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함수미 기자]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라는 말이 국내 IT 업계에서 실현되고 있다. 국내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에서 우위를 잡기 위해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애플, 바이두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인공지능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국내 AI동맹, ‘AI One Team’과 ‘AI R&D 협의체’를 살펴보자.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협의체- AI One Team
KT와 LG, 국내 대표 산·학·연이 모였다. 대한민국의 AI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 및 산업의 AI 경쟁력을 드높인다는 목표로 KT, 현대중공업, KAIST, 한양대학교, ETRI,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 등이 AI One Team(이하 AI 원팀)협력을 맺었다.
▲AI One Team (출처 : KT)
AI 원팀은 “한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ICT 선진국이지만, 현재 AI 시장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AI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경쟁 관점, 개별 기업의 이익 관점에 국한돼 있어 올바른 AI 생태 환경 조성에 어렵다.
AI 원팀은 ▲AI 인재양상 플랫폼 조성 ▲AI DX 레퍼런스 발굴 및 확산 ▲AI 오픈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다각도 협력을 통해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지분 교환의 혈맹- AI R&D 협의체
SK텔레콤과 키카오도 3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해 혈맹을 맺었다.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밝혔다. 협력은 인프라, 데이터, 언어 모델 등 전 영역에서 이뤄진다. 이를 위해 텍스트, 음성, 이미지 형태의 AI 학습용 데이터도 공유하기로 했다. 양사는 공동 개발한 AI 기술을 상호 활용한다. 두 회사는 AI 플랫폼, 미디어 등 미래사업 분야 공동 지식재산권 풀(Pool)도 구축하기로 했다.
▲AI R&D 협의체 (출처 : 삼성전자)
탈 통신을 선언하며 AI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SKT는 카카오와 AI, ESG,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 그동안 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혁신 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5G, 스마트폰, 메신저 플랫폼 등 각 사가 가진 다양한 역량과 사업 영역을 융합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카카오, SK텔레콤은 사회 안전에 기여하기 위해 미래 AI 기술 개발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 AI 기술 저변 확대를 공동 추진한다.
적극적인 협력 개발 AI One Team
적극적인 협력에는 AI 원팀이 앞섰다. KT와 LG전자는 각 사 AI 플랫폼을 연동했다. AI원팀에 합류한 뒤 나온 두 회사 간 첫 협력 성과다. 이 검증에는 LG전자의 스마트미러를 활용했다. ‘하이엘지’를 외치면 기가지니가 제공하는 뉴스, 지식검색, 지니뮤직 등의 서비스를 스마트미러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KT와 LG전자는 스마트미러뿐 아니라 LG전자의 다양한 제품에서 AI 플랫폼이 연동되도록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원팀은 출범 이후 국내 AI 전문가들로 구성된 AI 구루 그룹(Guru Group)을 결성해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산업현장의 과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AI 원팀은 ▲KT와 KAIST의 딥러닝 음성합성(P-TTS)기술 ▲KT와 한양대 E2E 음성인식 기술 ▲KT와 한양대 무빙 픽처 ▲현대중공업과 한양대 AI 기반 로봇 고장 진단 기술 등 4개 신기술을 발표했다. KT와 한국투자증권은 AI를 활용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고, 동원그룹과는 AI를 활용한 식품제조로 AI 물류 통합플랫폼을 만들었다. AI 원팀은 제조·금융·유통 등 다양한 산업을 아우르겠다는 것이 목표다.
연구 개발 AI R&D
AI R&D는 팬데믹 극복 AI에 집중한다. AI R&D가 개발하는 팬데믹 극복 AI는 이용자가 있는 장소의 코로나19 위험도를 AI가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거나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하는 솔루션이다. AI R&D는 이 솔루션을 향후 태풍, 폭우 등 재난 재해 상황에도 적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팬데믹 극복 위한 K-인공지능 개발 (출처 : 삼성전자)
재난 문자와 다른 점은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AI가 이용자의 주변과 향후 이동 경로의 위험도를 예측해 사전 경고하는 것이다. 유동인구 빅데이터, 공공 재난 정보, SNS 정보 등을 통해 지역별 위험도를 정교화한다.
스마트폰에 기록된 일정, 항공권, 공연, 숙박 예약 정보, 평상시 이동 경로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팬데믹 극복 AI에 그치지 않고 ‘백엔드 AI 플랫폼’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기능과 기술을 API 형태로 개발자, 연구기관, 기업 등 공공에 개방하고 앱·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형태라 밝혔다.
AI동맹, 그리고 경쟁
AI 기술 개발을 위해 노하우를 공유하며 각 사가 가진 핵심역량을 모으지만, 각사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AI R&D 팀은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지만, AI 원팀에 비해 뚜렷한 성과를 내보이진 못했다.
SKT의 OTT 웨이브에서 사용자가 바로 카카오TV 영상을 보거나, 아이폰12 공동 마케팅 등의 협력은 있었지만, AI 원팀에 비해 확실한 성과는 도출해내지 못했다. 반면, 콘텐츠 커머스에서 SKT와 카카오의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 멜론과 플로, 카카오TV와 웨이브, 카카오커머스와 11번가,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 등 핵심 사업에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KT와 LG는 디즈니플러스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월트디즈니사의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통신사와 손잡고 IPTV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맺은 단독 파트너십 계약으로 IPTV 가입자 수가 2년 사이 20%가량 늘어난 전례가 있다. KT는 유료방송 1위 기업이다. 또한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를 모두 보유하고 IPTV 토탈 솔루션 업체 알티캐스트의 미디어 부문을 인수해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