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을 비롯한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는 ESG 공시 의무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형 상장기업을 시작으로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2026년 이후에는 ESG 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도 EU에 일정 규모의 자회사 또는 지점이 있다면 지속가능성 보고를 해야 한다. 또한 최근에 EU의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이 발효되며 ESG에 대한 정보 공시 의무화 및 공시 범위의 확대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에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필요성을 강하게 대두시키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ESG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ESG 공시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이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그래서 ESG 보고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ESG 보고서 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총 3편에 걸쳐 ESG 보고서 작성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이번 첫 번째 편에서는 ESG 보고서 작성의 초기 단계인 보고서 기획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ESG 공시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보고서 작성을 시작하기에 앞서, ESG 공시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거부감부터 느끼고 막막함을 호소한다. “공시 의무화가 되면 그때 준비하면 된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고서를 작성할 경우, 과거 3개년 치의 데이터를 공시해야 하므로, 그때 가서 짧은 시간 내 데이터 취합에는 어려움이 있고 미리 준비하지 않은 자원 및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공시 의무화에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데이터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ESG 공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우선 보고서 발간의 목적과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대기업들도 ESG 경영에 대한 전략 수립이나 활동을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ESG 평가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고서부터 개발했다.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이 한국 ESG 기준원 등 평가 기관의 평가를 받거나, 대기업에서 공급망 ESG 평가를 받는 경우, 관련 평가 지표를 분석하자. 평가에서 요구하는 항목을 분석하고 이를 충족하는 관련 활동이 있다면 보고서에 담고, 관련 활동이 없다면 이를 과제화하여 ESG 활동을 추진하고 차기 연도에 공시하면 된다.
1. 보고서 작성 프로세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또는 ESG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 전체 보고서 프로젝트는 대략 6~7개월 정도 소요되며, 다음과 같이 5단계 과정을 거쳐 보고서가 완성된다.
(1) 보고서 기획: 국제 ESG 지표 분석, 선진기업 및 동종업계 동향 분석 등 기초자료 조사를 진행하여 기업의 ESG 이슈풀을 구성하고 중대성 평가를 진행한다. 중대성 평가를 통해 해당 기업의 주요 ESG 이슈를 도출하고 우선순위가 선정되며, 도출된 주요 ESG 이슈를 바탕으로 관련 활동과 성과를 확인하고 보고서에 담을 내용을 선정하여 보고서 목차를 설계하면 된다.
(2) 보고서 개발: 선정된 기업의 주요 ESG 이슈와 관련한 활동과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정성 및 정량 데이터를 취합한다. 정성적 데이터는 기업이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ESG 활동 내용을 수집하며, 정량적 데이터는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 등 수치로 나타나는 ESG 활동 성과를 수집한다. 이후 취합한 정성 및 정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면 된다.
(3) 보고서 디자인 및 번역: 작성된 초안을 바탕으로 디자인 및 번역 작업을 진행하며, 사전에 선정한 보고서 프로젝트 담당자 및 현업 담당자의 회람을 통해 보고서 공시 내용, 디자인, 번역본에 대한 오류를 수정한다. 물론, 영문 보고서는 필요할 경우 선택하면 된다.
(4) 보고서 검증: 이후 독립적인 검증 기관으로부터 제3자 검증을 받아 보고서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다.
(5) 최종 발간: 제3자 검증까지 마친 후 최종 현업 검토와 보고 및 승인을 거쳐 기업의 홈페이지 또는 대외 공시 채널을 통해 보고서를 발간하게 된다.
보고서 기획, 어떻게 진행해야 될까?
보고서 기획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글로벌 ESG 표준, 선진기업 및 동종업계 분석, 미디어, 내부 자료 분석 등 기초자료 조사를 진행하여 기업의 전반적인 ESG 이슈 리스트를 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중 중대성 평가를 진행하여 기업의 주요 ESG 이슈를 도출한다. 선정된 주요 ESG 이슈를 바탕으로 보고서 주요 주제(목차)까지 구성하면 보고서 기획 단계는 끝이다.
1. 기초자료 조사
기업의 중요 ESG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선 기초자료 조사를 진행하게 되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ESG 이슈풀을 구성하게 된다. 기초자료 조사는 국제표준 분석, 선진기업 및 동종업계 동향 분석, 미디어 분석, 내부 자료 분석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기초자료 조사 결과를 통해 구성된 이슈풀을 활용하여 중대성 평가를 진행한다.
2. 이중 중대성 평가
중대성 평가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에서 지속가능경영 이슈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주요 ESG 이슈를 파악하여 우선순위를 선정하기 위함이다. 최근 기업들은 단일 중대성 평가(Single Materiality Assessment)에서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에 따른 이중 중대성 평가(Double Materiality Assessment)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과 대한변호사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4회 ESG 제도화 포럼’에 따르면, 2021년에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실시한 대기업이 없었으나, 2022년에는 26.5%, 2023년에는 91.2%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즉 국내 대기업은 이미 글로벌 공시 기준을 적용하여 해외 ESG 공시기준 의무화에 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GRI 2021(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유럽연합(EU)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ESRS)에서 중대성 평가 관련 지침을 공시하고 있다. 이중 중대성 평가는 기업이 환경·사회(Environmental & Social Materiality)와 외부 환경이 기업에 재무적으로 미치는 재무적 영향 평가(Financial Materiality) 두 가지 측면으로 영향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환경·사회 영향 평가의 경우, 영향의 규모, 범위 및 회복 가능성을 측정해야 하며, 재무적 영향 평가는 발생 가능성과 재무 효과의 규모 등 측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기업 활동이 환경 및 사회에 미치는 실질적 및 잠재적 영향과 기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하여 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기초자료 조사를 통해 도출된 ESG 이슈풀을 기반으로 환경·사회 영향과 재무 영향을 모두 고려한 이중 중대성 평가를 진행하여, 이를 통해 기업의 주요 ESG 이슈와 우선순위를 도출하면 된다. 아울러, 기업은 선정된 모든 이슈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영향 식별, 영향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 조치에 대한 효율성 파악 등 관리 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3. 이중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
이중 중대성 평가는 크게 (1)이슈풀 구성 (2)이슈 특성 분석 (3)이중 중대성 평가 (4)주요 이슈 도출 및 우선순위 선정 4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글로벌 ESG 표준 분석(GRI, SASB 등), 선진기업 및 동종산업 벤치마킹, 미디어 리서치, 내부 자료를 기반으로 기업의 전체 ESG 이슈풀을 도출하며, 내외부 이해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이슈의 실질/잠재적 영향, 긍정/부정적 영향을 식별한다. 다음으로, 환경·사회적 관점과 재무적 관점에서 글로벌 ESG 표준, 미디어, 경영자료, 이해관계자 설문 분석을 진행하여 이중 중대성 평가를 실시하고 최종 주요 ESG 이슈 도출 및 우선순위화를 한다.
이렇게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도출된 주요 ESG 이슈는 기업이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슈로, 관련 활동 성과를 보고하거나 활동을 추진해야 한다. 중대성 평가 진행 시 식별한 실질적/잠재적, 긍정적/부정적 영향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고, 이에 대한 조치 이행 상황, 세부 목표, 활동 성과 등 이슈 관리 이행 사항을 공시하면 된다.
4. 보고서 목차
보고서 목차는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크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으로 구분하여 보고하거나, 중대성 평가를 통해 도출된 기업의 주요 ESG 이슈 중심으로 구성할 수 있다. 또한 ESG 전략을 기반으로 구성하여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부각할 수도 있다.
최근 대부분 기업의 보고서는 ESG 영역별로 목차를 구성하고 있으며, 각 영역의 성과를 한눈에 간결하고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중대 이슈별로 목차를 구성하는 경우, 기업의 주요 ESG 이슈와 관련된 활동을 상세히 보여줄 수 있으며, 기업이 최근 주시하는 시사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업의 ESG 전략과 비전을 목차화하여 공시하는 경우,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전략, 활동, 성과를 일관성 있게 매칭하여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기업이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 방향성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보고서 목차를 구성할 때는 중대성 평가를 통해 기업의 주요 ESG 이슈를 먼저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고서에 포함하고자 하는 ESG 성과와 방향성을 명확히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치며
ESG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보고서 작성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보고서 작성은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ESG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ESG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경쟁력과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보고서 작성을 준비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며, 보고서 기획부터 시작해 ESG 데이터 관리와 보고서 작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ESG 경영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
[회사 소개]
더와이 주식회사는 청년실업해소 목적의 소셜벤처로 시작하여 현재 ESG 컨설팅 및 교육 전문기관으로써 ESG 전략 및 운영체계 구축, ESG 보고서, 공급망 ESG 컨설팅 및 실사 운영, RBA 및 Ecovadis 등 평가 대응, 교육운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대한민국산업대상 일자리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