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해마다 국지적인 호우가 발생한다. 기억에 생생한 것으로는 2018년 7월 호우와 2020년 7월 호우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국지적 호우가 한번 발생하면 그 지역에 막대한 인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장마철에 발생하는 호우의 강수 지역은 선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선상 강수대라고 한다(그림 1).
기상청에 따르면 ‘잇따라 발생하는 발달한 비구름(적란운)이 줄을 이룬 조직화된 적란운군에 의해 수 시간에 걸쳐 거의 같은 장소를 통과 또는 정체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선 모양으로 뻗은 길이 50~300km 정도, 폭 20~50km 정도의 강한 강수를 동반하는 강수 지역’을 선상 강수대라고 한다. 기상청은 기상 레이더 관측 등으로 선상 강수대를 검지해 웹상으로 선상 강수대의 발생 장소를 공표하는 시스템을 2021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황을 파악하는 나우캐스트는 선상 강수대로 인한 위험 지역을 명시해 대피 환기에 매우 효과적이다.
한편, 대피 행동의 리드타임을 보다 길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상 강수대에 동반하는 호우의 예측 정확도를 더욱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선상 강수대의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대기 하층의 수증기 관측과 그 데이터 동화가 중요하다고 지적되고 있으며, 이 글에서는 관련 연구에 대해 소개한다.
선상 강수대
과거 15년간의 난후기에 일본 내 호우 사례를 추출한 통계해석에 따르면, 태풍에 의해 발생한 호우 사례를 제외한 261사례 중 168사례가 선상 강수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선상 강수대의 대부분은 규슈(九州)와 시코쿠(四国) 남부를 중심으로 한 서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상 강수대의 발생․발달 메커니즘에는 여러 가지 타입이 있는데, 여기서는 일본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백빌딩형의 선상 강수대 메커니즘을 소개한다(그림 2). ①대기 하층(대략 고도 1.5km까지)에 매우 습윤한 대기가 유입되고, ②습윤한 대기가 어떠한 외력(하층 수렴이나 지형 등)으로 상승하게 돼 구름이 발생, ③적란운이 발달하고, ④상공의 바람에 의해 적란운이 선 모양으로 늘어선다. 선상 강수대의 에너지원인 수증기가 다량이고, 또한 하층과 상공의 바람(풍향 풍속)이 적절한 값인 경우 선상 강수대가 발생해 유지된다. 이 발생 유지 과정에서 대기 하층에 포함된 대량의 수증기는 응결 시에 잠열을 방출해 적란운 발달의 에너지원이 되며, 또한 응결 후에는 적란운을 형성하고 그 일부는 강우가 되어 지상으로 쏟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선상 강수대의 풍상 측 하층의 수증기량은 선상 강수대의 발생 발달이나 강수량에 관련이 깊은 중요한 파라미터이다.
그림 3에 2014년 8월에 히로시마현에서 발생한 선상 강수대 사례에 대해 수치 모델에 의한 재현 결과로부터 얻은 선상 강수대 발생 전의 대기 하층(고도 535m)의 비습(습윤 공기 단위질량당 수증기의 질량)을 나타냈다. 분고(豊後) 해협을 통해 히로시마현으로 습윤한 대기가 유입되고 그 북단에서 선상 강수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매우 습윤한 대기의 흐름이 선상 강수대 발생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상 강수대 발생 시에는 그림 3에서 볼 수 있는 수증기가 많은 영역이 해석되기도 하며, 이 대기 하층의 수증기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강수량의 예측 정확도 향상에는 필수적이다.
선상 강수대의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기술 중 하나가 데이터 동화이다. 데이터 동화란 수치 예보 모델에서 얻은 결과와 관측값(기온, 기압, 바람 등)으로부터 어떤 시각의 가장 절절한 대기 상태(해석값)를 얻는 기법이다. 데이터 동화에 의해 얻어진 해석값을 이용해 수치 예보를 실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예측 정확도 향상이 예상된다. 선상 강수대의 발생 발달이나 강수량에 관련이 깊은 대기 하층의 정확한 수증기량을 관측에 의해 얻고, 데이터 동화에 의해 해석값을 개선하면 최종적으로 수치 예측의 정확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수증기 라이다 관측과 데이터 동화
1. 수증기 관측 기법
대기 중의 수증기를 관측하는 기법은 여러 가지 존재하며, 지구측위 위성 시스템(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GNSS), 마이크로파 방사계(Microwave Radiometer; MWR) 등이 있다.
GNSS는 여러 GPS 위성으로부터 나오는 신호를 지상의 지상 수신국에서 수신해 정확한 위치를 추정하는 시스템이다. 위치를 추정할 때에 GPS 위성과 수신국 간에 수증기량이 많으면 위성으로부터 신호가 지연된다. 이 특성을 이용해 신호의 지연량으로부터 수증기량의 연직 적산량을 얻는다. MWR은 여러 개의 파장에서 대기로부터 방사되는 마이크로파를 수신해 스펙트럼으로부터 수증기의 연직 적산량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뉴럴 네트워크 등의 딥러닝을 이용한 수증기량의 연직 프로파일을 얻는 기법도 개발되어 있다.
라이다란 레이저광을 대기 중에 사출해 그 산란광을 수신함으로써 산란체나 전파로의 정보를 얻는 장치이다. 수증기의 연직 프로파일을 관측하는 수증기 라이다도 개발되어 있으며, 그 시간 분해능은 대략 수분에서 20분, 연직 분해능은 수십 m에서 수백 m이다. 수증기 라이다는 현시점에서 대기 하층의 수증기 연직 프로파일을 가장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는 지상 설치 장치이다.
수증기량을 관측하는 라이다는 주로 2종류가 존재한다. 하나는 수증기 분자와 질소 분자의 라만 산란을 수광하고, 그 수광 강도 비로부터 수증기의 연직 프로파일을 얻는 수증기 라만 라이다이다. 다른 하나는 여러 파장의 레이저광을 이용해 파장 간의 수증기에 대한 흡수량 차이로부터 수증기 프로파일을 구하는 차분 흡수 라이다(DIererential Absorption Lidar; DIAL)이다. 이들 수증기 라이다의 대부분은 레이저광을 연직 바로 위로 사출해 수증기 연직 프로파일을 얻는다. 한편 미러를 이용해 다양한 방위나 앙각으로 레이저광을 조사해 스캐닝 관측이 가능한 타입도 존재한다.
2. 지금까지의 수증기 라이다 관측과 데이터 동화
수증기 라이다에서 얻은 수증기 프로파일을 데이터 동화해 기상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대응은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Kamineni 등은 항공기에 탑재한 수증기 DIAL을 이용해 수증기 관측 및 데이터를 동화함으로써 허리케인의 진로와 풍속의 예측 정확도가 향상된 것을 보였다. Wulfmeyer 등은 미국에서 항공기 탑재 수증기 DIAL의 관측과 그 데이터 동화를 실시해 수증기장의 해석값을 개선했다. 단, 강수량의 예측 정확도에는 큰 개선을 볼 수 없었다. Harnisch 등은 일본 근해에서 태풍이 오기 전에 항공기 탑재의 수증기 DIAL로 해상의 수증기량 관측과 그 데이터 동화를 실시했다. 수증기장 해석값의 정확도가 향상됐지만 강수의 예측 정확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보고되어 있다. Grzeschik 등은 독일에서 지상 설치형 수증기 라만 라이다 3기에 의한 관측을 실시해 데이터 동화를 했다. 그 결과 해석값의 수증기장이 개선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Bielli 등은 항공기 탑재의 수증기 DIAL 관측 결과를 동화해 호우 예측 정확도가 통계적으로 향상된다는 것을 보였다.
이상과 같이 수증기 라이다의 데이터 동화는 수증기장 등 해석값의 개선을 볼 수 있는 한편, 강수량의 예측 정확도가 향상됐다는 보고가 있지만 일부에 그치고 있다. 이는 강수량 예측 정확도 향상을 위해서는 수증기장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한편, 강수 프로세스에 관련된 수증기 이외의 파라미터(바람이나 기온 등)가 개선되어 있지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수증기 라이다 관측과 그 데이터 동화는 아직 연구 개발의 초기 단계로, 앞으로의 수증기 라이다 개발과 효과적인 데이터 동화 기법 개발 등이 기대된다.
기상연구소의 대응
1. 관측 시스템 시뮬레이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관측을 가상적으로 설정하고 시뮬레이션 상에서 데이터 동화의 임팩트를 파악하는 기법이 있는데, 이것을 관측 시스템 시뮬레이션(Observation System Simulation Experiment; OSSE)이라고 부른다. OSSE를 이용하면 과거의 선상 강수대가 발생한 사례에 대해 만약 수증기 라이다 관측이 있어 데이터 동화를 했을 경우, 동화 임팩트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지를 정량적으로 알 수 있다.
여기서는 2014년 8월에 히로시마현에서 발생한 선상 강수대 사례에서 실시한 OSSE에 대해 소개한다. 이 OSSE에서는 선상 강수대 발생 지역의 풍상 측인 에히메현(愛媛県) 사다미사키(佐田岬) 끝에 수증기 라이다를 설치해 관측했다고 가정하고(그림 3의 ○ 표시), 데이터 동화의 기상 예측에 대한 임팩트를 조사했다. 또한 가상 관측으로서 설치하는 수증기 라이다는 기상연구소에서 개발한 수증기 라만 라이다를 가정하고 있다.
그림 4에 OSSE에서 얻은 수증기 라이다 데이터의 동화 영향이 어떻게 예측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나타냈다. 이 그림에 나타낸 바와 같이 수증기 라이다 데이터 동화에 의해 수증기 라이다 관측점 부근에서 상승해 개선된 비습이 남남서의 바람에 의해 북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데이터 동화의 영향은 그 고도의 바람에 의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상승한 비습이 히로시마현 내의 선상 강수대가 발생한 영역으로 유입되어 결과적으로 선상 강수대에 동반하는 호우의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키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수증기 라이다의 데이터 동화가 없는 경우와 비교해 수증기 라이다의 데이터 동화를 가정한 경우는 9시간 예측 강우량이 약 28% 상승해 가상 참값인 9시간 적산 강우량에 근접한다는 것을 보였다. 수증기 라이다 데이터 동화 임팩트가 풍하 측으로 이동하는 것은 다른 연구에서도 얻을 수 있으며, 수증기 라이다를 이용한 선상 강수대의 예측 정확도 향상을 위해서는 대상이 되는 지역의 풍상 측에서 관측해 데이터 동화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 수증기 라이다 관측과 데이터 동화
기상연구소의 연구그룹에서는 독자적으로 가반형의 수증기 라만 라이다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파장 355nm로 출력 200mJ의 레이저를 반복 주파수 10Hz로 연직 바로 위로 조사한다. 수증기 분자나 질소 분자에서 얻을 수 있는 라만 산란광(수증기 : 408nm, 질소 : 387nm)을 망원경으로 수광하고, 그 강도 비로부터 수증기 혼합비(건조 공기 단위질량당 수증기의 질량)를 구한다. 이 장치에 의한 관측 예를 그림 5에 나타냈다. 이 그림에서는 수직 분해능은 75m(고도 1km 이하) 및 150m(고도 1km 이상), 시간 분해능은 20분이다. 대기 하층에 수증기가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낮에는 태양광이 노이즈로 혼입되기 때문에 야간과 비교해 관측 고도는 낮아진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쳐 도쿄도, 가와사키시, 치가사키시 연안부에서 난후기에 수증기 라이다 관측을 실시했다. 간토 지역에서 발생한 폭우를 초래한 사례에 대해, 데이터 동화를 통해 수증기 플럭스 증가 등의 동화 임팩트를 확인했다.
또한, 기상연구소와 후쿠오카 대학이 공동으로 2020년도부터 2기의 수증기 라만 라이다를 이용해 선상 강수대가 많이 발생하는 규슈에서 관측을 실시하고 있다. 규슈에서 발생하는 많은 선상 강수대 사례에서 남서-남남서 방향으로부터 대기 하층으로 습윤한 대기가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상 강수대의 풍상 측의 하층 수증기를 관측하기 위해 규슈의 서쪽 연안부인 나가사키시 노모사키 및 가고시마현 사쓰마가와치시 시모시루섬에서 관측을 하고 있다. 더구나 나가사키시에 설치한 라이다는 앞에서 말한 기상연구소가 개발한 수증기 라만 라이다이며, 시모시루섬에 설치한 장치는 후쿠오카 대학이 개발한 수증기 라만 라이다로 기상연구소가 개발한 수증기 라만 라이다와 마찬가지로 355nm의 레이저광을 연직으로 사출해 수증기의 연직 프로파일을 얻을 수 있다.
2020년부터 2년간 나가사키․시모시루섬에서 관측을 실시해 선상 강수대에 기인한다고 생각되는 대기 하층의 수증기 상승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2021년에 얻은 사례에서는 선상 강수대 발생 약 5시간 전부터 대기 하층의 수증기 혼합비의 뚜렷한 상승을 볼 수 있었다. 또한 2020년 나가사키현에서 발생한 사례에서는 수증기 라이다에서 얻은 수증기 혼합비를 동화함으로써 수증기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맺음말
선상 강수대는 일단 발생하면 막대한 인적․경제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기상 현상 중 하나이다. 선상 강수대에 의한 재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선상 강수량에 동반하는 강수량의 예측 정확도 개선은 중요하다.
선상 강수대에 동반하는 강수량의 예측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선상 강수대에 유입되는 대기 하층의 수증기량 파악과 그 데이터 동화가 효과적인 기법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수증기 라이다를 이용한 관측은 다른 리모트 센싱과 비교해 수증기의 연직 프로파일을 높은 정확도로 연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대기 하층의 수증기량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수증기 라이다 관측을 이용한 폭우의 예측 정확도 향상은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개발의 진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