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화물 추적을 넘어 전략적 관리로 진화한 Global Freight Visibility(글로벌 프레이트 비지빌리티)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윌로그 김용관 영업총괄 부서장은 최근 발표에서 “Cargo Visibility는 단순한 관찰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자산”이라 정의하며, 물류 산업이 단순 비용 구조에서 전략 산업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강조했다. IoT 센서, 인공지능 분석, 예측 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지빌리티는 화물정시 도착률(OTIF) 개선, 운영비 절감, 리스크 관리 효과까지 입증되고 있다. 하이밸류 화물 증가와 복잡한 공급망 리스크 속에서 글로벌 물류 기업들이 이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의 대응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빠른 성장세와 높은 시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데이터 중심의 물류혁신이 기업 경쟁력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

Cargo Visibility의 등장과 기술적 진화
글로벌 물류 산업에서 Cargo Visibility는 오랫동안 단순한 ‘위치 확인’ 수준의 서비스로 인식돼 왔다. 과거에는 선적 위치와 예상 도착 시간, 그리고 해상 운송 항만 정보를 결합해 화물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주류였고, 여전히 상당수 기업들은 이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이 복잡해지고 고부가가치 화물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접근은 한계에 부딪혔다. 윌로그 김용관 부서장은 “Cargo Visibility는 단순한 관찰에서 관리와 전략의 영역으로 확장됐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최근의 비지빌리티 개념은 화물이 단순히 어디에 있는가를 넘어, 운송 과정에서 어떤 조건에 보관되고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까지 파악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는 IoT 센서와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온도와 습도는 물론 충격과 기울기 같은 지표까지 측정할 수 있어, 단순 추적을 넘어 화물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대응하는 체계가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과거 해상 중심의 추적은 이제 항만에서 내륙 운송, 라스트마일까지 연결되는 엔드 투 엔드 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물류 기업이 단순 운송 제공자가 아니라 고객의 공급망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급성장하는 Cargo Visibility 시장과 산업 수요
Cargo Visibility 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약 55조 원에 달하며, 2034년에는 176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 17%라는 수치는 저성장 시대의 글로벌 산업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다.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고부가가치 산업군에서 비롯된다.
바이오산업은 2023년 610조 원에서 2030년 1,006조 원으로 커지고 있으며, 반도체와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역시 지속적인 확장을 보인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151조 원에서 548조 원으로, 무려 연평균 20%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런 산업들은 운송 과정에서 기술 유출과 보안 이슈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추적과 관리 체계를 요구한다. 글로벌 물류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하이테크 로지스틱스’ 전략을 내세우며 하이밸류 화물 운송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김 부서장은 “구글 검색만 해도 글로벌 기업들이 하이밸류 카고 트래킹에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은 아직 글로벌 리스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즉, 한국 물류 업계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리스크 현실과 기존 비지빌리티의 한계
국제 물류 현장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글로벌 기준 연간 화물 손실액은 69.3조 원에 달하며, 전체 화물의 약 11%가 운송 과정에서 손상되거나 분실된다. 특히 컨테이너 운송만 보더라도 연간 23.6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재고 폐기, 재조달, 회수까지 포함하면 연간 약 226조 원이 공급망 내에서 증발한다. 이는 단순한 비용 손실을 넘어, 기업 신뢰도와 고객 경험 악화로 이어진다. 김 부서장은 “위치·ETA·항만 정보만으로는 전체 리스크의 3분의 1조차 파악할 수 없다”며 전통적 비지빌리티의 한계를 지적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운송 기사 급정거로 발생한 화물 충격, 장시간 온도 일탈로 인한 의약품 손상 등은 단순 위치 추적만으로는 감지할 수 없다. 따라서 충격과 기울기, 온도와 습도 같은 조건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수집·분석해야 손실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수 있다. 이는 곧 데이터 기반 Cargo Visibility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이유다. 단순 추적에 머문 기업과 전략적 가시성을 확보한 기업의 격차는 곧 비용 절감과 시장 신뢰도로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와 AI가 만드는 전략적 가치
Cargo Visibility의 본질적 변화는 ‘관찰’에서 ‘전략’으로의 확장이다. 윌로그가 제시하는 모델은 IoT, GPS, AIS, 터미널 스케줄 데이터를 융합해 선적지·해상·도착지 전 구간을 추적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아카이빙과 분석을 거쳐 기업의 의사결정을 고도화한다. AI 기술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강풍 주의보 발령 시 AI가 자동으로 일정을 재조정하도록 권고하는 기능은 경험 의존적 판단을 넘어선다. 이는 단순히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담당자가 리스크 상황을 신속하게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 부서장은 “A I의 진정한 가치는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복합적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윌로그의 서비스는 단일 이벤트 데이터도 분석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패턴을 도출해 운송 경로 최적화로 이어진다. 이는 곧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더 정교한 전략 수립이 가능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전략은 비용 절감, 고객 경험 개선, 규제 대응까지 아우르는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Cargo Visibility의 효과와 기업 성과
데이터 기반 Cargo Visibility의 효과는 수치로 명확히 입증된다. 화물 정시 도착률(OTIF)은 87%에서 94%로 개선되며, 이는 고객 신뢰도 제고로 직결된다. 현장 노동 효율은 30% 향상돼 인력 운용 부담을 크게 줄인다. 재고 및 운영비는 20% 절감되고, 특히 콜드체인 운송 품질은 35% 개선됐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민감 화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핵심 지표다.
정성적 측면에서도 △폐기·분실 비용 절감 △사전 리스크 관리 강화 △사후 개선 조치 가능성 확대 등 다양한 효과가 나타난다. 김 부서장은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데이터가 곧 혁신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윌로그의 고객사들은 커스터마이즈된 데이터 분석 리포트를 통해 운송 과정의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효율화가 아니라, 물류가 비용 산업에서 전략 산업으로 전환되는 흐름의 상징적 사례라 할 수 있다. Cargo Visibility는 이제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론 및 전망
Global Freight Visibility는 단순 추적 기술을 넘어 물류의 전략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이밸류 화물 증가와 글로벌 공급망 복잡화는 이 기술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이미 AI·IoT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물류가 비용 산업에서 전략 산업으로 전환되는 지금, 데이터 기반 물류 혁신에 대한 투자가 한국 기업 경쟁력의 미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토메이션월드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