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다시 한 번 세상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로봇에게 새로운 ‘두뇌’를 선사할 차세대 AI 플랫폼과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하며,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 시대의 서막을 알린 것이다. 산업 현장부터 가정까지,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스스로 추론하는 로봇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로봇 산업의 아이폰 모멘트”라 부르며, 상용화의 가속을 예고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엔비디아의 생태계에 합류하며 글로벌 로봇 패권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NOW는 글로벌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엔비디아의 행보를 소개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새로운 로봇용 인공지능(AI) 기술을 공개했다. 이 로봇 AI모듈 ‘젯슨 AGX 토르(Jetson AGX Thor)’가 등장함으로써 AI 로봇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기술 발표 자리에서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이 자동차만큼 흔하게 보급될 것”이라며, 이번 기술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추론하며 상황에 맞게 대응하도록 설계된 AI 플랫폼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로봇 시각·추론 모델인 ‘코스모스(Cosmos)’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산업·공장 자동화(FA), 물류, 서비스, 의료,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과 협력하는 로봇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를 “로봇 산업의 아이폰(iPhone) 모멘트(The iPhone moment of the robotics industry)”로 평가했다. 그동안 로봇 하드웨어의 비약적 발전과 반대로, 사람처럼 사고하고 적응하는 ‘두뇌’가 부족한 상황을 반전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엔비디아의 플랫폼은 그래픽처리장치(GPU)·시뮬레이션·AI 모델을 결합해 이 한계를 보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사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의 70% 이상이 엔비디아 기술 기반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 역시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연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LG전자 등은 엔비디아 AI 플랫폼과 자사 하드웨어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연구자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로봇 운영체제(OS)의 지위를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로봇 시장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OS와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가 접목돼 PC 산업의 사실상 표준 역할을 한 이른바 ‘윈텔’ 같은 독점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