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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트

사람과 동물 역학 원리와 심플한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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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실현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나 동물에 가까운) 놀라운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서 실현된 기술을 대단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손을 댈 수 없다. 하지만 보통의 기술(조합)이나 정도로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손을 대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넓어지고 다양한 로봇이 탄생한다. 또한 개발 비용과 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다.

 

AI가 주목받는 가운데 수동보행은 역학적인 구조 속에 필요한 계산이 이미 내재되어 있다거나, 컴퓨터가 없어도 충분히 지능적이다 라고 평가되고 있다. 수동 보행의 경우, 걸을 수 있는 원리가 존재한다. 수동 보행 로봇의 연구는 곧 역학 원리의 발견과 그 활용법 개발에 다름 아니다. 이케마타 등은 보폭 일정(착지 시의 고관절 각도 일정)에 의한 안정화 원리를 발견하고, 가느다란 미음 자모형 프레임을 소형 수동 보행 로봇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안정된 수동 보행을 실현했다. 기네스 세계 기록에도 인정받아 대단한 로봇일지 모르나, 실현된 기술은 로우 테크이며 수제작 수준이다.

 

아직 사람이나 동물의 신체에는 여러 가지 역학 원리(힌트)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 원리를 공학적으로 잘 살리면 지금보다 더 사람이나 동물에 가까운 놀라운 로봇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또한 그 기술은 사람에게도 환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사람이나 동물에 관련된 역학 원리의 한 부분을 다루고, 산학관 연계 연구의 성과로서 촉각 콘택트렌즈와 무동력 보행 지원기를 예로 들어 심플한 원리 활용 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중동태 세계의 동작·행위

 

보행의 본질은 반복해서 계속 넘어지는 운동이다. 이것은 사람의 보행이나 로봇의 보행이나 동일하다. 따라서 보행은 생명·비생명을 불문한 단순한 물리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수동 보행 로봇은 모터, 센서, 컴퓨터가 없고 제어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완만한 내리막 경사를 걸을 수 있다.

 

최근 능동태 ‘한다’와 수동태 ‘당한다’ 외에 ‘중동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걷는다’ 혹은 ‘내가 걷게 된다’의 어느 쪽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필요조건이 충족되면서 ‘내 아래에서 보행이 실현되고 있다’고 하는 세계가 보이게 된다. 수동 보행 로봇에 의지가 없는 것은 명백하며, 로봇은 ‘걷겠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어떤 조건이 충족됨으로써 보행 동작이 시작된다. 로봇을 지지하면서 다리에 위상차를 주어 경사면에 풀어주면 힘차게 걷기 시작한다. 로봇이 내 곁에서 멀어져 갈 때 본질적으로 ‘걸을 수 있다(행위 가능성)’는 것을 실감한다. 이때 수동 보행 로봇의 신체(신경은 없다)와 환경 사이에서 여러 가지 역학적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을 뿐이다.

 

보행과 촉각에 관한 연구는 꽤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나, 보행 감각은 일종의 신체 감각이며 촉각의 범주에 속한다. 여기서 중동태 관점에서는 보행 동작이 생각한 대로 되는 것은 원리적으로 어렵고, 자신이 특정 보행 방식을 선택할 수 없으며 오히려 그 보행 상태(보행 형태)에 자연스럽게 수렴되어 있다. 또한 촉동작을 따라 하는 동작에 의한 피부 변형으로 기계 수용기(촉각 수용기)에 촉자극이 작용하는 동작으로 파악하면, 유연한 피부가 개재됨으로써 역시 생각한 대로는 되기 어렵다. 따라서 완전히는 생각한 대로 되어 있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상호작용에 눈에 띄지 않게 개입

 

1. 촉각 콘택트렌즈

그림 1에 나타낸 촉각 콘택트렌즈는 면장갑의 평편뜨기에서 그 역학 원리를 찾아낸 것이다. 손가락을 돌기면에 대고 누르며 따라가면, 예를 들어 두꺼운 고무 시트 아래의 종이조각이 부풀어 느껴진다. 이때 촉대상의 곡률에 따라 돌기면에 신축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피부 변형이 변화하여 촉각이 증강된 상태가 된다. 또한 그 신축은 피부 표면의 접선 방향으로 작용함에도 불구하고 부풀어 느껴지는 점이 촉지각 원리의 한 단면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피부의 Intermediate Ridge(지문 바로 아래에 있으며 표피에서 진피로 돌출된 돌기)를 모방해 70년 전에 제작된 레버 메커니즘과 거의 동일한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마우스 대뇌 기원의 신경 줄기세포 커뮤니티의 역학적 상황으로서, 모세포가 분열할 때 둥글어지는 과정에서 저장된 탄성 에너지를 이용한 자세포 핵의 수동적 초동 등이 보고되어 있다. 이들은 신체 내부에서도 역학적 상호작용이 잘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과 상호작용에 의한 피부 변형이 촉각의 본질이며, 촉각 콘택트렌즈는 심플한 역학적 상호작용으로 신체 능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이하에 설명하는 무동력에 의한 보행 지원의 개념에 영향을 주었다.

 

2. 이나호형 보행 지원기

개발한 실물 크기의 수동 보행 로봇(그림 2 참조)은 고관절 캠·스프링 기구에 의해 보행 동작이 개선되어 있다. 이 로봇은 사람과 같은 상체는 없고, 캠에 연결된 추(관성체)가 허리 뒤쪽에 있어 이것이 흔들흔들 위아래로 요동하면서 보행한다(54시간 14분 14초 연속 보행 기록을 보유). 한편, 고관절 캠·스프링 기구를 보행 지원에 활용한 무동력 보행 지원기 ACSIVE에서는 캠이 고관절에 전용 허리 벨트로 고정되어 보행 중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 차이에 새로운 힌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구나 최근 몇 년간 2족 주행 로봇의 연구에서는 체간부의 요동 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림 3에 나타낸 흔들리는 이나호(稲穂)형 보행 지원기는 벼 이삭에 해당하는 추(관성체)와 벼 줄기에 해당하는 피아노선(탄성체)으로 구성된다. 추가 허리 뒤쪽에 배치되고, 좌우 폭/전후 길이 조절용 슬라이드 기구와 요축/롤축의 회전기구를 복합해 양쪽 사이드의 기부에 접속되어 있으며, 기부에 원호 모양의 피아노선이 고정되어 있다. 또한 기부에는 피치축이 있어 안쪽 후크로 매달린 상태에서 피치축 주위로 회전한다. 사용 시에는 후크를 허리 벨트 등에 걸고, 피아노선 끝부분을 무릎 위에 연결해 고정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벼 이삭처럼 보행 시의 신체 상하 운동에 의해 추가 흔들려 피아노선이 휘어지고, 동적인 자극이 신체에 가해진다. 장시간 변함없이 리듬 있게 걸을 수 있고 발걸음도 가볍다. 더구나 추로 수백 그램의 짐, 예를 들어 모바일 배터리나 스마트폰 등을 생각하고 있다.

 

옛날부터 아시아에서는 대나무 막대 끝에 짐을 매달아 운반해 왔으며, 그 바이오 메커니컬하고 교묘한 보조가 검증되어 있다. 또한 탄성줄에 의해 짐을 상하로 흔들어 부담을 경감하는 백팩이 개발되어 있다. 더구나 면장갑이나 대나무 막대는 단순한 도구이지만, 신체와 역학적 상호작용이 잘 작용하고 있다.

 

복잡함에 맞서 원리를 탐구

 

추는 착지 시에 충돌을 동반하는 허리의 상하 운동에 의해 흔들리고, 보행 시에 역위상이 되는 각 다리로부터 피아노선을 통해 상호작용을 받는다(연성계의 동적 거동). 더구나 이나호형 보행 지원기는 편측 3자유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골반 움직임을 포함해 추의 3차원적인 거동은 상당히 복잡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역학적 상호작용 해석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촉각 콘택트렌즈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그 좋음을 실감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는 면장갑의 편평뜨기를 오래 바라보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복잡함 속에 숨어 있는 단순한 역학 원리를 발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여기서 복잡함의 관점에서 다시 로봇의 이야기를 다루어 본다. 2족 주행 로봇 연구의 원점은 일으키기 회전 운동에 있다. 이 운동에서는 막대를 비스듬히 지면에 던지면, 수평 방향의 속도가 상승 방향의 속도로 변환되어 막대가 회전하며 튀어 오른다. 다만 너무 크게 튀어 오르면 공전해 발이 빠진다. 그래서 막대 내부에 팥을 봉입하고 바실리스크를 이미지한 도마뱀 형태의 다리를 장착함으로써 45회의 연속 도약을 달성하였다. 더구나 처음에는 안정성이 좋지 않았으나 실험 횟수를 거듭하면서 좋아졌다. 이때 발에 비스듬한 균열이 보였다. 그래서 해당 부위에 미리 절개를 넣은 발을 만들었더니 처음부터 안정된 동작을 실현했다. 이로부터 발에 관절을 만드는 편이 좋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사람의 발 부분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뼈가 있어 매우 복잡하다. 현재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 부분에는 사람에 가까운 경사진 운동축을 가지고 있어 접지 시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복잡함을 허용한 경우, 모델화나 제어칙의 개발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세계 모델 기반의 심층 강화학습을 채용해 적절한 복잡함을 가진 수동적 신체성의 유용성을 학습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 로봇 스스로 학습을 통해 역학 원리를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더구나 4족 동물은 발굽처럼 접지 부위를 단순화하고 있으며, 사람과는 반대의 진화를 거쳤다. 이하에서는 4족 동물에 주목해 논의한다.

 

전신을 활용하는 4족 주행

 

치타의 고속 주행을 실현하는 메커니즘 해석과 4족 동물의 운동 원리에 기반한 로봇 개발에 대해 소개한다.

 

1. 수동적인 체간 굽힘이 고속 주행에 미치는 영향

치타의 고속 주행에서는 체간의 굽힘·펴기 운동으로 사지를 앞뒤로 더 크게 움직일 뿐 아니라 체간 근육도 가속에 이용함으로써 다른 예를 찾기 힘든 이동 속도를 달성하고 있다. 이 체간 운동이 주행에 미치는 동역학적인 원리를 더 해석하기 위해 다리를 직동 스프링으로 나타내고, 체간에 굽힘 조인트를 가진 심플한 역학 모델(그림 4)을 구축했다. 체간 조인트에는 회전 스프링이 부착되어 있으며, 앞뒤의 체간이 평행하게 되도록 복원력을 발한다. 신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이 만들어 내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수동적인 보존 모델로 했다.

 

 

이 모델에 대해 신체 파라미터를 치타 측정값으로 결정하고 바운드를 수행해 치타의 주행 속도(15 m/s)에 가까운 이동 속도를 달성하는 주기 해를 수치 계산으로 구했다. 결과로서 얻은 해는 해 공간 내에서 계통 A와 계통 B로 나뉘어 존재하며, 양쪽 모두 치타와 같은 주행을 실현했다. 다만 그림 5에 나타낸 것처럼 계통 A의 해에서는 접지기에 체간이 구부러지고(산형), 계통 B의 해에서는 펴져(골짜기형) 있었다.

 

 

접지기의 체간 자세와 지면 반력은 중요한 관계가 있다. 접지기에 체간이 구부러져 있으면 체간 스프링은 체간을 펴려고 하기 때문에 스프링과 지면 반력이 미치는 힘의 방향이 일치한다. 이에 대해 접지기에 체간이 펴져 있으면 스프링과 지면 반력이 미치는 힘의 방향이 역방향이 된다. 따라서 계통 A와 같이 체간을 구부린 상태로 접지하면 지면 반력이 작게 억제된다. 지면 반력이 작으면 접지기의 질량 중심의 가감속이 작아지기 때문에 큰 진행 속도를 쉽게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계통 A의 해는 B와 비교해서 더 안정된 해가 로버스트하게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결과는 체간부에 유연성을 갖는 것은 효율 좋은 고속 주행을 달성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아니라, 계통 A와 같이 적절한 척추의 굽힘․펴기 운동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2. 심플 모델에 기반한 로봇 개발

현재 시상면 내에 구속된, 주행하는 전후 2족 로봇 개발(그림 6)을 진행 중이다. 다만 체간 조인트는 생략하고 체간부는 하나의 강체로 구성하고 있다. 모델과 같은 다리축의 수동적인 성질을 재현하기 위해 감속비가 6:1로 비교적 작고 백드라이버빌리티(backdrivability)가 높은 브러시리스 DC 모터를 다리의 구동에 채용했다. 앞뒤 무릎 관절은 부드러운 컴플라이언스 제어를 하여 회전 스프링처럼 동작한다. 다리 끝에 부착한 공압 센서로 접지·비접지를 감지하고 있다.

 

 

접지를 감지하면, 고관절과 어깨관절이 이륙각을 목표로 차내듯이 움직이고, 이륙하면 접지각을 목표로 다리를 내딛는다. 신경 진동자를 모방한 제어를 통해 앞다리와 뒷다리가 역상으로 움직이는 바운드를 만들어 낸다. 이 로봇을 이용해 러닝머신 위에서 주행 실험을 한 결과, 무릎 관절의 탄성을 활용해 양쪽 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부유기를 포함한 바운드를 실현했다. 앞으로는 체간에 탄성적으로 동작하는 조인트를 추가하거나, 강화학습에 의한 로버스트한 행동칙 획득을 예정하고 있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모델을 제안하고, 그 해석을 통해 동물이 현재의 모습과 운동을 획득하게 된 근거를 이해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기계학습을 병용하여 현재 진화의 그 너머에 있는 궁극의 신체와 운동을 발견하고 로봇으로 선행하여 실현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이다.

 

맺음말

 

Physical AI와 Embodied AI 연구에서 2족·4족 로봇이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널리 활용되기 시작하고, 또한 오픈 소스화 흐름으로 그 기세가 더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이 글에서 소개한 수동적 신체성이나 역학적 상호작용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AGI(범용 인공지능)가 실현되어 사람을 능가하더라도, 우리의 뇌는 신체에 연계된 감각이나 감정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체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그 감각에 의지해 연구 힌트를 발견하는 것도 AGI 시대에서는 소중히 하고 싶다. 이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기술을 낳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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