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이동재 기자 |
중국에 초저가 전기차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이 상하이기차(上海汽车), GM, 우링기차(五菱汽车) 등 3개 자동차 기업이 합작 설립한 SGMW(上汽通用五菱)에서 작년 7월 말 출시한 전기차인 우링홍광미니(이하 홍광미니)의 판매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홍광미니는 2020년 중반에 출시되었음에도 작년 전기차 판매량에서 중국 내 2위, 세계 2위를 기록했고, 지난 3월과 4월에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하는 전 승용차 판매량에서 중국 내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홍광미니는 길이와 폭 대비 높이가 높은 박스카 형태의 경형 자동차로, 국내 기준으론 크기로는 초소형 자동차, 출력으로는 경형 자동차에 속한다.
한자연에 따르면, 중국에서 경차는 지난 2016부터 2020년까지 판매순위 10위 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을 만큼, 인기가 저조했다. 따라서 홍광미니의 성적은 전기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정책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연은 SGMW가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자동차의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추면서도 젊은 층의 선호를 파악해 저가 자동차에 붙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것을 홍광미니의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홍광미니는 2012년에 출시돼 중국 내에서 꾸준히 판매된 MPV 우링홍광(五菱宏光)의 상품명 계승했고, 자동차에 요구되는 기본적인 기능은 제공하되 주요 타켓층인 청년층의 수요에 맞춰 보조기능들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500만원 초반의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도시지역 거주 청년층의 사용패턴에 맞춰, 주행거리 희생, 가변형 화물공간 도입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되 안전 보증을 강화하고, 디자인 감성 및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확보했다.
현재 중국의 대도시는 교통수요 억제 등을 위해 제한된 수의 번호판을 경매 또는 추첨을 통해 교부하는 등 차량 구매에 장벽이 있지만, 전기차는 이러한 규제에서 일부 예외가 적용되고 있다.
경매를 통해 번호판을 교부하는 상하이시에서는 번호판 낙찰가가 통상 9만위안(한화로 약 1580만원)이 넘어가는 매우 높은 수준이나 전기차는 무료로 번호판을 교부 받을 수 있다. 2021년 5월 상하이시에서 무료 번호판 혜택 축소를 검토하며 일시적으로 번호판 발급을 중단했으나 6월초부터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자연 측은 “현재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규제효과로 인한 성과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향후 특혜가 축소되는 경우 제품 고유의 경쟁력을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링홍광미니의 흥행이 중국 내 차량 등록 규제로 인한 효과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향후 중국 자동차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자연은 “현재의 인기가 이어지며 꾸준히 판매되는 경우, 경험을 통한 학습을 통해 원가절감형 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다”며, “제품의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싸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에 특화된 노하우가 필요하며, 이는 고성능·고품질을 지향했던 주요 완성차 업체는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경쟁우위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홍광미니는 독특한 제품 콘셉트를 이용해 중국 업체가 진입하기 힘든 선진시장을 노리거나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저개발국가 시장 진출의 선봉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특히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국가에 침투하는 경우, 해당국가에서 소비되는 전기차의 표준적 이미지를 규정해 다른 유형 전기차의 시장 진입을 저해할 수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 선점도 가능하다”고 봤다.
한자연은 “다만,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경우 안전 강화 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제품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