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든 재택근무 문화, 접종 후에도 이어질까?

2021.06.28 15:47:24

헬로티 서재창 기자 |

 

재택근무 확대로 관리자 몇몇이 나와 자리를 지키는 적막한 대기업 사무실에 직원들이 일부 복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30%에 육박하고 다음달 수도권에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적용되면서 주요 기업이 재택근무 축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백신 접종자에게 해외출장을 허용하고 사내 헬스장을 개방하는 등 '백신 인센티브' 도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활발한 분위기를 찾아가는 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최근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굳이 리스크를 키우지 않겠다는 기업도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기업들의 근무 형태에 대한 고민도 깊어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유연근무제 확대 등 시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방역 당국과 지자체의 거리두기 완화가 예고됨에 따라 일부 대기업이 다음달부터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정상 근무 비중을 확대한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내달 1일부터 연구개발직을 포함한 사무직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40%에서 20% 이상으로 완화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작년 3월 재택근무를 시작한 LG전자는 작년 11월 재택근무 비중을 70%까지 늘리기도 했으나 확진자 추세에 따라 재택근무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LG전자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발표하는 기준에 맞춰 수시로 사내 지침을 조정해왔다"며 "내달 1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반영해 재택근무 비중을 더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도 현재 절반이 재택근무에 들어간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다음달부터 재택근무 비중을 30%로 축소한다.


이 회사는 매주 코로나 확산 추세를 보면서 재택근무 비율을 조정하고 있는데, 일단 내달 9일까지 30% 수준으로 재택근무 비율을 유지하고 확산세가 꺾이면 추가로 비중 축소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40% 수준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20∼30% 수준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도 방역 당국의 지침 변화에 따라 재택근무 비중 완화를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재택근무 등 지침을 다소 유연하게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방침에는 변화가 없지만, 1년 넘게 지속된 재택근무 방식에 피로감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출근하는 직원들도 있다.

   

두산그룹은 아직 재택근무를 해제하지 않고 직원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최근에는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과장급 직원은 "사무직의 현장은 사무실이다. 아무래도 집에서 일하는 것보다 출근하면 인적 교류도 잦고 업무 효율성이 높은 것 같아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1주일에 2~3번은 사무실로 나간다"고 말했다. 


한편,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백신 인센티브'로 사내 헬스장 등 시설을 개방하고 대면 교육을 확대하는 곳도 늘고 있다. 두산그룹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나면 사내 휘트니스센터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도 경기 이천공장 내 헬스장, 탁구장 등 실내체육시설을 재개장했다. 인원 제한을 두고 문을 연 것이지만, 폐쇄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10인 이내 대면 교육도 다시 시행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집합교육 제한 인원을 기존 20명에서 50명으로 완화했다. LG화학은 단체행사·집합교육은 30인 이하, 대면회의는 10인 이하, 중식 포함 식사는 4인 이하 원칙을 지키고 있는데, 최근 방역 당국의 지침 변화에 따라 완화를 검토할 방침이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고 한국이 방역 모범국으로 인정받으면서 회사 안팎으로 그동안 불가능했던 해외 출장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부터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 국내·외 출장을 허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출장이 필수적인 경우 별도의 협의를 거쳐 출장 여부를 결정했으나 사실상 해외 출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산그룹은 1차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나면 국내 출장을 허용하고,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하면 해외 출장까지 허가한다.

   

LG전자도 내달부터 국내외 출장을 허용할 계획이다. 임원급 조직책임자의 승인이 있으면 해외 출장도 가능해진다.

 

한 대기업의 해외사업 부서 관계자는 "해외사업의 경우 중요한 현안을 비대면 회의로 협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파트너와 스킨십을 강화하는 데도 현지 방문은 필수적인데, 이제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과 접점이 많은 금융권 기업의 지점 풍경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가급적 10명 미만으로 제한하던 지점 객장의 대기 고객 수를 곧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로 출근하는 직원이 늘어나더라도 '방역의 벽'은 여전히 높게 유지한다는 게 기업들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내달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이후에도 기존 사내 방역수칙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출장이나 회식, 집합교육 등 감염 위험성이 있는 임직원 활동을 자제하는 기존 지침을 유지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빠르고 거리두기 완화 이후 신규 감염자 수 증가 우려 등을 고려해 기존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도 회식과 재택근무 등의 기본적인 방역과 관련해서는 현행 지침을 유지한다. 직원 30∼50%는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회식과 사적 모임 금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재택근무 비율을 낮추는 기업도 고민이 되긴 마찬가지다. 은행도 객장 대기 고객 수 완화 조치와는 별개로, 직원들의 사적 모임과 회식, 회의, 연수 등은 현재의 엄격한 제한을 유지할 계획이다.

   

IT·통신기업들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정된다고 해서 당장의 근무나 방역 지침에 변동을 주지는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로 급속히 확산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앞으로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확대한 재택근무 및 거점 사무실을 활용한 탄력적 업무 제도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도 업무 체제 원상 복귀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발 빠르게 원격근무 체제를 도입해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LG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집이나 도서관 등 회사 밖 공간에서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근무하도록 하는 '리모트 워크' 근무제를 시범 도입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제도를 유지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 ICT 부문은 지난해 9월부터 주 3회 내에서 재택근무나 거점 오피스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도입한 '스마트워크 체제'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구성원들이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설계하는 '선택근무제도'와 근무 좌석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자율좌석제' 등 스마트워크 체제를 유지한다.

   

1년 넘게 재택근무를 시행해 본 기업들이 직원 개성에 맞는 자율적인 근무 방식을 보장하는 것이 오히려 업무 효율성 면에서도 낫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의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도입이 활성화됐고 연착륙했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재창 기자 eled@hell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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