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GaN 기술 개발 어디까지 왔나?

2020.07.23 16:15:08

[헬로티=이나리 기자]


지난 10년 동안 GaN(질화갈륨 나이트라이드) 전력 시장은 대부분 고주파 스위칭을 제공하는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에서 주도되고 있었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GaN 전력 반도체의 상황은 변하고 있다. 


GaN은 이제 메인스트림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에 진입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또 5G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기지국에 GaN 기반 RF(Radio Frequency) 칩의 사용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반도체 업체들의 GaN 기반 반도체 기술 개발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GaN 관련 최신 반도체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인피니언, 질화갈륨 나이트라이드 전력 솔루션 양산 시작

인피니언은 2018년 11월부터 GaN 솔루션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CoolGaN 600V e-mode(enhancement mode) HEMT와 GaN EiceDRIVER 게이트 드라이버 IC를 출시함으로서, 인피니언은 실리콘(Si), 실리콘 카바이드(SiC), GaN에 걸쳐서 모든 전력 기술을 제공하는 반도체 업체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에 힘입어 인피니언은 지난해 10월 산업용 CoolGaN 제품 2종을 출시했다. CoolGaN 400V 제품 (IGT40R070D1 E8220)은 프리미엄 하이파이 (HiFi) 오디오 시스템에 적합하다. 기존에는 부피가 큰 선형 증폭기나 튜브 증폭기를 사용했으나, 이제 Class D 출력 스테이지에 CoolGaN 400V 스위치를 사용하여 오디오 사용자들에게 탁월한 청음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CoolGaN 600V 산업용 제품 (IGLD60R190D1)을 사용하면 저전력 SMPS나 텔레콤 정류기 같은 저전력 및 중간전력 애플리케이션의 가격대 성능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인피니언 측은 “이상적인 Class D 오디오 증폭기의 왜곡은 0%이고 효율은 100%여야 한다. 인피니언의 CoolGaN은 바디 다이오드의 역 복구 전하가 0이고 입력 및 출력 커패시턴스가 매우 낮고 선형적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인피니언의 CoolGaN 600V e-Mode HEMT


NXP, RF 에너지용 GaN 트랜지스터 발표

NXP반도체는 2019년 6월 갈륨나이트라이드온실리콘(GaN-on-SiC)을 사용한 RF 에너지용 RF 파워 트랜지스터 ‘MRF24G300HS’를 발표했다. 2.45GHz 마그네트론은 전자레인지에서 고출력 용접 기계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및 산업 분야에서 50년 넘게 널리 사용되어 왔다. MRF24G300HS는 GaN의 높은 효율을 활용해 2.45GHz에서 대부분의 마그네트론의 효율을 능가하고, 실리콘(SiC)의 높은 열전도는 연속파(CW) 작동을 보장해 준다. 


MRF24G300HS는 330W 연속파, 50V GaN-on-SiC 트랜지스터로, 2.45GHz에서 최신 LDMOS(Laterally Diffused Metal Oxide Semiconductor) 기술보다 5포인트 높은 73%의 배수 효율을 보였다. GaN의 높은 전력 밀도를 통해 장치는 작은 설치 공간에서 높은 출력 전력에 도달할 수 있다. 


GaN 기술은 본질적으로 고출력 임피던스를 가지고 있어 LDMOS에 비해 광대역 매칭이 가능하다. 따라서 설계 시간이 단축되고 제조 라인의 일관성이 보장되므로 수동 튜닝의 필요성이 사라진다. MRF24G300HS RF 트랜지스터의 단순화된 게이트 바이어스는 GaN 장치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복잡한 파워업 시퀀스의 또 다른 단계를 제거한다.


폴 하트(Paul Hart) NXP 무선 파워 솔루션(Radio Power Solutions)의 수석 부사장 및 총괄은 “RF 에너지용 GaN-on-SiC이 등장하기 전까지 솔리드 스테이트((Solid-state) 기기는 기존 마그네트론 성능 표준을 충족하기에는 효율성이 부족했다”며 “스마트 컨트롤과 낮은 유지 보수, 반도체 활용을 통한 사용 편의성 확보는 향후 스마트 쿠킹이나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가열 기기 개발 등 신세계를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랜스폼, 4세대 GaN 플랫폼 전력 FET 발표

트랜스폼은 일찌감치 GaN 반도체 기술 개발에 나선 대표적인 업체 중 하나다. 지난 4월에 트랜스폼은 발표한 4세대 GaN 플랫폼 SuperGaN 전력 FET을 발표했다. 트랜스폼의 공학기술 팀은 이전 제품의 생산 램프(ramp)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성능 향상과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4세대 제품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JEDEC인증 받은 SuperGaN 디바이스는 PQFN88패키지로 패킹한 240 mΩ 650 V GaN FET(전기장효과 트랜지스터)인 TP65H300G4LSG이다. 두 번째 SuperGaN디바이스는 TO-247패키지로 패킹한 35 mΩ 650 V GaN FET인 TP65H035G4WS이다. 적용 대상 애플리케이션은 어댑터, 서버, 통신, 광범위한 산업, 재생 제품 등이다. 시스템 설계자들은 트랜스폼의 4kW 브리지리스 토템폴(bridgeless totem pole) 교류-직류(AC-DC) 평가 보드인TDTTP4000W066C키트에서 기술을 평가할 수 있다.


▲트래스폼의 4세대 GaN 플랫폼 SuperGaN 전력 FET


TI, 각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GaN 전력 드라이버 

텍사트인스트루먼트(이하 TI)는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소자들보다 높은 효율, 전력 밀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GaN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TI의 LMG1210은 50MHz 하프 브리지 드라이버로, 최대 200V 증가 모드 GaN FET과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높은 성능과 고효율 작동에 맞게 개발돼 10ns 초저 전파 지연 시간을 제공하므로 기존 실리콘 하프 브리지 드라이버보다 빠르게 작동한다. 또한 1pF의 낮은 스위치 노드 정전용량과 함께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불감 시간 제어 기능을 갖췄다. 


TI의 LMG1210 FET 드라이버는 고속 DC/DC 변환기, 모터 제어, 클래스-D 오디오 증폭기, 클래스-E 무선 충전, RF 엔벨로프 추적, 기타 전력 변환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이에 앞서 TI는 600V, 70mΩ, GaN 소재의 전력단 LMG3410R070을 2018년에 출시했다. TI LMG3410R070 GaN 전력단은 게이트 드라이버가 집적됐고 실리콘 MOSFET 및 IGBT(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보다 스위치 손실이 80% 감소된 성능이 특징이다. 이 장치는 공통 소스 유도용량이 0이며,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슬루율 25~100V/ns, MHz 작동 시 전파 지연 시간이 20ns이다. 


150V/ns 이상의 슬루율 내성으로 과전류 보호, 과온도 보호, 과도적 과전압 내성뿐만 아니라 모든 공급 레일에서 과전압 차단 보호 같은 기능도 제공한다. LMG3410R070 IC는 멀티 레벨 변환기, 태양광 인버터, 고전압 배터리 충전기, UPS(무정전전원장치)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소자다.


국내에서도 GaN 반도체 기술 개발 성과 이어져 


ETRI, 200와트급 GaN 전력소자 개발 성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19년 12월 군사용 레이더 및 이동통신 기지국에 주로 쓰이는 ‘S-대역 200와트(W)급 GaN(질화갈륨) 전력 소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ETRI가 소자 설계부터 공정은 물론, 측정 및 패키징까지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은 관련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이 얼마 없어 군수, 방산, 민간업계에서는 그간 전량 외산 장비를 수입해 사용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이 전력반도체 및 집적회로 등에 대해 수출 규제로 대응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S-대역이란 4GHz 주파수 대역을 의미한다. 해당 주파수는 주로 레이더 장비와 같은 곳에 많이 사용하며 민간에서는 5G 이동통신,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통신 등에 활용된다. 레이더 장비는 장거리 표적을 탐지하는 핵심 기술로 정밀한 탐지 및 추적 성능을 위해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기존 장비 전력을 제어하는 부품으로 진공관이 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수명이 짧고 진공관, 질화갈륨 전력소자, 발전기 등 큰 부속 장비가 필요해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또 실리콘, 탄화규소 등 다른 물질 활용시 전력 소자는 충분한 출력을 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가 질화갈륨(GaN) 전력 소자 기술 개발이다. 


ETRI 강동민 RF/전력부품연구실장은 “지난 4년간 노력 끝에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 미국 Wolfspeed사, Qorvo사, 일본 Sumitomo사 등과 대등한 성능을 나타내는 S-대역 200와트 전력소자 칩을 개발했고, 한 개의 0.78mm x 26mm 크기의 전력소자 칩을 패키징하여 성능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본 기술은 150W급 이상 높은 시스템 출력을 필요로 하는 레이더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용 고출력 레이더 뿐 아니라 민간 선박, 위성 통신 레이더에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고출력 전력소자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 선박용 및 차량용 레이더, 위성통신 등 활용범위도 넓다”고 덧붙였다.  


▲ETRI 연구진이 질화갈륨 전력소자 칩의 제작공정 중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있는 모습


아이브이웍스, ‘5G 통신 위한’ 6인치 GaN on SiC 에피웨이퍼 개발

시스템 반도체 소재 전문 기업 아이브이웍스가 국내 최초로 6인치 GaN(질화갈륨) on SiC(실리콘 카바이드) 에피웨이퍼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지난 7월 3일 밝혔다. GaN on SiC 에피웨이퍼는 5G 통신장비의 신호증폭기로 사용되는 ‘GaN 트랜지스터’의 핵심 원재료다. 아이브이웍스는 2년 전 국내 최초로 4인치 GaN on SiC 생산을 시작하고 이번에 6인치 GaN on SiC 국산화에 연달아 성공했다.


GaN 트랜지스터는 고효율, 고출력, 고주파 특성으로 28GHz 5G 통신장비에 필수로 적용된다.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는 28GHz 5G가 상용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도 상용화가 진행 중이라 GaN 트랜지스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4인치 GaN on SiC는 좁은 면적 때문에 한 공정에서 생산 가능한 칩 개수가 적다. 이는 제품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이번 6인치 GaN on SiC는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칩 생산이 가능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브이웍스(IVWorks)가 국내최초 국산화에 성공한 6인치 GaN on SiC 에피웨이퍼


아이브이웍스 노영균 대표는 “GaN on SiC 에피웨이퍼는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알려진 28GHz 5G 통신장비에 필수로 사용되는 핵심소재”며 “5G 통신 기술 관련 반도체 소재를 수출규제로 전략화하고 있는 소재 강국들 사이에서 자체 기술로 소재 독립을 이뤄낸 성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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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기자 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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