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함수미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유전체 분석을 더욱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컴퓨팅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체 분석에 특화된 메모리 중심 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본 기술은 기존 대비 28% 성능 향상을 이뤘다. 기존 서비스 소요 시간이 10개월가량 걸렸다면 약 7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이로써 개인별 건강정보를 예측하거나 전염병 진단,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데 많은 활용이 될 전망이다.
사람의 유전 정보를 해독하는 유전체 분석을 활용하면 개인별 질병 위험도, 영양·운동 상호작용 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분석 서비스를 대중화하기에는 검사 단가가 비싸고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 양도 커서 분석, 저장에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ETRI는 유전체를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에 특화된 메모리 중심 컴퓨팅 HW 및 SW 기술을 개발했다.
인간의 DNA는 30억 개 염기들의 서열로 이뤄져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을 사용하면 인간 DNA를 수십~수백 배수로 읽어 들여 분석하기 때문에 이동하고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양이 매우 크다.
그간 유전체 분석은 주로 메모리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되 연산을 많이 하는 프로세서 중심 컴퓨팅 기술을 주로 쓴다. 유전체 분석처럼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때는 구조적으로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처리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이에 ETRI 메모리 중심 컴퓨팅 기술은 대규모 메모리를 활용하여 병목 현상을 극복했다. 또한, 연구진은 유전체 분석 과정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염기 서열 정렬 단계를 대규모 메모리를 활용해 2배 이상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SW도 개발해 분석 효율을 높였다.
ETRI는 GC녹십자지놈과 협력하여 기술 성능도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시스템에 연구진이 개발한 HW를 적용하면 전체 분석 성능을 16% 높일 수 있고 HW와 SW를 동시에 적용하면 28%까지 성능을 향상할 수 있음을 보였다.
본 기술은 암 발병률, 태아의 장애 유무 등을 미리 알아보거나 전염병의 변이 파악, 치료제 개발 등을 하기 위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덕분에 분석 기관이나 제약회사 등에서는 서비스 개발비, 진단 시간을 낮추고 병원 등에서는 환자 맞춤형 협진 체계를 구축하며 국민 건강 증진과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TRI 데이터중심컴퓨팅시스템연구실 김강호 실장은 “본 기술이 국내 제약 분석 시장 및 산업에 새로운 촉진제가 되어 다양한 바이오 응용 시장 활성화 및 고용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진은 내년부터 2단계로 시작되는 ‘메모리 중심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 구조 연구’과제에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의료기관을 확대해 유전체 분석 정확도를 더욱 높이는 한편, 암이나 당뇨병 등 다른 질병에도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