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인터랙트 애널리시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협동로봇의 무게, 가격, 성능 등의 지속적 개선은 글로벌 인력난과 고령화 같은 산업 이슈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유니버설로봇은 업계 표준화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며, UR 시리즈로 지속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어냈다. 국내외 다양한 산업에서 도입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협동로봇 생태계와 기술 협력이 향후 시장 성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력난과 안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유니버설로봇의 전략과 앞으로의 로드맵을 유니버설로봇 코리아 이내형 대표에게 들어봤다.
로봇이 인간의 영역에 파고든 지 약 반세기가 지났다. 이 변화의 시발점이 된 것은 바로 ‘산업용 로봇’이다. 산업용 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에서 인간을 대체하며, 여러 차례의 산업혁명을 경험했다. 특히,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의 핵심으로 인식되며 제조업에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축적해 왔다.
이러한 흐름은 약 10여 년 전부터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로봇의 활동 무대가 점차 확장되면서 촉발된 현상인데, 이 시점부터 로봇은 물류, 서비스, 의료, 농업, 식음료(F&B)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인운반차(AGV), 자율주행로봇(AMR), 서비스 로봇, 드론 등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며 다양화됐다.
이러한 차세대 로봇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 첨단 기술과 융합되며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에서 특히 주목받는 로봇 중 하나가 협동로봇(Cobot)이다. 협동로봇은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로봇’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플랫폼으로, ‘작업자 안전 확보’라는 산업안전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협동로봇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의 전환이 한창이던 2000년대 말 처음 등장하며 신개념 로봇의 탄생을 알렸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산업용 로봇과 비교되거나, 산업용 로봇의 진화 형태로 인식되기도 한다.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에 비해 시스템 전환이 유연하고 직관적이라는 점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에 최적화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펜스 없이 작업자와 협업할 수 있고, 전문지식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간단한 교육만으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코봇의 요람’ 유니버설로봇, 자동화 트렌드 선도
시장조사기관 인터랙트 애널리시스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매출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약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내형 유니버설로봇 코리아 대표이사는 “협동로봇은 최근 무게, 가격, 성능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며 산업용 로봇과의 경쟁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인력난, 고령화, 인건비 상승, 안전 인식 고취 등 글로벌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으로서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력 부족 및 기피 현장이나 생산 역량 고도화를 도모하는 제조·물류 산업에 수많은 도입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협동로봇 솔루션 업체 유니버설로봇은 세계적인 로봇 허브인 덴마크 오덴세의 로봇 산업단지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유니버설로봇은 2008년 12월, 세계 최초의 상용 협동로봇인 ‘UR10’을 선보이며 협동로봇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2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UR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산업 성장과 함께 발전해왔다. 특히 고가반하중, 경량화, 안전성, 정밀성 등에 중점을 두고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현재까지 전 세계 다양한 산업 분야에 약 9만 대의 협동로봇을 공급했다.
지난해 유니버설로봇은 글로벌 연 매출 3억 달러(약 4100억 원)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매출 3억 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역시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최상단을 유지하며 비즈니스를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
유니버설로봇은 협동로봇의 설치부터 관리 및 운용까지 표준을 제시하며, 독자적인 시스템을 통해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자리 잡았다. 2022년에는 가반하중 20kg의 ‘UR20’을 출시하며 UR 시리즈를 최신화했고, 올해는 가반하중 30kg에 달하는 ‘UR30’을 선보이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UR20과 UR30은 기존 시리즈 중 가장 높은 가반하중을 기록하며 기술력의 확장을 증명했다.
이내형 대표이사는 “차세대 UR 시리즈는 가반하중뿐만 아니라 가동 속도, 자유도, 내구성, 무게, 크기, 활용 기능, 정밀성 등을 대폭 개선한 라인업”이라며, “UR20·30을 시작으로 가반하중 3·5·10·16kg의 최신 세대 제품군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UR30은 본체 무게 63.5kg, 최대 작업 반경 1300mm로 픽앤플레이스, 팔레타이징, 머신텐딩, 빈피킹, 조립, 용접 등 기존 협동로봇보다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또한 지난 9월에는 UR20·30 시리즈를 대상으로 ‘로봇팔 종단장치(EOAT)’ 포함 가반하중 5kg을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며, 기존 사용자들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프리미엄 하이엔드로 전면 승부
이내형 대표이사는 “낮은 가격 정책을 필두로 한 중국 협동로봇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수요 기업 입장에서 높은 메리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협동로봇 도입률이 상승하는 긍정적인 배경으로 해당 사례를 꼽았다.
이에 반해 UR 시리즈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걸맞는 ‘성능’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가격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다져왔다. 이러한 전략을 내세워 주로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레퍼런스를 확대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제조, 선박 용접, 전자제품 포장 등 다양한 공정에 유니버설로봇 기체가 배치되고 있다. 이내형 대표는 여기서 도출되는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노하우 축적과 기술 개발을 이어가며 많은 이점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내구성과 유지보수 정책 또한 유니버설로봇 제품이 시장의 선택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UR 시리즈는 고장·불량 이슈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내형 대표는 “다운타임이 발생하는 것만큼 기업에 큰 손실을 야기하는 것은 드물다”며 “UR 시리즈는 다운타임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정교한 디자인 요소를 채택했으며, 지난해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 이력은 한두 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강점에는 커넥터, 드라이브, 모터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 정책이 뒷받침된다.
그는 “평균 가격이 3000만 원을 웃도는 협동로봇이 고장 이슈에 시달리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UR 시리즈는 넉넉하게 내재화된 가반하중이 가장 큰 설계상 특징”이라고 말했다. UR 시리즈의 모든 라인업은 공식 표기 대비 많게는 2.5kg까지 가반하중이 높게 설정돼 있다. 예를 들어 UR10은 실제 가반하중이 12.5kg이다.
아울러 관리 측면에서도 편의성을 제공한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관절 가동 횟수, 고장 현황 등 정보를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간극 벌어진 협동로봇 시장, 경쟁보단 상생 정립이 필요
여러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국내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 곡선이 우상향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인한 투자 확대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다.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이 대표는 “해외에 비해 국내 협동로봇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그는 협동로봇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국내 업계의 높은 잠재력을 돌파구로 제시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2020년 이후 협동로봇을 국내 산업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이 시점부터 협동로봇 시장은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돌입했다.
그렇다면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내형 대표의 로드맵은 무엇일까요? 그는 ‘경쟁’보다는 ‘상생’으로 관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이 확실한 성장 궤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시장이 안정권에 안착하기 전까지 생태계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부품, 시스템통합(SI), 엔지니어링, 유지보수 등 협동로봇 관련 업계가 융화되어 시너지를 발휘하고, 기술적으로 고도화를 이루는 것이 그의 성장 로드맵이다. 이와 함께 이내형 대표는 “협동로봇 활용 및 유지보수 측면에서의 사용자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협동로봇뿐만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엔지니어 인재 육성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니버설로봇은 산업 교육 및 인력 양성을 목표로 본사 차원의 다양한 교육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습 커리큘럼 ‘유니버설로봇 원데이 세미나’, 산학연 기관 대상 공인 인증 교육센터 ‘유니버설로봇 트레이닝 센터’ 등이 해당 정책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유니버설로봇 코리아 또한 해외 사례에서 도출된 레퍼런스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시스템·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노하우를 자체적으로 습득하고 있다.
한편, 유니버설로봇은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폴리스코프 X(PolyScope X)’와 협동로봇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용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툴킷 ‘UR AI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직관적인 엔지니어링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UR AI 액셀러레이터는 미국 반도체·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 ‘엔비디아’와 협력한 솔루션으로, 최근 화두인 ‘AI 기반 협동로봇’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