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전자기술 기자 |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 반도체 업계가 경쟁적인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기존 생산시설 확장과 신규 공장 건설 등에 1500억 달러(약 176조4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흐로트라 CEO는 올 회계연도에만 역대 연평균치보다 많은 120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특히 연구개발(R&D)에 3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마이크론이 최대 69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일본 히로시마현에 D램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메흐로트라 CEO는 이어 2030년대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 등 세계 각국 정부와도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공장의 위치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미국 내 여러 곳과 기존 공장이 있는 지역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자사 주력 반도체를 미국이 아닌 대만·일본·싱가포르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는 특히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아시아 국가보다 35∼45% 정도 비용이 더 들어간다면서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 관련 결정이 향후 수년 안에 이뤄져야 하며, 투자계획을 실행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정부 지원에 대한 논의가 신속히 끝나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 확대를 위한 520억 달러가 포함된 정부의 기술 연구개발 지출 확대 법안은 지난 6월 상원을 통과했지만, 아직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 1990년대만 해도 전 세계 반도체의 4분의 3 정도를 생산했으나 현재는 전체의 25%에도 못 미치는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인텔은 미국에 이어 유럽 내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9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TSMC는 일본에 반도체 공장 신축을 발표했으며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스도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한편, 메흐로트라 CEO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3년까지 부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상황이 일부 호전되기 시작했으며 지속해서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