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적자에 고개 못 드는 한전
한국전력의 영업적자가 또 이어졌다. 작년 4분기부터 시작해 무려 3분기 연속 적자다. 한전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무려 6년 만이다. 한전 적자가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많다. 과거 한전은 적자를 기록할 때마다 전기요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전, 6년 만에 3분기 연속 영업적자 기록
한국전력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무려 8,147억 원의 적자다. 한전은 8월 13일, 올 상반기 결산 결과를 발표하며 1분기 1,276억 원에 이어 2분기에는 6,871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29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작년 4분기까지 합하면 한전은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3분기 연속 영업적자는 2012년 2분기(2011년 4분기, 2012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영업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2조 3,097억 원에 비해 3조 1,244억 원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1조 1,690억 원(잠정)으로 작년 상반기 순이익 1조 2,590억 원 대비 2조 4,280억 원 감소했다.
영업비용 증가한 것이 적자의 가장 큰 원인
한전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3년 4,363억 적자를 보인 이후 5년 만이다. 한전은 2012년 2분기에 2조 602억 원, 2013년 2분기에는 1조 94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 실적 악화는 영업비용 상승 탓이 크다. 한전은 올해 전기 판매 수익이 1조 5천억 원 증가했지만, 연료비 상승 등 영업비용도 크게 늘어나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유가가 33% 이상 급등하고 유연탄 가격도 28% 동반 상승하는 등으로 인해 영업비용의 32.5%를 차지하는 발전자회사의 연료비 부담이 2조 원(26.7%) 증가했다. 민간발전사로부터 구입한 전력비용도 전년 동기대비 2조 1천억 원(29.8%) 늘어났다. 국제 연료 가격 상승으로 민간발전사 연료비 단가도 올라간데 이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봄철 4개월간 노후석탄발전소 5기를 가동 정지함에 따라 민간발전소 구입 전력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다 콘크리트 공극이 발견되는 등 과거 건설된 원자력발전소의 부실시공에 따른 정비일수 증가도 비용 증가에 한몫했다. 또, 신규 발전소 준공과 송전선로 신·증설 등 전력 안정 공급을 위한 전력설비 투자로 감가상각비가 4천억 원 증가한 것도 영향을 주었다.
한전 적자로 예상되는 전기요금 상승
한전이 6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내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와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한전 적자가 누적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한전의 의견처럼 적자는 전기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하지만, 한전은 과거 적자를 기록할 때마다 전기요금을 올린 사례가 있다. 2011년 한전은 1조 204억 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자 한전은 당시 8월 산업용과 주택용 전기요금을 각각 6.1%, 2.0% 올렸고, 2011년 12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다시 6.5% 올렸다. 2012년에는 8,179억 원의 영업적자가 나자 한전은 2012년 8월 산업용, 주택용 전기요금을 각각 6.0%, 2.7% 올렸다.
한전은 계절별 손익구조상 2분기 수익이 가장 낮고 3분기 수익이 높은 점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은 여름철 냉방수요로 인한 판매량 증가와 높은 판매단가가 적용되는 계절별 차등요금체계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가장 높다는 이유다. 하지만 한전 적자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의 우려는 여전히 잠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