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중소기업 대경산전과 공동 연구를 통해 ‘ESS(Energy Storage System) 미세 아크 감지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시스템은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미세 아크(Arc, 전자 불꽃)를 사전에 감지해 전원을 차단함으로써, 대형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ESS는 수많은 배터리와 커넥터 등이 결합돼 만들어 진다. 때문에 하나의 배터리에서 작은 불꽃인 미세 아크가 발생하면 다른 배터리로 옮겨 붙으면서 대형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ESS를 생산하는 대경산전은 미세 아크 발생 원인에 주목했다. 배터리를 연결하는 커넥터 체결부가 헐거워지면서 에너지 전달 효율이 감소하고, 결국 과부화로 인해 미세 아크가 발생하고 화재로 이어진다고 봤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배터리와 커넥터 사이에 완충부를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배터리 커넥터의 소재는 ‘동’이었고, 완충부의 소재는 ‘알루미늄’으로 두 ‘이종소재간의 접합’ 문제가 과제로 남았다.
▲배터리 커넥터(왼쪽)와 피라미드 엠보싱 구조의 뚜껑(오른쪽)의 내부모습
이와 함께 미세 아크 신호의 포집률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트레이 상단 안쪽을 피라미드 엠보싱 형태로 제작했다. 미세 아크의 빛 반사를 통해 센서까지의 도달률을 높이기 위한 설계다. 피라미드 엠보싱 구조는 어느 배터리에서 미세 아크가 발생하든 빛 반사를 통해 단 1개의 센서만으로도 미세 아크 신호를 80%이상 포집할 수 있다. 다량의 센서를 달지 않아도 된다.
이를 위해 소재는 자외선 반사율이 90%이상인 알루미늄을 선택했다. 하지만 일반 프레스 성형으로는 피라미드 엠보싱의 뾰족한 부분이 찢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알루미늄 ‘난(難)성형’이 제작의 걸림돌이 됐다.
생기원 탄소소재응용연구그룹 심지연 박사는 소재와 소재가 200m/s이상의 고속에서 충돌하면, 순간 소재가 유체처럼 변하면서 강하게 접합되는 원리를 이용해, 이종소재인 배터리 케넥터(동)-완충부(알루미늄)의 접합문제를 해결했다.
대경산전은 생기원과의 협업을 통해 회사의 신성장동력인 ESS시스템에 안정성을 더할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상용화를 위한 실증테스트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대경산전 김경호 연구소장은 “중소기업에서 성형·접합에 새로운 인력이나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생기원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꿔줬고, 기업이 채우기 어려운 공백을 채워주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