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산업 전반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로봇 기술은 물류와 제조 산업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봇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한 역사는 오래됐지만, 현재는 인공지능과 비전 기술이 결합되며 더욱 정교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물류 자동화 로봇은 물류 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난과 생산성 문제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로봇 기술은 단순히 대량 생산 체계에 국한되지 않고, 고품질 제품 생산, 복합 물류 처리, 안정성 확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각 산업은 로봇 기술을 통해 정밀성과 일관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연하고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 제조, 전자 등 여러 산업에서는 각 현장의 특성과 요구에 최적화된 형태로 로봇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랜덤박스 팔레타이징 솔루션 선보인 씨메스
씨메스(CMES)는 인공지능(AI), 3D 비전, 로봇 가이던스 기술을 융합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글로벌 대기업의 양산 현장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물류·전자·철강·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스마트팩토리 기반을 구현하고 있다. 높은 정확도와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복잡한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로봇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씨메스는 ‘랜덤 박스 팔레타이징 솔루션’을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이 솔루션은 박스 출고 순서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도 3D 비전과 AI 연산을 통해 실시간으로 피킹하고, 최적의 적재 패턴을 계산해 로봇이 직접 적재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자동화 솔루션이 단일 박스 적재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다품종 혼합 적재 환경에서도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얼라인 장비 없이도 정밀한 적재가 가능해 공간 활용 효율이 높고, 비교적 협소한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씨메스는 해당 솔루션 외에도 산업별 적용 사례를 제시하며 각 공정에 적합한 맞춤형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은 정밀한 로봇 동작과 실시간 피킹·적재 과정을 통해 씨메스의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VLM 시스템 중심의 물류 자동화 소개한 카덱스
카덱스는 자동창고 시스템 분야에서 특히 수직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보관 솔루션이 돋보인다. 국내 100곳 이상에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직 리프트 모듈(VLM), 수직 버퍼 모듈(VBM), 수직 캐러셀 모듈(VCM) 등 다양한 설비를 통해 창고 자동화를 실현하고 있다.
지난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5) 전시회 현장에서는 VLM 시스템을 중심으로 공간 효율성과 작업 안전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일반 물류 창고는 평균 7m 높이로 설계되어 대부분 팔레트 랙과 지게차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카덱스의 수직 보관 솔루션은 같은 작업 인원으로도 4~5배 이상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으며, 낙상·낙하 사고 등의 위험 요소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VLM은 셔틀이 수직으로 움직이며 트레이를 입출고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다양한 중량물과 비정형 제품도 자유롭게 보관할 수 있으며, 협소한 면적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트레이 기반 설계로 출고 시간이 단축되고, 전체 보관 공간은 최대 85% 이상 절감할 수 있어 운영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물류자동화 솔루션 ‘지랑’ 첫 공개한 케이엔로보틱스
케이엔로보틱스는 AGV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물류 자동화 시장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징동물류와 함께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물류 자동화 설비 ‘지랑’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케이엔로보틱스는 징동물류의 국내 파트너로서 시스템 통합과 설치, 마케팅을 맡아 본격적인 국내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
지랑은 고밀도 보관이 가능한 토트박스 기반 자동화 설비로, 운반로봇과 미니로드 로봇이 결합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바닥이 아닌 랙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CTU 방식보다 설치 비용이 낮고, 구조가 경량화된 것이 강점이다. 운반로봇은 시저리프팅 구조로 되어 있어 토트박스를 400mm까지 들어올릴 수 있으며, 보관 구역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피킹 시 트래픽 문제를 해결한다.
특히 국내 물류 현장의 현실적인 문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소방법상 인랙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별도의 폴리싱 작업 없이도 설치가 가능해 초기 시공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케이엔로보틱스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국내 물류 현장에 실질적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기술로 ‘지랑’을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나르고 오더피킹’으로 이목 끈 트위니
트위니는 자율주행 로봇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 및 공장 자동화를 실현하는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물류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다수의 물류센터에 활발하게 제품을 공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사의 대표 솔루션인 ‘나르고 오더피킹’을 중심으로 물류 자동화 시연을 진행했다. 이 솔루션은 인력 중심의 물류 운영 방식에 비해 피킹 및 분류 작업을 자동화해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근로자의 수고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장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오더피킹 시나리오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이목을 끌었다.
트위니는 해당 솔루션을 통해 다품종 소량 주문의 효율적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멀티 오더 피킹 기술도 함께 소개했다. ‘나르고 오더피킹’은 지난해 본격 출시된 이후 국내 21개 물류센터와 156대 계약, 공급이 잇달아 이뤄지고 있어 실사용 기반의 검증을 마쳤다.
트위니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고객 사례를 적극 공유하고, 시장 확대를 위한 영업 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큐브 스토리지에 워크스테이션 솔루션 더한 오토스토어
오토스토어는 풀필먼트 자동화 전문 기업으로, 전 세계 물류 자동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협력사인 카덱스 부스를 통해 오토스토어 로봇 그리드 실물 시연이 이뤄졌으며, 실제 기술 작동 방식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부스에서는 오토스토어의 큐브 스토리지 그리드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 관계자들과의 미팅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인 AI 기반 로봇 피킹 솔루션 ‘캐러셀AI’는 자동화된 포트를 통한 주문 처리 과정을 혁신하는 기술이다. 부스에서는 관련 영상 자료와 3D 모델 시연을 통해 솔루션의 실제 작동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더불어 회전형 빈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적용해 작업자의 접근성과 일관된 처리량을 지원하는 ‘캐러셀포트(CarouselPort)’, 좁은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하며 두 개의 빈 오프닝을 통해 피킹 효율성을 높이는 ‘퓨전포트(FusionPort)’, 다양한 운영 방식에 맞춰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워크스테이션 ‘베르사포트(VersaPort)’ 등 다양한 워크스테이션 솔루션도 함께 선보였다.
또한, 시스템 상태와 성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 ‘유니파이 애널리틱스(Unify Analytics)’도 전시되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데이터 기반 운영 최적화를 지원하며, 안정적인 시스템 가동과 효율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오토스토어는 공간 활용 최적화와 안정적인 운영을 핵심 강점으로 삼아, 국내 물류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토메이션월드 구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