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Issue] 소재·부품·장비 강화 1년간의 기록Ⅳ - 첨단 제조강국을 앞당길 차세대 소재·부품·장비

2020.12.10 11:45:38

[헬로티]

 

지난 2019년 7월 1일,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국내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분야에 대한 새로운 국면을 가져왔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올해 7월, 지난 1년간의 일정을 공개하며, 국내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과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 

 

자료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핵심품목 공급 안정화

 

정부는 일본의 직접적인 수출규제 대상인 3대 품목 보급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생산 확대, 미국·중국·유럽 등지로 수입처 다변화, 해외투자 유치 등 다각적 방안을 총동원해 안정화를 이뤘다. 

 

불화수소가스는 SK머티리얼즈가 순도 5나인급 양산에 성공했고, 불산액은 솔브레인이 12나인급 생산능력을 두 배 늘렸으며, 중국 등으로부터 제품을 수입해 테스트를 거친 후 생산에 투입했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유럽산 제품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기업인 듀폰으로부터 2천8백만 달러 규모의 생산시설 투자를 유치해 올해 양산을 시작하는 등 국내 공급 기반을 확보했다. 

 

불화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SKC에서 자체기술을 확보해 국내 수요기업과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해외로 수출하는 등 국내 공급능력을 대폭 확충했다. 

 

한편, 국내 산업의 공급망 역할을 하는 100대 핵심품목도 전반적으로 대외 의존도를 완화했다. 우선 기업별 재고를 1년 전에 비해 2, 3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중 70여 개 품목은 미국·유럽산 제품을 집중 테스트해 대체수입처를 마련했다. 

 

50여개 품목은 국내 생산역량을 대폭 확충했다. 정부는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수출규제 직후인 2019년 8월 추가경정예산 2천732억 원을 편성해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지원과 함께 개발한 품목을 수요기업의 생산라인에서 테스트하는 양산평가를 지원함으로써 사업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올해도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에 정부 재원 2.1조 원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급 안정화(출처 : 산업부)

 

▲자체 기술 확보(출처 : 산업부)

 

연대와 협력으로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

 

기업과 정부부처, 민간은 협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그간 소부장 산업 발전의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수요기업과 국내 공급기업 간 협력 부족이었다. 이는 국내 수요기업이 품질이 검증된 수입산 소부장을 수입해 사용하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국내 공급기업과 협력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국내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공동 기술 개발, 양산 테스트 등 211개의 협력 사업이 결성돼 추진 중이다. 

 

특히 경쟁력위원회에서 승인받은 17개 협력모델은 밸류체인으로 연결된 다양한 주체들이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 주기에 걸쳐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모델이다. 정부는 개별부처가 아닌 범부처가 협업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R&D·자금·규제특례 등을 패키지로 집중 지원하고 있다. 

 

▲협력모델 승인 현황(출처 : 산업부)

 

소부장 업체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일본에 의존하던 핵심품목을 대신해 미국, 중국, 유럽산 제품을 수입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테스트가 완료된 제품은 바로 생산 공정에 투입했다. 

 

또한, 국내에 공장을 신·증설해 국내 공급역량을 대폭 확충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부는 범부처가 협력해 우리 기업의 발 빠른 대응을 밀착 지원했다. 

 

우선 신속한 공장 신·증설을 위해 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기간을 75일에서 30일로 대폭 단축하고, 특별연장근로 허가 등 환경과 노동 분야 규제 완화로 기업의 생산과 연구 활동을 적극 지원했다. 

 

또한, 우리 기업이 소부장 수급에 어려움이 없도록 24시간 신속통관을 지원했고, 보세구역 내 저장기간 연장으로 재고 확충을 도왔다. 

 

이러한 정부 기업 지원의 중심에는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가 있었다. 지원센터 실적은 기업 애로, 화학 인허가, 패스트트랙 지원 9개사, 특별연장근로 1천496명, 금융 지원은 3.8조 원에 달한다.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 지원 실적(2020년 5월말, 출처 산업부)

 

GVC의 재편 움직임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확산 등 최근 글로벌 환경은 우리 경제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혹독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경제, 문화, 산업 등 우리 생활 전반을 이전의 세계와 전혀 다른 ‘뉴 노멀’ 시대로 변화시키고 있다. 

 

각국과 기업은 위험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 부업구조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자국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지역으로 글로벌 기업의 생산거점 전환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으며, 이를 유치하기 위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지원 경쟁도 치열하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중간재 교역과 글로벌 가치사슬 지형의 재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증유의 위기로 대변되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지각변동 속에서 기존 생존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기존 경로의존성을 탈피하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첨단산업으로의 전환, 경쟁력 있는 소부장 산업의 확보야말로 모든 국가가 달성하고자 하는 글로벌 가치사슬 강화의 핵심이다. 

 

정부 역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강한 제조업, 강한 소재·부품·장비 산업 구축을 위한 노력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기술과 시장을 선도하는 첨단산업의 중심국가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및 무역분쟁 재점화 등 기존 GVC 재편 움직임 대두(출처 : 산업부)

 

▲주요국 GVC 참여율(출처 : 산업부)

 

소재부품장비 2.0, 위기를 기회로

 

정부는 먼저 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해외 진출 국내기업을 국내로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느끼도록 보조금, 입지·규제특례, 세제 등 다각적인 맞춤형 지원책을 준비 중이다. 

 

공동 연구개발 확대 등 글로벌 기술과 인력에 문호를 개방해 첨단 기술의 전문가를 확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해외기업의 R&D, 제품 설계와 디자인 등 핵심 기능을 국내 대학에 유치하고, 해외 전문인력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을 확충해 국내 정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첨단 소부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전략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부장 기업을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선정해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적극 육성하는 정책도 강화한다. 이에 공급망 전반의 디지털화로 외부 충격에 더욱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기반도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소부장 산업은 성장하고 있다. 지금의 소부장은 더 이상 지난 20년간 선진국을 추격하며 외형적으로만 성장한 산업이 아니다. 

 

기업 간 협력문화를 정착시켜 산업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집중 투자로 핵심기술을 내재화해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소부장을 준비하는 중이다. 지난 1년은 국내 소부장 산업의 위기이자 도약을 위한 기회였다. 위기를 겪으며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는 국내 소부장은 글로벌 첨단 산업 공장으로의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재창 기자 prmo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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