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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2024 로보월드] Part 2. 상용화 넘어 일상화 ‘타깃’...‘철빛 선율’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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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로보월드는 ‘서비스형 로봇(Robot as a Service)’ 트렌드 구축을 목표로 기획됐다. 로봇 도입에 한계를 도출한 기존 시스템을 혁신해 진입장벽을 낮춘 후 ‘로봇 일상화’에 다다르겠다는 콘셉트가 명확했다. 로봇을 쉽게 도입하고, 직관적으로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로봇 생태계 전반에도 이 같은 철학을 비전으로 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번 전시회는 이에 힘을 받아 생태계 통합을 이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 안에는 이 같은 색채를 그대로 담은 로봇 기술이 곳곳에 배치됐다. 산업용 로봇,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 자율주행로봇(AMR), 서비스 로봇, 드론 등이 참관객을 맞이했다.

 

현시점 로봇은 산업 공정부터 생활 영역까지 활발하게 전파되고 있는 만큼 예년 대비 참관객 수와 그들의 관심도가 높은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 로봇 업계는 시시각각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에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체 원천기술로 중무장...‘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혁신 정조준

 

이번 로보월드에는 독립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강조하는 업체가 다수 참가했다. 모두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로봇 생태계 융합을 도모하는 곳이다. 로봇 시스템통합(SI) 및 솔루션 업체 ‘브릴스’, 로봇 자동화 솔루션 업체 ‘뉴로메카’, 로봇 힘·토크 센서 기술 업체 ‘에이딘로보틱스’가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브릴스는 로봇 SI 분야에 대한 노하우·레퍼런스를 두루 갖췄다. 자동화를 요구하는 각 현장에 로봇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쉽게 말해 표준화된 로봇 플랫폼을 통해 현장과 로봇 하드웨어 제조사를 연결하는 것이 브릴스의 정체성이다.

 

브릴스 관계자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과 로보틱스를 결합한 ‘SIoRT(System Intergrator Internet of Robotics Things)’ 통해 로봇 수요처와 로봇 하드웨어 업체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로봇 시스템 설계부터 유지보수까지 턴키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효율을 제공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앞선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된 로봇 하드웨어 ‘브릴스 로봇 시리즈(BRS Series)’를 들고나왔다. 이 시리즈는 브릴스가 올해 로보월드를 통해 최초로 공개하는 라인업이다. 산업용 로봇, 협동로봇, 자율주행로봇(AMR), 방폭·용접 로봇 등으로 구성됐다.

 

 

산업용 로봇은 가반하중·크기·용도 등으로 세분화된 8종의 기체가 출격했다. 4~210kg 가반하중을 갖춘 제품군으로, 로봇 설치·배치가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이 라인업은 용접, 조립, 볼트 체결·해제, 검사, 접착, 윤활, 적재·하역 등 공정에서 두각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 안에는 용접용 로봇도 포함돼 있다.

 

이어 협동로봇은 모두 6축 기반으로 정밀한 가동성을 보유했다. 이 제품 또한 3~30kg의 가반하중으로 라인업이 나뉘어 있다. 이 안에는 방폭에 특화된 특수 목적 기체도 포함돼 있어 확장성이 배가됐다.

 

특히 방폭형 협동로봇은 유해물질 기반 화학 현장, 폭발 위험이 있는 공간에 배치돼 안전한 작업을 지원한다. 해당 특수형 협동로봇은 지능형 감지 장치를 통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 브릴스 용접용 로봇이 용접 공정을 연출하는 모습(좌 - 3배속)과 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 제조 공정 내 통풍시트 품질검사에서 활약하는 협동로봇 시연 모습(우) (출처 : 헬로티)

 

전시장 한편에 배치된 AMR BRS 시리즈는 ‘BRS120M’과 ‘BRS670M’로 구분된다. AMR 기체 상단에 협동로봇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AMR로, 브릴스 모바일 플랫폼과 비전 시스템이 융합된 차세대 AMR이다. 360° 실시간 감지 센서와 맞춤형 바퀴 열(Wheel Train) 설계를 이식한 점도 특징이다. 자재 운반, 조립, 검사, 정밀 가공 등 각종 공정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브릴스 관계자는 “‘로봇 SI’와 ‘로봇 하드웨어 제조’를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원스톱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산업 현장에 손쉽게 로봇 자동화 기술을 이식함으로써 자동화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또 다른 로봇 원천기술 업체 에이딘로보틱스는 로봇에 접목되는 다축 힘·토크 센서를 자체 기술로 보유했다. 이 기술은 ‘필드센싱(Field Sensing)’ 기술 기반 정전용량(Capacitance) 측정 방식을 채택했다. 박영진 에이딘로보틱스 매니저에 따르면 기존 시장에서 활용되는 ‘저항(Strain Gauge) 측정’ 방식의 센서 대비 가격·정밀도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자체 연구를 통한 ‘프린치 이펙트(Fringe Effect)’ 기반 차세대 정전용량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장에는 ‘스마트 6축 힘·토크 센서 키트(Smart 6-axis F·T Sensor KIT 이하 센서 키트)’와 자체 제작 ‘인간형 로봇 핸드’를 주력 모델로 내세웠다. 이 중 센서 키트는 협동로봇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뉴로메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출시됐다. 양사 기체를 활용 중이거나, 도입 예정인 현장을 위한 일체형 센서 파츠로, 각 로봇 브랜드에 맞춰 설계돼 플랜지(Flange)·엔드이펙터(End Effector) 등을 위한 부수적인 제작 프로세스를 생략할 수 있다.

 

해당 키트는 최대 200Nm까지의 힘·토크를 측정한다. 아울러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 구동 방식을 기반으로, 티칭 팬던트 연동, 충돌 감지 및 정지 등 기능이 탑재됐다.

 

 

에이딘로보틱스 인간형 로봇 핸드는 손가락 하나당 3개의 관절로 이뤄진 15관절 로봇 기체다. 모터 드라이브가 손목 부분에 내장돼 있고, 여기에도 힘·토크 센서가 이식돼 정밀한 가동이 가능하다.

 

에이딘로보틱스 관계자는 “로봇 핸드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현시점에서 자사 로봇 핸드는 힘·토크 센서를 토대로 섬세한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며 “다양한 로봇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 로봇 기술 고도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에이딘로보틱스 힘·토크 센서는 정밀한 공정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오른쪽은 2배속. (출처 : 헬로티)

▲ 에이딘로보틱스 인간형 로봇 핸드 모델이 힘·토크 센서를 기반으로 한 가동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2배속. (출처 : 헬로티)

 

 

지난 2013년 출범한 뉴로메카는 그동안 협동로봇을 통한 공정 자동화에 역량을 총동원했다. 협동로봇 시리즈 ‘인디(Indy)’, 협동형 산업용 로봇 ‘아이콘(ICoN)’, 하이브리드 AMR ‘모비(Moby)’, 델타 로봇 ‘디(D)’ 등을 통해 자동화 산업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장에는 인디를 비롯해 최근 국내 조선 업체에 도입된 용접 특화 로봇 ‘옵티(OPTi)’ 등을 강조했다. 인디는 감속기·브레이크 등 로봇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까지 뉴로메카가 자체 제작해 완성한 국산화 협동로봇이다.

 

이어 옵티는 지난 6월 HD현대삼호에 투입돼 활약을 시작한 용접 전용 기체다. 전시부스에서는 선박용 크레인을 통해 각 선박 파츠를 넘나들며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실제 장면이 연출됐다. 뉴로메카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기종은 100마이크로미터(μm) 용접 정밀도를 바탕으로, 좁은 공간에서는 360°로 회전하는 바퀴를 이용해 이동하면서 용접 프로세스를 수행하고 있다.

 

 

옵티는 향상된 모방학습, 순응 제어(Compliance Control) 기술을 바탕으로 지능화된 기능을 실현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순응 제어 기술이 주목받았다. 로봇 가동 시 작업자·기계 등과 충돌했을 때 로봇의 힘·토크를 통제해 안전을 확보하는 장면이 시연됐다.

 

뉴로메카의 모든 기체는 이러한 ‘안전한 작업 경로 생성 AI’가 탑재됐다. 모방·강화 학습, 생성형 AI(Generative AI) 등 AI 기술을 활용한 모션 엔진을 통해 작업자와 함께하는 협동로봇 본연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로보틱스 끝판왕’ 휴머노이드 로봇에 다가서다...시연 통해 설득력↑

 

AI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로봇 업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에 대한 열망이 시작됐다. 이 로봇은 모든 요소가 인간과 동일한 차세대 로봇으로, 로보틱스 분야 최종 종착지로 인식된다. 2024 로보월드 전시장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지향하는 업체가 부스를 꾸리고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지능형·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에이로봇’은 웰컴 로봇 ‘에이미(AIMY)’,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ALICE)’ 등을 부스에 내놨다. 에이미는 인사·안내 등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모델이 장착돼 음성을 인식한 후 그에 따른 움직임을 구현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 질문에 답하거나, 서빙 업무를 수행하는 등 언어 기반 활동을 전개한다.

 

에이로봇 전시부스에는 음성 지시에 따라 사탕을 소분·서빙하는 로봇이 참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사용자가 사탕 맛을 결정해 서빙을 지시하면, 에이미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각각 소분·서빙 업무를 수행해 참관객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 에이미(좌)와 휴머노이드 로봇(우)이 협력해 참관객에게 사탕을 선물하고 있다. 왼쪽 3배속, 오른쪽 2배속. (출처 : 헬로티)

 

이어 에이로봇은 국제 휴머노이드 로봇 축구대회 ‘로보컵’에서 활약하는 앨리스 4세대 기체를 전시했다. 앨리스는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기반으로 가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지난 7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올해 로보컵에서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 연구팀 ‘히어로즈’ 소속으로 3위를 차지했고, 해당 대회 ‘기술 도전 과제’ 부문에서 우승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전시부스에서는 드리블, 슈팅 등 앨리스가 구동하는 모습을 실제로 목격할 수 있었다. 4세대 앨리스는 에이미와 같이 음성 인식이 가능해 더욱 개선된 모습으로 진화했다.

 

 

에이로봇 관계자는 “이번 사탕 전달 세션은 키오스크에서 진화된 로봇 서빙 혁신을 제시하는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개념증명(POC)을 통해 오는 2028년 간단한 제조·물류 공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로보컵은 2050년까지 인간과 로봇이 함께하는 월드컵 개최를 목표로 한다. 앨리스가 그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테솔로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 그리퍼 시리즈 ‘델토 그리퍼(DG)’ 신모델 3종을 하이라이트로 앞세웠다. 20관절 5지 그리퍼 ‘델토 그리퍼-5F(DG-5F)’, 16관절 4지 그리퍼 ‘델토 그리퍼-4F(DG-4F)’, 델토 그리퍼-3F(DG-3F) 개선 버전인 ‘DG-3F 2세대’가 그 주인공이다.

 

테솔로는 그동안 12관절 3지 그리퍼 ‘델토 그리퍼-3F(DG-3F)’을 주력 모델로, 전동식 평행형 2지 그리퍼 ‘델토 그리퍼-2F(DG-2F)’, 진공 그리퍼 ‘델토 그리퍼-V(DG-V)’ 등을 출시한 바 있다. 이번 신모델 3종은 이들 모델을 계승해 점진적으로 로봇 그리퍼 고도화에 도달하겠다는 테솔로의 비전과 맞닿아 있는 기술 결정체다.

 

테솔로 관계자는 “기존 그리퍼 모델을 기술적 측면에서 지속 보완해 최신 기종을 이 자리에서 처음 공개하게 됐다”며 “이를 시작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해 본격적인 비즈니스 터닝 포인트로 삼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DG-5F는 휴머노이드 로봇 전용 로봇 핸드로, 참관객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체 중 하나다. 실제로 도구 기반 공정, 물체 조립·분해 작업 등 기존 수작업 기반 프로세스를 대체하는 자율화 모델로 기대받고 있다.

 

▲ 테솔로 관계자가 DG-5F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장면을 참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출처 : 헬로티)

 

소형 액추에이터와 모터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한 직접 구동 방식을 차용해 각종 도구·기구 활용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500Hz급 빠른 제어 주기를 제공하고, 구동 방식에 따라 외력에 대한 응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신기술 DG-4F의 가장 큰 강점은 왼손·오른손·그리퍼 등 모드를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체 파지 작업에 특화된 이 모델은 다양한 모드를 통해 피킹(Picking) 효율성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DG-3F 2세대는 핵심 부품을 테솔로 자체 기술로 제작해 탑재했다는 것이 1세대 대비 차별점이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소재도 1세대와 달라 경량화 요소를 심게됐다.

 

▲ DG-4F(좌)와 DG-3F 1세대가 각각 공정을 수행하는 모습. 양쪽 모두 3배속. (출처 : 헬로티)

 

테솔로는 글로벌 로봇 생태계 협력 로드맵을 전개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코일 권선 자동화 솔루션 업체 ‘블럭나인’, 대만 협동로봇 솔루션 업체 ‘테크맨로봇(TM Robot)’과 함께 협력해 공정 혁신 사례를 강조한 시연 존을 꾸렸다.

 

특히 테크맨로봇·블럭나인 존에서는 비전 AI 기술을 통한 객체 감지(Object Detection) 프로세스와 여기서 도출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 학습된 데이터를 활용해 양불 판정하는 분류 기능이 한데 융합된 공정을 시연했다. 물체 파지·이동부터 캐비닛 여닫기 기능이 접목된 공정이다.

 

 

테솔로는 이 밖에 DG-3F 1·2세대를 접목한 픽앤플레이스(Pick&Place) 공정 시연 존도 부스 한편에 배치해 총 다섯 개의 데모 존을 통해 참관객의 기술적 이해를 도왔다.

 

한편, 브릴스·에이로봇·테솔로는 로봇 분야 전문가 평가를 기반으로 한 ‘2024 로보월드 어워즈(International Robot industry Show 2024 Awards)’에 선정돼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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