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서재창 기자 |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 지으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쟁 업체들은 물류센터 확충 등을 통한 배송 서비스 강화와 차별화한 콘텐츠 제공 등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인 네이버는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물류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최근 축구장 5개 크기의 온라인 주문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했다. 이어 8월에는 냉장, 냉동 등 저온 보관 상품에 특화한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은 이들 센터를 이용해 익일 배송을 할 수 있다. 배송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다. 특히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가 운영되면 신선식품 배송도 강화할 수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네이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상품 정기 구독과 생필품·신선식품 무료 및 익일 배송 서비스를 올해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추가 서비스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물류센터 추가 건립으로 '로켓배송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매달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밝힌 투자 규모만 1조 원이 넘는다. 이는 상장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 45억5000 만달러(약 5조1678억 원)의 20% 수준이다.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의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유료회원인 '로켓와우'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만큼 독점 콘텐츠를 통해 유료회원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올해 11월에는 독점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며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라 당분간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사태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하반기 11번가 내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금도 일부 아마존 상품은 해외 직접구매가 가능하지만 국내 사이트를 통해 더 편리하게 사게 되는 만큼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1천여개 상품을 대상으로 평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해 주는 '오늘주문 내일도착'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당일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고 점차 상품과 지역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와 경쟁했던 롯데는 인수·합병 가능성도 계속 열어놓되 일단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의 사업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선식품과 명품, 패션·뷰티, 가전 등 롯데온 내 주요 카테고리를 전문 온라인 쇼핑몰 수준으로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내달 1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VCM을 열 예정이다. 이커머스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7월 중순께 열리는 하반기 VCM은 롯데지주와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사업부문(BU) 임원, 계열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일정이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좀 더 빠른 경영상 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라이벌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감에 따라 대응 경영 전략을 서둘러 짜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VCM 전날인 30일에는 신 회장과 BU 부문장, 일부 경영진이 참석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 시장 후발주자인 카카오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는 9월 1일 이커머스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와 합병하며 쇼핑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톡에서 '쇼핑'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탭을 배치하고 라이브커머스도 강화하고 있다. 7월에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과 합병하며 패션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