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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ESG 관리 체계 구축과 접근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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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ESG 관리체계 구축이 우선

 

ESG 경영 도입 과정에서 필수적인 공급망 ESG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기업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곤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이에 ESG 관리체계 구축과 방법론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내부 규정을 수립해야 한다. ESG의 모든 영역이 그러하듯, 법과 제도와 관계없이 자사의 규정을 우선 수립해야 한다. 따라서 협력사의 ESG 경영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담은 공급망 행동규범 또는 행동강령을 개발해야 한다. 공급망 행동규범은 일반적으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협력사의 책임과 역할을 구분하여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평가업체와 피평가업체 간의 책임 및 역할 분담이라 할 수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개선 권고, 완화 계획 및 현장 실사 요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한편 공급망 ESG 평가 정책에 반영해야 할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로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ILO 핵심협약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요구사항이 존재한다. 이 경우 각 회사에 적합한 글로벌 기준을 선별하여 반영하거나, 기준 선별이 어려울 경우 원청사 또는 동종 산업 내 선도기업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BMW Group의 공급망 행동규범을 살펴보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UNGPs),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 ILO 핵심협약, 독일 공급망 실사법(LkSG), 국제인권장전(International Bill of Human Rights) 등을 따르고 있다.

 

다음으로는 관리 영역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공급망 ESG 평가를 통해 관리해야 할 영역은 크게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의 세 분야로 나뉜다. 그러나 처음 ESG 평가를 준비하는 기업의 경우 윤리, 인권, 노동 등의 세부 항목이 어느 영역에 포함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임의로 구분하기도 어려워 RBA나 EcoVadis와 같은 글로벌 평가 기준을 참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는 노동, 안전/보건, 환경, 윤리, 공급망 관리 등 5가지 영역으로 평가를 진행하며, EcoVadis는 환경, 노동/인권, 윤리, 지속가능한 조달 등 4가지 영역으로 평가한다. 아직 영역 구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고민 중인 기업은 이 두 평가 기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관리 영역이 구분된 이후에는 담당자 선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조직도를 바탕으로 영역별 실무자 및 관리자를 선임하여 운영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겸직이 불가피할 수 있으며, 인원이 적을 경우 실무자와 관리자를 구분하지 않고 단일 담당자를 지정해 운영하기도 한다. 일부 평가 지표에서는 겸직 여부나 실무자와 관리자의 구분 여부가 점수화되어 감점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대기업이 아닌 이상 많은 중소·중견기업에서는 겸직이 현실적이므로 우선은 담당자 선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종업원 수가 매우 적은 사업장의 경우 실무자는 각기 지정되어 있으나 관리자는 대표이사나 임원 1인으로 지정되기도 하며, 5인 이하의 사업장에서는 관리자 1인과 실무자 2~3인이 여러 파트를 겸직하여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교육, 소통, 점검 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 또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관 의사결정 기구 또는 담당 임원을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ESG 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전담 임원을 선임하기도 한다. 관련 활동과 성과 보고, 의사결정에 관한 내용은 이사회 회의록, 교육훈련 보고서, 노사위원회 회의록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으며, 보다 효율적인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별도의 ESG 위원회를 설립하여 추진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우리가 공급망 ESG 평가를 시행하고 이에 따라 평가받는 모든 항목을 대기업 수준에 맞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100점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원청사가 요구하는 최소 기준을 넘는다는 마인드로 첫 단계부터 직접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지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내부 관리체계가 구축되었다면, 이제 공급망 ESG 평가를 위한 지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쉽게 말해 평가업체는 해당 산업군을 반영한 평가지표를 개발해야 하며, 필요 시 글로벌 요구사항까지 반영한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 해외 거래처가 없는 경우 글로벌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않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 공급망 ESG 평가를 준비할 정도의 기업 규모라면 수출·수입 계획이 있는 경우가 많아 글로벌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업군에 따라 지표를 개발할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평가지표로는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EcoVadis, Drive Sustainability 등이 있다. 각각 RBA는 전자 및 IT 산업, EcoVadis는 화학 산업, Drive Sustainability는 자동차 산업에서 시작된 공급망 평가로, 일반적으로 원청사가 요구하는 평가 기준에 따라 자사의 평가지표를 준용한다. 이미 이러한 요구에 따라 해당 평가에 대응해 본 기업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분야별로 해당 산업군에 적합한 평가 기준을 참고하여 평가지표를 개발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수출을 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EU 공급망 실사 지침(CSDDD)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평가가 이루어진 이후에는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가?

 

평가가 진행된 이후에는 피평가사를 대상으로 인권, 윤리 등 고위험군을 선별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한국 기업의 경우 환경, 안전 영역은 법적 기준에 따라 기업 내부에서 비교적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점을 바탕으로 준비한다면 이들 영역은 타 영역에 비해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공급망 ESG 평가에 대응할 수 있다. 반면 인권, 윤리 등 정부가 강제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영역에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윤리 정책, 인권 헌장 등 기본적인 서류조차 마련되지 않은 회사가 많으며, 직원은 물론 경영진조차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도 빈번하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평가기관은 피평가기업을 대상으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추가 실사나 개선을 위한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추가 지원은 주로 평가 점수가 기준 미달이거나 피평가사의 요구가 있을 때 이루어진다. 특히 기업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실사나 개선 활동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외부 기관에 의뢰해 컨설팅을 받고, 이후 재실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즉, 자체적으로 인력, 시간, 역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외부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모니터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평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평가업체는 공급망 ESG 평가 이후 통상적으로 연 1회 또는 격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 핵심 협력업체, (2) 리스크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 협력사, (3) 고위험 협력사를 대상으로 실사를 통한 점검이 일반적이다. 다음과 같은 모니터링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사항을 살펴보자.

 

첫 번째 사례는 공급망에 대한 지속가능한 경영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공급망 ESG 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경우이다. 주로 분기별 혹은 반기별 위원회를 개최하여 연간 KPI 달성률을 확인하고, 향후 계획을 ESG 위원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서도 ESG 전반적인 체계 구축 및 보완을 위해 비교적 쉽게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구매 담당자 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리스크 관리 교육을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분쟁광물,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및 관리 등 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교육을 통해 모니터링 결과 나타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최우수 파트너 및 최우수 개선 파트너를 선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공시는 의무인가?

 

이후 이러한 공급망 ESG 평가가 정기적으로 시행된다면, 평가를 받은 기업 입장에서는 공시를 고려할 수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공시 방법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즉 ESG 보고서를 통한 방식이다. 경우에 따라 ‘ESG 공급망 평가’와 관련한 개별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하기도 한다.

 

애플(Apple)의 경우 공급망 보고서 및 분쟁광물 보고서 등을 별도로 발간하고 있으며, 주요 위반사항의 투명한 공개, 공급업체의 지리적 위치, 과거 위반 여부, 자사와의 거래 규모 등을 포함한다. 삼성전자 또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는 별도로 책임광물 관리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Unilever 역시 공급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한편, 중소·중견기업은 공시 의무가 없다. 그러나 자사의 ESG 관리 성과는 결국 투자자나 원청사의 평가 대응을 위해 공시가 요구될 수 있다. 따라서 당장 전체 ESG 경영에 대한 공시는 아니더라도, 공급망 ESG 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부분적인 공시라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마무리

 

아직도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공급망 ESG 평가뿐만 아니라 ESG 경영 도입 자체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공급망 ESG 평가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요구되는 지표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금 당장 요구가 없다는 이유로 준비하지 않으면, 평가 대상에 선정되어 단기간 내에 결과물을 제출해야 할 상황이 닥쳤을 때 최소 4~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상당한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하는 목적은 결국 협력사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이 안전경영을 도입할 때처럼 초기에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단 체계를 구축하면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경영 활동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점은 수많은 컨설팅 경험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이 글을 읽는 지금, 아직 준비되지 않은 기업의 담당자라면, 오늘부터라도 정책 개발 등 기초부터 준비해 나가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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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소개]

더와이 주식회사는 청년실업해소 목적의 소셜벤처로 시작하여 현재 ESG 컨설팅 및 교육 전문기관으로써 ESG 전략 및 운영체계 구축, ESG 보고서, 공급망 ESG 컨설팅 및 실사 운영, RBA 및 Ecovadis 등 평가 대응, 교육운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대한민국산업대상 일자리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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