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서재창 기자 |
영국 정부가 자국 최대 기술 기업인 ARM의 미국 매각과 관련해 반경쟁 측면뿐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네이딘 도리스 영국 디지털·문화부 장관은 16일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2단계 심층 조사를 지시할 예정이다.
도리스 장관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반도체 시장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영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조사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7월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1단계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영국 정부와 계속 협력하겠다. 2단계 조사는 ARM의 발전이 인수합병으로 얼마나 가속될지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데이타임스는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상당히 난감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는 당초 2022년 3월까지 ARM의 인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영국 정부의 검토가 길어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 경쟁 당국도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작년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2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인수가 최종 확정되려면 미국과 영국, 중국, EU 등의 경쟁 당국 승인이 필요하다.
ARM은 애플, 퀄컴, 삼성 등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해온 회사로, 모바일 기기의 95%가 이 회사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퀄컴, 삼성, 아마존, 화웨이 등은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반도체 기술 독점이 초래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