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준, KSTEC 최적화사업부 전문위원
인공지능, 알고리즘,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를 뒤덮고 있는 요즘이다. 결국 시스템은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일을 도와주는 도구이다. 그리고 도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그 주인이 적절하게 도구를 사용하고 한계와 위험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산업의 전 영역에 걸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데이터 기반의 지능화 시스템은 ‘A이면 B이다’와 같이 확정적인 처리로 이루어진 시스템과는 약간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처리 위주의 시스템에 대한 경험을 주로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도입 시에 겪게 되는 난점들이 있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생산계획 시스템 도입의 예시를 소개하고 이 과정 중에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소개한다.
생산계획 시스템 도입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는 제조업의 경우 고객의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실적을 반영해서 운영하는 생산관리 업무가 필수적이다. 규모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주문관리, 생산기준정보 관리 등 오피스에서 관리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기성 ERP나 인하우스 시스템이 존재하고 이를 생산현장의 운영과 실적을 관리하는 MES 시스템과 연동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전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생산관리 담당자는 현장의 설비, 인력, 자재 등자원의 가용성과 재고 및 작업 실적을 고려해서 고객의 주문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생산현장을 운영하는 일정계획을 세우고 현장에 작업지시를 보내게 되는데 이때 현실적으로 운영 가능한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작업자의 많은 판단이 관여되므로 자동화가 힘든 영역으로 생각되어 왔다.
기존 ERP에서는 일반적으로 개별 생산현장의 자원 가용성을 고려하지 않는 생산계획이나 MRP 정도만을 제공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담당자가 생산현황을 담고 있는 커다란 마스터 엑셀파일을 매달, 매주 혹은 매일 갱신하면서 이메일로 관련자들에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런 생산관리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시스템 도입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있어왔다. 더 나아가서 생산계획 수립 시 자원운영의 효율화를 위해서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있어왔다.
KSTEC에서는 20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된 싱크플랜
APS(Advanced Planning and Scheduling) 솔루션을 통해서 생산계획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APS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도입 및 운영이 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납기지표 개선, 재고 감소, 생산성 향상, 자원(설비, 인력)의 활용도 향상 등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고무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반 시스템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여러 장애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의 전형적인 난점
1.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있더라도 신뢰도를 검증하기 쉽지 않다. 현재 정합성이 맞더라도 신뢰도를 꾸준히 유지하기 쉽지 않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 시 당연히 데이터가 있다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생산계획 시스템의 예를 들자면 설비별 작업소요시간, 제품-설비 할당 가능여부 등 생산계획에 필수적인 데이터가 사용자의 머리속에서만 갱신되는 경우가 많다.
2. 알고리즘을 도입하더라도 변화하는 데이터의 성격에 따라 수정이 필요하다.
업무규칙이 변하면 로직을 정규화해서 시스템에 반영하기는 비교적 쉽다. 그러나 기반이 데이터에 있는 경우에는 알고리즘의 접근방법 자체가 바뀌어야 할 수 있다. 시장 상황의 변화로 대용량 주문의 비중이 줄고 소용량 다품종으로 바뀌게 된다고 해서 주문입력 시스템이 바뀔 필요는 없지만,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알고리즘에는 변경이 필요할 수 있다.
3. 성능과 사용성에 관한 트레이트오프가 발생한다.
대량 데이터를 다루는 시스템에 있어서 사용자가 결과를 볼 때까지의 시간이 사용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다. 야간 자동 실행 때는 문제가 없지만 특히 사용자가 결과를 보고 수정 후 재실행하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의 경우가 그렇다. 이 경우 일부 정밀도나 결과의 품질과 타협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시 고려할 점
1. 데이터 측면
데이터는 모든 것의 시작점이다. 적절하게 현행화 되어 있는 데이터가 신뢰도를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 의사결정시스템의 결과물에 대한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를 자동으로 갱신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데이터를 갱신하는 부분에 있어서 사용자의 노력에 의지하는 부분을 최소화해야 한다.
2. 인력 측면
업무 및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업무를 약간 이해하는 뛰어난 분석가가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무담당자가 도구를 활용해서 꾸준히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회적으로 구축하고 사장되는 시스템이 되지 않으려면 실무담당자나 데이터/IT 관련 인력이 데이터의 변경을 관찰하고 개선해야 시스템의 활용성이 유지될 것이다.
3. 프로세스 측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은 확정 결과가 아니라 확률적으로 모호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는 시스템이 생성하는 결과가 100% 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완전무결한 답이 아닌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생각한다면 동일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품질을 개선하는 것보다 사용성을 개선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사람이 효과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시스템 결과를 반영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위에 나열된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APS 솔루션을 도입하고 최적화 및 인공지능 프로젝트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업체와 함께 한계와 위험을 적절히 이해한다면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