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조상록 기자 |
최근 백악관이 요구한 반도체 기업의 내부정보(공급망 자료) 요구에 대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통상적인 상식으로는 이례적이지만, 미국 정부와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 장관은 10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악관의 반도체 공급망 조사 관련 기업들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가 정당한가"라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변했다.
문 장관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기업은 삼성전자뿐이지만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관련이 있는 사안"이라며 "우리 기업에 불리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대만 TSMC는 고객 보호 등을 위해 미국 정부의 정보 제출 요구를 거절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면서 "기업의 1급 영업비밀을 내놓으라는 미국 정부의 경제주권 침해 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문 장관은 "한미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도체 공급망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면서 "반드시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기업과 우선 협의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도 "미국이 반도체 기밀을 요구하면서 국방물자생산법을 언급한 것은 향후 수급 문제가 생길 경우 반도체 기업을 국유화하는 수준까지 해서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단순히 수출입에 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충돌하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문 장관은 "필요하면 그런 부분(WTO 규정 합치 여부)을 검토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는 9월 23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게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등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병목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알아내고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조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