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미 연방정부와 주(州) 정부로부터 연이어 독점 혐의로 소송을 당한 배후에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보이지 않은 손'이 있다고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실제 오라클의 로비 업무를 이끌어온 켄 글릭에 따르면 오라클은 수년간 미 워싱턴DC와 30개 이상 주, 유럽연합(EU), 호주 등에서 당국자를 상대로 구글의 검색과 광고 사업을 규제하도록 설득해왔다.
특히 최근 반독점 소송에 참여한 주 정부 관료들에게 구글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어떻게 추적하는지를 설명한 자료인 '블랙박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켄 글릭은 이번 소송에 대해 "더 이상 기쁠 수 없다"며 그동안의 역할을 숨기지 않았다.
글릭은 애리조나주가 구글의 개인정보 침해 사례를 수사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글이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이들의 개인정보로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주 정부에 보내기도 했다.
그 뒤 애리조나주는 구글이 사용자의 충분한 인지나 동의 없이 맞춤형 광고를 위해 위치 정보를 수집했다며 지난 5월 소송을 제기했다.
오라클과 구글 간 적대 관계는 오라클이 2010년 자사 자바(JAVA) 프로그래밍 언어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소송에서 1심은 구글이 이겼으나 항소심은 오라클이 승소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내년 7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은 경쟁사의 비리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거나 불리한 내용의 보고서를 유포하는 등 경쟁사를 압박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자사에 유리한 정책이 나오도록 정부와의 연줄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올해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업체 틱톡 인수전에서도 이런 역량이 발휘됐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매각을 압박하는 가운데 애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막판에는 오라클이 인수 협상자로 선정됐다.
오라클의 최대 주주인 래리 엘리슨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보기 드문 친(親)트럼프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매각 논의가 본격화되던 8월 "오라클은 훌륭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소유주도 대단한 사람이다. 오라클은 확실히 틱톡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라클을 지지하는 듯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