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이나리 기자]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단순히 사진을 촬영하는 수준을 넘어서 AI 기능이 접목되고, 보안을 위해 세분화된 얼굴 인식이 요구되면서 고도화된 감지 기술을 필요로 하게 됐다. 이처럼 3D 이미지 센싱을 위한 기술로 등장한 VCSEL(Vertical Cavity Surface Emitting Laser, 수직 공진 표면 발광 레이저)와 ToF(Time-of-Flight, 비행거리측정) 센서는 최신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탑재률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또 3D 이미지 센싱 기술은 스마트폰 외에도 AR, VR, 게임 산업 분야 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Yole Développement)에 따르면 전세계 3D 이미징 및 센싱 시장은 2019년 50억 달러에서 연평균 20% 성장해 2025년이면 150억 달러로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 3D 센싱 시장에서 주요 트렌드는 스마트폰의 후면에 ToF 카메라 부착이 전면을 넘어서 2025년에 탑재율이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D 센싱 기술은 스마트폰 외에도 지능형 구동 디바이스, 로봇, 스마트홈, 스마트 TV, 스마트 보안, VR, AR,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런 분야에서 3D 센싱 기술이 적용되는 비율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일례로, 3D 센싱이 AI 기반 로봇 공학에 적용됨으로써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간과 새로운 수준의 상호 작용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또 사람의 존재유무 감지 기능을 통해 노트북, 모니터 또는 기타 장비의 웨이크업 및 최대 절전모드를 제어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자동차 ADAS용 라이다 3D 이미징 및 센싱 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물류 산업에서는 얼굴을 인식을 통해 결제를 지원하는 기술 개발에 적용되고 있다.
모바일 3D 센서 시장 생태계
모바일 및 컨슈머 시장에서 선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3D 이미징 및 센싱 업체들의 생태계를 알아보자. 센서 분야에서 대표적인 업체는 소니, 삼성전자, 옴니비전,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ams 등이고 이 시장은 2023년 27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3D 카메라 모듈 시장은 2023년 620억 달러 시장이 기대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인 LG이노텍, 나무가를 포함해 중국의 써니옵티컬테크놀로지(Sunny Optical Technology), 트루리(Truly) 등이 대표적이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써니옵티컬은 화웨이(Huawei),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 등의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 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도센서(Illumination sensor) 분야에서는 오스람, ams, 필립스, 에피스타, 삼안광전(Sanan optoelectronics) 등이 대표적이며, 광학거리(Optical Path)에서는 ams, 하이맥스, GSEO, Largan, 써니옵티컬 등이 있다.
▲모바일&컨슈머 3D 센싱 생태계 (자료: Yole Development)
3D 알고리즘, SL과 ToF의 차이는?
카메라 모듈에 3D 심도 센싱(Depth Sensing)을 위해서는 별도의 센서를 탑재해야 하는데, SL(Structured Light) 방식과 ToF(Time of Flight) 방식이 대표적이다.
SL 방식은 특정 패턴(직선 또는 격자무늬)의 레이저를 촬영 대상에 방사하고, 대상 표면의 모양에 따라 패턴이 변형된 정도를 분석해 심도를 계산한 후 이미지 센서가 찍은 사진과 합성해 3D 기반의 촬영 결과를 도출한다.
반면, ToF 방식은 레이저가 촬영 대상에 갔다가 반사되서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심도를 계산한 후 이미지 센서가 찍은 사진과 합성해 3D 기반의 촬영 결과를 도출하는 식이다.
그러나 SL 방식은 빛이 없는 어두운 곳이나 밝은 햇볕을 등지는 경우, 인식이 잘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또 SL 방식 모듈은 VCSEL이 매우 정교하게 위치해야 하는데, ToF 방식은 향상된 이미지센서에 의존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SL 방식 보다 ToF 방식이 더 각광받고 있다. ToF 방식은 대량 생산에 유리하고, CMOS 이미지센서에 ToF 기능을 소형 칩 모듈로 통합하고 잠재적으로 단일 다이까지 통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SL 기술은 애플, 구글, 퀄컴, 인텔 등이 적용하고 있고, ToF 기술은 소니, 인피니언, pmd테크놀로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주도 하고 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ToF(Time-of-Flight) 모듈
아이폰X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3D 센싱 탑재 확대
애플은 2017 년 11월 아이폰X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의 소유자를 감지하고 인식하고 전화를 잠금 해제하는 페이스ID(FaceID)라는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전면 3D 이미징 기술인 페이스ID 기능은 빅셀(VCSEL, Vertical Cavity Surface Emitting Laser, 수직 공진 표면 발광 레이저)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이폰X는 TrueDepth 카메라에 2개, 근접 센서용 1개로 총 3개 빅셀(VCSEL)을 채택했으며, 카메라에 구조광 방식(Structured Light, SL) 센서를 도입했다.
카메라 레이저 생산업체 루멘텀(Lumentum)과 광학 센서 전문 반도체 기업 ams,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 Microelectronics), 프린세톤 옵트로닉스(Princeton Optronics), 발광 레이저 기업인 피니사(Finisar) 등은 아이폰X에 3D 뎁스 카메라를 위한 부품을 공급하면서 3D 센싱 시장에서 발빠르게 선점할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2019년 11월 기준으로 10억번째 ToF 센서를 출하했다고 공식 밝힌 바 있다. ST 이미징 서브그룹의 사업 본부장인 에릭 오세다(Eric Aussedat)는 “ST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고성능 1차원 거리측정 디바이스에서 멀티-존 솔루션까지 ToF 제품의 FlightSense 로드맵을 확장해 왔고, 현재 150종 이상의 다양한 스마트폰 모델에 적용됐다. 최근에는 고해상 3D 심도 감지 기능을 추가해 첨단 근접감지 및 사람의 존재유무 감지, 레이저 자동초점을 활용하는 혁신적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아이폰X를 시작으로 일부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다음 주력 제품에 유사한 기능이 포함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최근 스마트폰은 ToF(Time of Flight) 원리를 사용하여 후면 3D 센싱 모듈이 장착된 신제품을 출시해 오고 있다.
▲애플 아이폰X의 페이스ID 기능은 3D 이미징 감지 기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뜨는 기술 ‘VCSEL’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
2017년부터 점점 더 많은 스마트폰이 VCSEL을 구현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폰의 빅셀 도입률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에 구현되는 VCSEL 비용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7년에 스마트폰 당 VCSEL 비용은 4~5달러였으나 2018년에는 2~3달러로 떨어졌다. 생산 볼륨이 많아질수록 제조비용이 저렴해지는 것은 당연한 원리다. 앞으로 스마트폰은 근접 감지 및 전후면 3D 감지를 위해 VCSEL을 내장하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2020년 이후에는 스마트폰 당 VCSEL 비용은 약 2달러 미만을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VCSEL의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앞으로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2018년 VCSEL 시장 규모는 총 7억3800만 달러였다. 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및 소비자 VCSEL 애플리케이션은 5억53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24년에는 연평균 35%의 성장률로 33억8200만 달러에 이를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및 운송, 통신, 인더스트리얼(산업) 등의 다양한 시장 부분에서도 중장기적으로 VCSEL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8-2024년 빅셀(VCSEL) 시장 매출 변화 (자료: Yole Development)
이처럼 ‘뜨는 기술’인 빅셀(VCSEL)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이 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 또한 매우 활발했다.
ams는 2017년 7월 프린세톤 옵트로닉스를 인수하면서 3D 센싱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애플이 2017년 12월 피니사에게 4200억 달러를 투자를 결정하면서 VCSEL(Vertical Cavity Surface Emitting Laser, 수직 공진 표면 발광 레이저)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계기가 됐다.
또 2018년 광센서 시장은 여러 인수합병으로 인한 변화가 왔다. 이는 기업들이 3D 센싱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적외선 광반도체 기업인 독일의 오스람(Osram)은 2018년 5월 미국의 VCSEL 반도체 기업 빅사(Vixar)를 인수했다. 오스람은 그동안 지문센서, 홍채인식, 2D 얼굴 인식용 광원을 출시해 왔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3D 얼굴 인식 시장으로 확대를 목표로 했다.
2018년 12월에는 독일의 트럼프(Trumpf)가 필립스의 VCSEL 사업 부분인 필립스 포토닉스(Philips Photonics)를 인수했다. 당시 필립스 포토닉스는 독일의 VCSEL 공장을 두배로 늘렸으며, 10억개 이상의 VCSEL을 스마트폰에 공급한 성과를 냈었다. 2019년 9월에는 애플 공급사인 피니사가 광전자 기업인 투식스(II-VI)에 32억 달러에 인수됐다.
이처럼 인수를 통해 기술을 확보한 트럼프와 ams는 각각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3D 카메라의 VCSEL 센서를 공급하는 실적을 이뤘다.
모바일 ToF 센서 시장 대결 구도, 인피니언 vs 소니 ?
ToF 어레이(Arrays)는 스마트폰 후면 3D 감지를 위한 핵심 기술이다. 2016년 구글과 레노보가 공동으로 출시한 스마트폰 ‘Phab2 프로’는 ToF 카메라 모듈이 세계 최초로 탑재된 사례였다. Phab2 Pro의 카메라 모듈은 pmd테크놀로지스와 인피니언이 공동으로 개발한 3D ToF가 사용됐다. 이 3D ToF 칩을 위해 pmd테크놀로지스는 ToF 픽셀 매트릭스를 제공했고, 인피니언은 시스템온칩(SoC) 통합에 필요한 모든 기능 블록을 제공하고 제조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이처럼 일찌감치 선두로 3D ToF 시장에 진출한 인피니언은 pmd테크놀로지와 협력해 ‘REAL3 ToF 이미지 센서’란 제품명으로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2019년 3월 4세대 REAL3 ToF 이미지 센서에 이어 2020년 1월 CES 전시회에서 5세대 REAL3 ToF 이미지 센서를 공개했다. 인피니언의 가장 최신 기술인 5세대 REAL3 ToF 이미지 센서는 크기가 4.4 x 5.1mm에 불과하고, 전력 소비에 최상의 해상도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피니언 측은 “새로운 3D 이미지 센서 칩은 기존의 얼굴인식 기능 뿐 아니라 오토포커스, 사진과 비디오 보케(Bokeh) 효과, 열악한 조명 조건에서도 향상된 해상도, 증강현실을 위한 실시간 완전 3D 매핑(Mapping) 기능을 제공한다”며 “3D 이미지 센서가 사용자와 대상 물체로부터 반사된 940nm 적외선 광을 캡처하고, 특허 받은 SBI (배경 조명 억제) 기술을 사용해서 밝은 햇빛에서부터 어두운 실내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명 조건에서 넓은 동적 측정 범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피니언은 지난 3월 모바일 AP 기업인 퀄컴(Qualcomm)과 협력해 퀄컴 스냅드래곤 865(Qualcomm Snapdragon 865)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3D ToF 인증용 레퍼런스 디자인을 개발했다.
▲인피니언의 5세대 REAL3 ToF 이미지 센서
전세계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니(Sony) 또한 빠르게 ToF 이미지 센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10월 소니는 벨기에의 ToF 이미지 센서 개발 업체인 소프트키네틱(Softkinetic)을 인수했는데, 이는 소니 게임기(Play Station4)용 VR 솔루션 개발, 글로벌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이미지 센서 사업부의 3D 기술 개발 강화,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3D 시장의 주도권 확보 등을 위함이다. 특히 소니는 듀얼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의 철수를 공식화했는데 이는 ToF 센서 카메라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소니는 2019년 ToF 카메라 모듈이 출시될 때까지 3D 감지 수신기 칩 시장 점유율을 45%로 끌어 올렸다. 소니의 ToF 센서는 삼성의 갤럭시노트10, 갤럭시S20시리즈, 화웨이 메이트30 프로, 오포(Oppo) RI7 프로, 자사의 스마트폰 브랜드 소니 엑스페리아 1 Ⅱ 등에 적용됐다.
소니는 지난 3월 2019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ToF 이미지 센서에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소니 측은 “현재 ToF 센서 실적은 전체 사업 규모 중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작지만,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2020년 이후에 높은 실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모바일 3D 센싱 시장에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파나소닉 등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 전자기술 4월 특집 기사
① 3D 센싱의 핵심, VCSEL과 ToF 센서 시장 생태계
② ToF 센서 탑재된 스마트폰, 어떤 부품 썼나?
③ 소니, 이미징 센서 사업 지난해 어땠나? 올해 사업 계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