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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작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경제 침체 상황에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오히려 뜨거웠다. 수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전체 배터리 시장의 성장을 이끌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작년 성적표는 어떨까.
SNE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5.8GWh로, 전년 동기 대비 52.1% 급증했다. 팬데믹 초기에 위축됐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작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6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과 미국, 유럽 시장의 배터리 수요가 모두 증가했는데 이 틈을 타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사 3사가 각각 모두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출처 : SNE리서치)
SNE리서치에 따르면 3사의 202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합계는 34.7%로 전년의 16.0%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10.5%에서 23.5%로 세를 폭발적으로 확장했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3.8%에서 5.8%로, 1.7%에서 5.4%로 각각 점유율을 늘렸다.
2020년 연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3사는 각각 2위, 5위, 6위를 차지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2.7배 이상으로 급증한 33.5GWh의 전 세계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순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배터리 제조를 수주하는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폭스바겐 ID.3 등 차량의 판매 호조가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실적 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연간 매출 12조3557억원, 영업이익 3883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소형전지 수요 폭증에 따라 작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4분기에는 4조1279억원의 매출을 올려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3조6736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배터리 산업의 전 세계적 고속 성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올 한해 예상 매출액은 18조9000억원에 달해 석유화학 부문의 14조8000억원을 4조원 이상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SDI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8.2GWh로 전년 대비 85.3%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시장 전체의 성장 속에서 변동없이 5위를 유지했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폭스바겐 파사트 GTE 등 전기차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매출 1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1조2948억원, 영업이익 671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9%, 영업이익은 45.2% 늘었다.
전기차 배터리가 속한 에너지 및 기타 부문 매출만 보면 8조7288억원의 매출과 24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 334.8%의 성장률이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배터리 분야의 매출은 2조6292억원, 영업이익은 117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12억원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자동차전지는 하반기 유럽 전기차 보조금 상향 등 친환경 정책 영향을 받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지속했고 ESS는 미주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소형전지는 파우치전지 판매 감소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배터리 사용량 7.7GWh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시장 순위가 세 계단 급등해 6위에 안착했다. 해당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현대 코나 EV(유럽 물량)와 기아 니로 EV 등 차량의 판매 증가가 해당 차량에 배터리를 수주하는 SK이노베이션의 성장을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적발표를 통해 당사의 배터리 사업이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조단위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작년 배터리 사업 매출은 전년도 연간 매출액 6903억원에서 9199억원 증가한 1조6102억원을 기록하며 2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배터리 사업의 4분기 매출도 4792억원으로 분기 매출 최고를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윤활유사업 등이 포함된 2020년 연간 매출은 34조1645억원, 영업손실은 2조5688억원이다. 4분기 매출은 7조6776억원, 영업손실 2434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1분기부터 중국 옌청 및 혜주 배터리 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헝가리와 미국 조지아주 등지 공장에서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사는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기존 2025년 목표였던 100GWh에서 25GWh 이상 추가 증설을 결정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