총동원해 고객 및 파트너와 협력함으로써, 첨단 로봇 서브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