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KIST 책임연구원_상용화 가능한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 개발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2019.02.07 17:55:03

[첨단 헬로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의 2월 수상자가 결정됐다. 이번 수상은 연료전지 연구자인 이종호 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책임연구원에게 돌아갔다. 상용화가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면적 고성능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PCFC)를 개발한 공로로 2월 과학기술인상의 주인공이 된 이 책임연구원은 20여 년간 매진해온 연료전지 연구에 계속 정진할 뜻을 밝혔다.

 

 

▲ 이종호 KIST 책임연구원 <출처 : KIST>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연료전지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발맞춰 에너지 전환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미래 에너지 문제와 환경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연료전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료전지는 전기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을 역이용해 수소와 산소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는 에너지 장치다.


연료전지는 중간에 발전기와 같은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와 산소의 반응에 의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발전 효율이 높다. 또, 발전 장치의 규모가 크지 않아 소규모로 여러 곳에 설치할 수 있어 송전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사용 원료가 고갈될 염려도 없고, 전기를 생산한 후 발생하는 물질이 오염 물질이 아닌 물 뿐이라 공해도 일으키지 않는다.

연료전지는 처음 자동차나 인공위성 등 이동용 장치의 독립 전원으로 개발돼 사용됐다.

 

최근에는 대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대형 시스템을 계속 개발 중이다. KIST 이종호 책임연구원은 상용화가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면적 고성능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PCFC)를 개발하며, 미래 에너지원의 발전 가능성을 밝게 했다.

 

난제였던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상용화, 그 자물쇠를 풀다

 

세라믹 연료전지는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다른 연료전지보다 발전효율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그중에서도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수소 이온을 전달하는 세라믹 전해질로 구성되어,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 전해질보다 이론적으로 100배 이상 전기전도율이 높은 차세대 연료전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소재 물성으로 인해 박막 전해질-전극 접합체 제작이 어려웠다. 또, 고온 공정 중 급격한 물성 저하가 발생해 오랜 연구개발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가능성이 요원했다.


이종호 책임연구원은 이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이끌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우선, 기존 고온제조공정에서는 전지성분 간 반응으로 인해 프로톤 세라믹 소재의 고유물성이 전지 수준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한계를 깨고자 했다.

 

그는 열처리 과정 중 구성소재 물성의 저하 없이 소결조제와 기판의 추가수축력을 활용해 전해질을 치밀화하는 원리를 세계최초로 확립했다. 또 이를 응용하여 공정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공정기술을 통해 현재까지 아무도 구현해 내지 못했던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대면적화에 성공했다.

 

 

▲ 이종호 박사팀이 프로톤세라믹연료전지의 열처리 과정 중 물성 저하 없이 전해질을 치밀화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확립하고 이를 응용해 공정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사진 : 한국연구재단>

 

경제적인 공정으로 10배 이상의 고출력 이루다


상용화 수준의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스크린 인쇄법, 마이크로파 열처리 등 실제 양산공정에 활용되는 경제적인 공정이 적용됐다.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공정 방법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 결과를 압도하는 10배 이상의 고출력 특성이 나타났다. 또, 저온 동시 열처리를 적용한 덕분에 전해질의 물성이 열화되지 않고, 우수한 전해질-연료극 접합 구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종호 책임연구원의 연구 성과는 그동안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해당 논문은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2018년 8월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저온 전해질-연료극 동시 제작 공정기술은 신규 소재에서도 적용될 수 있으며, 나아가 경제적인 공정으로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추가적인 대면적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상용화와 함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연료 생산 및 저장 분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이종호 박사팀이 프로톤세라믹연료전지의 대면적화에 성공하고 기존 연구실의 실험 결과보다 10배 이상 고출력을 내는 기술에 성공했다. <사진 : 한국연구재단>

 

다음은 이종호 KIST 책임연구원과의 일문일답

 

Q.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소감은 어떠한가.

A. KIST에서 연료전지를 주제로 연구를 수행한 지 20여 년이 지났다. 연구자로서 한 분야의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큰 행운이다. 연료전지는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규모가 큰 연구이다. 팀 연구가 가능한 KIST에서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기에 이러한 결실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의 수상은 한 분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지원해 준 연구팀 선임자분들과 그동안 힘든 과정에서도 같이 동고동락한 동료, 후배 연구자분들 덕분이다. 수상의 영광을 지금도 같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팀 스텝과 학생연구원들께 돌리고 싶다.

 

Q. 연료전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A.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근간인 전자공학이 ‘고체 내에서 전자 이동을 제어하고 응용하는 학문’이라면, 고체이온 공학은 ‘고체 내에서 이온 이동을 제어하고 응용하는 학문’이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고갈 문제로 미래에너지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중에서도 친환경발전이나 친환경 자동차기술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연료전지와 배터리기술 등이 모두 이온의 이동 현상에 기반을 둔 기술이다. 그 학문적 근간이 되는 고체이온 공학이 매우 매력적이었고, 무엇보다 연구 결과가 인류의 미래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명감을 갖게 됐다.

 

Q.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얘기해 달라.

A.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가장 가벼운 이온인 프로톤(수소 이온)을 전도하는 세라믹 전해질로 만든 연료전지다. 기존 전해질보다 100배 이상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갖기 때문에 차세대 연료전지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그동안 전지 제작 자체가 매우 어렵고 고온 제작 중 열화로 인한 급격한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탓에 상용화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연구팀은 열처리 과정 중 전해질이 치밀해지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체계화하여 제작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전해질의 두께는 최소화하는 동시에 연료전지의 크기도 상용화 수준으로 키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관련 분야에서 크게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Q. 해당 연구 성과가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A. 연료전지는 친환경 발전이나 친환경 자동차를 구현하여 지구의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기술이다. 그만큼 인류의 미래 생존을 좌우할 중요한 기술이기에 가급적 빨리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이를 이루고자 노력해왔다. 그 덕분에 지금 작은 결실을 보았지만, 이것으로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며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연료전지 기술이 우리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 믿기에 비록 내 생애에 그 결실을 보지는 못하더라도 후배들이 계속 이어갈 수 있게 징검다리 역할만이라도 충실히 하자는 것이 목표이다.

 

Q. 최근 국내외 연료전지 분야에서 흥미를 끄는 이슈가 있다면.

A. 연료전지는 친환경 발전 장치 외에도 군용이나 휴대용 장치에 필요한 파워팩, 친환경 자동차용 전원 장치 등으로도 개발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에너지저장 기술로서의 가치가 급격히 부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통해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발전기술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들 재생에너지는 날씨나 계절, 시간에 따른 변동성이 커서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어렵다. 그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연료전지를 이용해 수소와 같은 화학에너지 형태로 고용량으로 저장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 연구팀도 최근에는 이러한 에너지저장 기술 쪽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Q. 연구자로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연료전지 기술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라고 믿어 왔다. 지구온난화다 미세먼지다 갈수록 아이들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을 접하며, 과학기술자인 아버지로서 할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연료전지 기술이 실제 생활에 활용되어 조금이나마 깨끗한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먼 훗날 아이들에게 요즘 TV에 나오는 보일러회사의 광고처럼 지구를 지키는데 기여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김동원 기자 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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