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반도체 경쟁, '우리도 반도체 생산능력 확보해야'

2021.11.25 13:18:17

헬로티 서재창 기자 |

 

 

삼성전자가 20조 원을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계기로 업계에서는 우리 정부·정치권이 세계 주요국에 비해 반도체 산업 지원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한 것에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심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각국이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속에서 자국 위주로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시를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택한 결정적인 이유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꼽는다.

 

삼성전자와 협상한 테일러 측의 3대 협상 창구 가운데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는 올해 9월 삼성 반도체 공장의 재산세 90% 이상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를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테일러 독립교육구도 최근 2억9200만 달러(약 3442억 원) 규모의 추가 세금감면을 약속했다.

 

삼성전자가 테일러 측으로부터 약속받은 전체 세금감면 혜택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의회에 계류 중인 반도체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 보조금도 받게 된다.

 

미국 백악관과 상무장관은 전날 삼성의 투자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텍사스주 그레그 에벗 주지사는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삼성의 투자를 '역사적 발표'라고 평가하며 수차례 감사를 표했다.

 

전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공급망 불안이 가중하면서 이처럼 각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기업에 최대 10년간 소득세를 면제하고, EU는 투자금의 최대 40%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도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예산 약 6000억 엔(약 6조2000억 원)을 긴급 편성하기로 했다.  이중 4000억 엔이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 지원에 투입되고, 나머지도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과 일본 키오시아홀딩스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세계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지만 정작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국내는 시설 투자나 인재 양성 등을 위한 정부·정치권의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 국회에 발의된 '국가핵심전략산업특별법'에서 반도체 등 국가 핵심 전략 기술인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중소기업 16%, 대기업은 6% 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미국이 세액공제율을 40%로 하는 특별법을 추진하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정부는 기업의 투자 여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큰 폭의 지원을 하지만 우리는 훨씬 적다"며, "기업이 투자 여력을 개선하도록 세액 공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비율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국 테일러시의 삼성전자 공장 유치 사례처럼 국내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건의도 많다.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이 입주할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 원삼면 일대로 사업부지가 정해졌으나 토지보상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특별법을 통해 인프라 건설에 대한 의사 결정을 빨리 처리하도록 하는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특별법의 내용도 해외 주요국에 비해 미흡한데, 법안 통과까지 지지부진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 회장은 "세제 지원, 신기술 연구, 인력 양성 등에 대해 종합 지원하는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다 포함하기 어려워 보이고, 법안 통과 자체에 관해서도 관심이 줄어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서재창 기자 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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