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반자’여야 한다.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Unable·Unwilling·Unsafe’라는 세 가지 철학으로 로봇의 존재 이유를 재정의했다. 그는 인간이 할 수 없거나, 하기 싫거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수행함으로써 로봇이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팀 로멜라(ROMeLA)는 화재 진압 로봇 ‘사피르(SAFFiR)’, 자율보행 로봇 ‘아르테미스(ARTEMIS)’, 시각장애인 운전 로봇 ‘데이비드(DAVID)’ 등 56종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실증하고 있다. 홍 교수는 기술의 진보가 ‘폐쇄성’이 아니라 ‘개방성’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로봇 르네상스는 창의적 상상력과 국제 협력이 융합될 때 실현된다고 제언했다.
멈춰선 로봇 혁명...글로벌 인재 대란과 기술적 과제를 극복하라
현재 글로벌 로봇 공학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열며 폭발적인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 와중에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일반화 능력의 결핍을 첫 번째 문제로 보고 있다. 로봇의 하드웨어가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한 실생활 환경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능의 연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해진 환경에만 최적화된 로봇은 활동 반경과 유연성이 경직돼, 실질적인 인간과의 공존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부족함으로 지적된다.
또 다른 개선점은 ‘인적 자원 확보의 위기’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조차 비자 문제, 연구비 삭감, 정치적·행정적 제약 등에 가로막혀 있다. 이로 인해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관계자는 인재 유치를 위한 시스템 자체가 정치적 방벽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경직된 점을 우려한다. 이는 국제적인 연구 교류마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봇 혁신의 근본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장벽 없는 자유로운 연구 환경과 국제 협력 기회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인류애’를 동력으로 하는 로봇 혁명 로드맵
최근 주목받고 있는 데니스 홍(Dennis Hong)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자신이 이끄는 로멜라 연구소에서 56종 이상의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는 로봇의 임무를 인간 문제 해소에 맞춘 세 가지 영역으로 명확히 구분한다.
홍 교수는 “로봇이 사람들이 할 수 없거나(Unable), 하고 싶지 않거나(Unwilling), 해서는 안 되는 일(Unsafe)”을 대행함으로써, 비로소 인간에게 가치 있는 동반자가 된다“는 확고한 철학을 발제했다. 그는 로봇이 이 세 가지 영역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인류를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Unsafe 영역에서 로봇은 인간의 생명이 위험한 극한 환경에서 그 가치를 극대화하며, 이 영역의 가장 중요한 지향점은 로봇의 생존율과 임무 완수율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동적 안정성 확보다.
미 해군 함정의 화재 진압용으로 설계된 ‘사피르(SAFFiR)’는 흔들리는 선상에서의 동적 환경에서 동적 균형 제어와 소화기 조작이라는 복합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재난 로봇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개선점인 불안정한 환경에서의 운용 능력을 향상시킨 사례다.
로멜라의 혁신작으로 평가받는 ‘아르테미스(ARTEMIS)’는 외부의 예기치 못한 충격에도 자율적으로 균형을 잡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연한 로봇이다. 이는 기존 이족 보행 로봇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족 보행 로봇의 가장 큰 부족한 부분이었던 민첩성과 충격 대응력을 확보함으로써, 로봇이 환경의 위협 속에서도 임무를 지속하는 지능을 내재화했음을 입증했다.
Unable 영역에서는 로봇 기술을 통해 장애인 등 소수자가 겪는 근본적인 결핍을 해소하고, 자유라는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인간 중심 설계 철학을 역설한다. 데이비드(DAVID) 프로젝트는 기술적 성과를 상회하는 가치를 증명했다. 시각 장애인에게 운전의 즐거움과 이동의 자유라는 삶의 근본적 가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이 기술은 운전석의 시각 정보를 햅틱 조끼의 정밀한 진동을 기반으로 한 ‘촉각’과 진동 시트의 방향성 신호로 느껴지는 청각으로 변환한다. 이처럼 신체를 통해 전달하는 멀티모달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홍 교수는 이 프로젝트가 로봇 기술이 인간의 감각 기관과 어떻게 통합돼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 사례임을 강조했다.
또한 로멜라에서 개발된 다리 3개 로봇, 바퀴와 다리의 조합 로봇 등 새로운 동력 메커니즘 연구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로봇이 예측 불가능한 험지에 더욱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이동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끝으로, Unwilling 영역에서 로봇은 인간이 기피하는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넘어 기술 발전을 위한 개방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멜라가 연구·교육용으로 개발해 전 세계에 오픈 소스로 공개한 ‘다윈-오피(DARwIn-OP)’는 로봇 연구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전 지구적인 기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홍 교수는 기술의 진정한 발전은 폐쇄성이 아닌 개방성에서 폭발력을 얻는다는 믿음을 내세웠다. 나아가 로봇 연구의 아이디어가 마술·요리 등 비과학적인 분야와 같이 재미있고 엉뚱한 상상에서 비롯됨을 피력했다. 이러한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기관은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국제 협력 기회를 확대해야 함을 제언했다.
‘로봇 르네상스’의 조건, '창의성'과 '개방성'의 융합
데니스 홍 교수는 로봇 공학의 미래가 기술적 퍼포먼스 경쟁에서 국한되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인류의 과제를 해소하고 삶의 근본적 가치를 높이는 철학적 임무에 충실해야 함을 천명한 것이다. 로봇 지능의 근본이 곧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의지다. 궁극적으로 로봇 르네상스는 가장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상상력과 국제적 개방성이 융합될 때 비로소 실현될 것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한다. 홍 교수가 마술이나 요리 같은 비과학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처럼, 과학·예술·인문학적 성찰이 결합되어야만 로봇이 겪는 일반화 능력의 부족이라는 부족한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
로봇이 인간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려면, 로봇의 움직임과 인지 방식에 인간적인 유연성과 공감 능력이 반영돼야 하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이 과정에서 개방성은 기술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다. 기술과 데이터를 독점하는 기존 폐쇄적 구조는 로봇 생태계의 성장을 늦춘다. 특히 글로벌 인재 대란이라는 현안을 해결하고 로봇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인재 유치 시스템과 국제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다.
로봇 연구자들에게 자유롭고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로봇 르네상스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될 것이다. 결국 로봇의 지향점은 기술 자체의 발전이 아닌, 창의성과 개방성을 통해 인류애를 실현하는 것에 있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


												




























			
			
					
						
						
					
				
						
						
					
						
						
					
						
						
					
						
						
					
						
						
					
						
						
					
						
						
					
						
						
					
						
						
					
						
						
					
						
						
					
						
						
					
						
						
					
						
						
					
					
				






			
					
							
						
							
							
						
							
						
							
							
						
							
						
							
							
						
				
					
							
							
						
							
						
							
							
						
							
						
						
					
						
						
					
						
						
					
						
						
					
						
						
					
						
						
					
						
						
					/smartmap_2_21.png)
/smartmap_2_22.png)
/smartmap_2_23.png)
/smartmap_2_24.png)
/smartmap_2_25.png)
/smartmap_2_26.png)
/smartmap_2_2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