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GaN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 인수합병 또는 기술협력

2020.07.23 15:59:19

[헬로티=이나리 기자]


질화갈륨(GaN) 반도체가 몇년 전부터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자로 떠오르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질화갈륨(GaN) 반도체는 전력 시스템 설계의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체계의 공정 기술로 꼽힌다. GaN은 더 높은 주파수에서 더 높은 효율로 전력을 처리할 수 있고, 실리콘 부품과 비교해서 동일한 전력을 제공하면서 절반의 공간으로 손실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분야의 RF에서도 GaN 반도체의 수요가 높다. 5G 셀룰러 네트워크의 본격적인 출범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더 높은 전력으로 구동되는 고주파 장비들을 구축해야 한다.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셀 타워 장비의 크기를 늘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GaN의 전력 밀도는 큰 이점을 가진다. 


▲GaN은 실리콘 부품과 비교해서 동일한 전력을 제공하면서 절반의 공간으로 손실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사진 자료: TI)


그러나 GaN과 같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높은 R&D 비용과 함께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반도체 기업들은 개발 기간을 효율적으로 단축하기 위해서 기술협력과 인수합병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2014년 8월 인피니언은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GaN 기술을 보유한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R)를 30억 달러(약 3조24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인피니언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다. 또 인피니언은 ‘콜드 스프릿(Cold Split)’ 기술을 개발한 시텍트라(Siltectra)를 2018년 11월 인수를 결정했다. 이 기술로 SiC 웨이퍼를 절단해 하나의 웨이퍼에서 칩 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인피니언은 GaN 기술을 보유한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R)를 인수했다. 인피니언의 아룬자이 미탈 경영이사회 위원, 라인하드 플로스 CEO, 도미니크 아삼 CFO(왼쪽부터)

    

일본 반도체 기업 로옴(ROHM)은 2018년 6월 전력반도체 업체인 GaN시스템과 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GaN 전력 디바이스 사업을 시작했다. GaN시스템은 트랜지스터, 로옴은 전자부품 설계·제조 기술을 제공하기로 협약했으며, 우선적으로 GaN 시장에서 가장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인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연구개발(R&D)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서 로옴은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용 구동 분야 기업인 리드라이브테크놀로지(Leadrive Technology)와 2017년부터 협력관계를 맺고 SiC 파워 디바이스를 탑재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을 교류해 왔다. 이를 발판으로 양사는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의 자유무역시험구 임항신구에 ‘SiC 기술 공동 연구소’를 개설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로옴의 SiC MOSFET 베어 칩 및 절연 게이트 드라이버를 활용한 차량용 파워 모듈, 인버터 개발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다.   


▲로옴과 리드라이브는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 ‘SiC 기술 공동 연구소’를 개설했다. 제막식에서 악수하는 리드라이브 이사장 겸 총경리 센 지에(Shen Jie) 박사 (우측), 로옴 신야 쿠보타(Shinya Kubota) 이사(좌측)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이하 ST)는 GaN 전력 반도체뿐 아니라 GaN RF 반도체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업체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2월 ST는 RF 애플리케이션용 GaN-on-Silicon 개발을 위해 마콤(MACOM)과 협력했다. 마콤의 경우 다양한 RF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되고, ST의 경우 이동통신 분야 외의 시장에서 사용된다. 양사 모두 GaN을 사용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구조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마다 다른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연이어 2018년 10월 ST는 프랑스 원자력청(CEA) 산하 전자정보기술연구소 레티(이하 CEA-Leti)와 파워 스위칭 디바이스용 GaN-on-Silicon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ST 또한 전력 GaN-on-Si 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를 위한 온-보드 충전기, 무선 충전, 서버 애플리케이션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양사의 협업은 200mm 웨이퍼 상에서 첨단 GaN-on-Si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ST는 레티와 함께 IRT 나노일렉의 프레임워크 내에서 레티의 200mm R&D 라인을 이용해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19년에 엔지니어링 샘플을 검증했다. 또 레티와 ST는 고전력-밀도의 파워 모듈 조립시 디바이스 패키징을 개선해주는 첨단 기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2020년 3월 ST는 프랑스의 GaN 기업인 엑사간(Exagan)의 최대 지분을 인수했다. ST는 엑사간의 GaN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자동차, 산업, 컨슈머 애플리케이션에 맞는 전력 GaN 전력 디바이스 비즈니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ST의 사장 겸 CEO인 장 마크 쉐리(Jean-Marc Chery)는 “ST는 실리콘 카바이드 분야에서 강력한 모멘텀을 구축해 왔다. 이제 잠재력이 뛰어난 또 다른 복합재인 질화갈륨 분야로 확장하면서 자동차, 산업, 컨슈머 시장에 걸쳐 고객들이 GaN 기반 전력 제품의 채택을 가속화하도록 이끌고 있다”며, “현재 프랑스 투르(Tours)에서 진행 중인 CEA-Leti와의 GaN/Si 헤테로 에피택시(hetero-epitaxy) 공정 개발사업과 더불어 최근 발표된 TSMC와의 협업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나로그디바이스(ADI)도 2017년 원트리마이크로디바이스(OneTree Microdevices)를 인수함으로써 GaAs 및 GaN RF 증폭기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그 당시 그렉 헨더슨(Greg Henderson) ADI RF 및 마이크로파 사업부 부사장은 “원트리의 GaN 기술을 ADI가 보유한 인프라, 방위산업 및 계측 장치 분야용 고성능, RF 및 마이크로파 시그널 체인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대시키겠다”고 말했다. 


▲GaN RF 시장 생태계(자료: Yole Developpemet)  


GaN 반도체 기업 트랜스폼(Transphorm)은 반도체 업계에서 협력과 관련해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2014년 온세미컨덕터는 트랜스폼과 GaN 기반 전력 시스템 솔루션 개발을 위해 파트너쉽을 구축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600V GaN 트랜지스터 기반 솔루션은 통신, 서버 시장에서 200와트(W)에서 1000W에 달하는 소형 파워 서플라이와 어댑터용 고출력 밀도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되고 있다. 


마이크로칩(Microchip) 또한 트랜스폼과 파트너쉽을 지난 4월에 발표했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4세대 GaN 기술이 접목된 트랜스폼의 4kW AC-DC 변환 토템 폴(Totem pole) 기반의 브릿지리스 PFC(power factor correction, 역률보상) 평가 보드에 마이크로칩의 dsPIC33CK 디지털 신호 컨트롤러 보드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나리 기자 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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