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B가 인공지능(AI) 시대의 데이터 센터 설계를 근본부터 혁신한다. 글로벌 전력 및 자동화 기술 기업 ABB는 미국 어플라이드 디지털과 손잡고, 차세대 AI 전용 데이터 센터의 전력 인프라를 고압 기반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번 협력은 미국 노스다코타주에 조성되는 400MW 규모 데이터 센터 캠퍼스를 대상으로 하며, ABB는 2024년 4분기와 2025년 1분기에 걸쳐 주요 계약을 수주한 상태다. 계약 금액은 비공개지만,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 인프라 전환의 첫 번째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핵심은 ABB의 고압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UPS) ‘HiPerGuard’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전력 체계다. 기존 데이터 센터가 저압 UPS(380V)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AI 특화 센터는 6.6~24kV의 고압 UPS를 채택해 전력 효율과 밀도, 확장성, 유지관리 측면에서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HiPerGuard는 업계 최초의 고압 UPS 솔루션으로, 최대 25MW의 블록 구성이 가능한 병렬 운전(2.5MW × 10)을 지원하며, 설치 면적을 대폭 줄이고 서버 운용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전력 변환 손실과 발열을 최소화함으로써 냉각 비용과 에너지 소비도 줄일 수 있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최고 개발 책임자 토드 게일은 “ABB와 함께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설계 변경이 아니라 데이터 센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해당한다”며, “대규모 AI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 인프라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ABB의 마시밀리아노 치팔리티 스마트 전력 총괄은 “이번 협력으로 AI 대응형 데이터 센터의 실현 시점을 앞당기고, 전력 인프라 측면에서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ABB의 고압 UPS 기술은 이미 북미와 유럽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및 연구시설에 조기 도입됐으며, 고전력 밀도와 에너지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구조 전반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HiPerGuard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토메이션월드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