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구글·메타·오픈AI·애플 등 이른바 글로벌 빅테크 업체가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성하는 각종 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형태뿐만 아니라, 인지·판단·직관·운동성 등 인간에 내재화된 요소를 그대로 모사한 차세대 기체다. 이 안에는 인공지능(AI), 비전(Vision), 센서(Sensor), 제어 시스템(Control System), 로봇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고도화 기술이 접목된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피지컬 AI(Physical AI)’는 이 같은 기술을 한데 관장하기에 주목받는다.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가동을 실제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기대받고 있다. 이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양한 로보틱스 연계 시스템이 총망라한 기술 총체다.
그리퍼(Gripper)는 여러 로봇 하드웨어 중 대상물을 집고 옮기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산업용 로봇, 협동 로봇 등 로봇 팔(Robot Arm) 끝단에 부착되는 로봇팔 종단장치(EOAT)로, 로봇 손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손가락 개수로 세분화 된 ‘핑거 그리퍼’부터 진공 그리퍼, 자석 그리퍼, 실리콘 소프트 그리퍼, 미세 돌기 기반 게코 그리퍼 등 다양한 형태의 그리퍼가 여러 산업에 배치돼 있다. 이러한 그리퍼는 픽앤플레이스(Pick&Place)·팔레타이징(Palletizing)·머신텐딩(Machine Tending)·빈피킹(Bin Picking)·조립(Assembling)·포장(Packging)·체결(Fastening) 등 각종 공정에서 활약 중이다.
최근에는 인간 손 형태를 구현한 인간형 로봇 핸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간 손을 본떠 설계됐기 때문에 산업 현장부터 일상 영역까지 다각적인 활용성으로 잠재력을 인정받는다. 인간이 수행하던 기존 공정 및 프로세스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난 이슈에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김영진 테솔로 대표는 “인간형 로봇 핸드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핵심 툴로 부각되는 주요 장치”라며 “이 툴은 특정 대상물을 처리하기 위해 이동하는 로봇 팔, 피킹(Pickting) 작업만 수행하는 기존 그리퍼와 다른 솔루션이다. 다물체 비정형 대상물을 정교하게 조작한다는 데 차별화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인력난으로 로봇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로봇 핸드에 대한 기술적 고도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은 인간 수준의 유연한 운동성 그리고 강한 파지력”...휴머노이드 로봇 핸드의 핵심 본질
㈜테솔로(TESOLLO, 이하 테솔로)는 그리퍼 솔루션 기술 업체다. 초소형 모터 컨트롤러, 임베디드 시스템, 펌웨어 기술, 전장 설계 노하우 등 로봇 그리퍼에 이식되는 각종 기술 역량을 보유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총 다섯 종의 로봇 그리퍼 모델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19년부터 그리퍼 포트폴리오를 비롯해, 각종 EOAT 컴포넌트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부다비 로봇학회 ‘국제 지능화 로봇·시스템 콘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Robots and Systems)’ 현장에서 휴머노이드형 5지 로봇 핸드 ‘델토 그리퍼-5F(DG-5F)’를 공개해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에 발맞췄다.
DG-5F는 손가락마다 4개의 관절을 이식해 총 20개의 관절을 갖춘 20자유도(20DoF) 기반 로봇 핸드다. 김 대표에 따르면, 휴머노이드형 로봇 핸드의 가장 큰 강점은 다물체 비정형 물체를 효율적으로 파지·조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개폐형·진공형 그리퍼 대비 다양한 공정에 대한 호환성이 최적화된다는 뜻이다. 설비 교체 없이 단일 그리퍼만으로도 다양한 공정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김영진 대표의 강조점이다.
이 관점에서 김영진 대표는 DG-5F는 휴머노이드 로봇 핸드 세그먼트로 탄생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에만 국한된 기술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존 다축 관절형 로봇은 주로 연구 분야에서 활용된 장치였으며, 로봇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는 조작이 어렵고 내구력이 약했다”며 “DG-5F는 견고하면서도, 직관적인 제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공정에서도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대표는 DG-5F 개발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내구성·유연성·가동성 이 삼박자가 두루 갖춰진 로봇 핸드를 지향했다. 이 여정에서 가장 큰 허들은 액추에이터를 작고 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김영진 대표는 “로봇 핸드는 로봇 팔 대비 작고, 관절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협소한 공간에 여러 액추에이터를 이식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이러한 공간 제약으로 작은 모터를 사용했을 때 로봇 손의 작업성이 저하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이 고민이 인간 손 메커니즘을 구현한 DG-5F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해당 측면에서 피지컬 AI와의 연계 가능성이 관건이다. 로봇 핸드를 활용하기 위한 물리적 상호작용이 중요한 과제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테솔로는 이를 위해 파지·조작 기능을 극대화하는 소프트웨어와 AI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이 역량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손에 집중하자’ 그리퍼 프로페셔널로 도약하다...어떤 현장·공정에서도 제 할 일 ‘착착’
김영진 대표는 그리퍼 기술만에 집중할 것이라는 장기적 기조를 강조했다. 그는 “미래형 로봇에 도입되는 로봇 기술은 로봇 팔, 비전, 센서 등 다양하다”며 “특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일 로봇 기술에 대한 기술력과 이를 토대로 한 기존 한계 극복 과정이 중요하다”고 로봇 고도화 철학을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진 다양한 한계를 뎌러 파트너십을 통해 극복할 것이라는 포부도 함께 언급했다.
테솔로는 이를 반영하듯 DG-5F 이외에도 다양한 그리퍼 시리즈를 갖췄다. 진공 솔레노이드 및 센서가 탑재된 진공 그리퍼 ‘델토 그리퍼 베큠(DG-V)’, 두 손가락 2지 모델 ‘델토 그리퍼-2F(DG-2F)’, 주력 모델인 3지 그리퍼 ‘델토 그리퍼-3F(DG-3F)’ 4지 그리퍼 ‘델토 그리퍼-4F(DG-4F)’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 ‘델토 그리퍼-커스텀(DG-C)’은 각종 현장에 맞춤화된 그리퍼 모델을 제시한다.
이렇게 다각화된 그리퍼 시리즈는 여러 현장·공정에 특화된 각 포지션을 담당한다. 이 DG 시리즈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의료·물류센터 등 산업군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영진 대표는 “비즈니스 초기에는 단순·반복 공정에 투입된 작업자를 대체하거나, 돕는 역할로 임무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단일 공정에서 다양한 제품을 다루는 다품종 피킹 프로세스에 주로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장에서의 로봇 활용성이 다변화되고 있고, 테솔로가 이 경향을 잘 소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테솔로는 이 분위기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로봇 관련 기술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로봇 눈에 해당하는 비전 기술, 로봇 팔에 해당하는 매니퓰레이터, 로봇 감각을 담당하는 센서 등 업체가 해당된다. 이러한 기술 역량과 자사 그리퍼 기술을 융합해 로봇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김영진 대표의 비전이다.
테솔로는 이러한 로보틱스 기술 융합 레퍼런스를 전파하기 위해 전시회·학회 등 국내외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김영진 대표가 꿈꾸는 차세대 로봇 핸드는 한뜻으로 로봇 기술 고도화를 도모하는 로봇 생태계를 통해 탄생하기 때문이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