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문승일 교수
밝아오는 에너지저장장치 시대
전기공사업계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가 한국전기공사협회에서 열렸다. 협회는 지난 8월 20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문승일 교수의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저장장치 : ESS 및 전기차 충방전’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문 교수는 “차세대 ESS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150~200GWh의 에너지 저장장치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산업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문승일 교수
코앞으로 다가온 에너지저장장치 시대
한국전기공사협회가 7월 20일,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저장장치 : ESS 및 전기차 충방전’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문승일 교수는 “현재는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저장과 융통의 문제가 크다”며 세미나의 서두를 열었다.
문 교수는 “ESS는 생산된 잉여에너지를 원래 성질 그래도 변화시켜 저장하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를 설명한 뒤, “주파수 조정, 피크 감소, 신재생에너지 출력 안정화, 덕커브 현상 해소 등에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주파수 조정용 ESS는 국내에서 생산된 바가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6,250억 원을 들여 500MW 에너지 저장장치를 구축했다. 또한, 신재생 출력을 안정화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와 연계된 ESS를 활용하여, 과전압, 과조류, 주파수 변동 등의 문제를 완화시켰다. 문 교수는 “주파수 조정용 ESS는 계통 입장에도 피크 감축/부하 평활화를 통해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수월한 예비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SS산업 성장 일으킬 기반 필요해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ESS의 필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저녁 시간 순부하량이 급증하는 ‘덕커브 현상’을 해소하려면 ESS가 필요해서다. 문승일 교수는 한국 역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려면 100GWh 규모 이상의 전력저장 능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ESS 확대를 위해 현재 국내에서는 ESS 상업용 특례요금 할인 확대 정책, 공공기관 설치 의무화 정책, 가중치 부여, ESS를 비상발전기로 활용 허용 등 다양한 확대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문 교수는 “ESS시장 성장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우리나라가 3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ESS시장 역시 2015년까지 140GWh로 연평균 28%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승일 교수는 차세대 ESS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150~200GWh의 에너지 저장장치 구축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또, 이를 위해 산업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문 교수는 “ESS산업 성장을 위해 인증 인프라 개선, 대규모 ESS실증 추진, ESS 재활용 기술 개발, ESS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SS인증센터 설립, ESS실증사업 추진, ESS재활용 기술개발 센터 설립, ESS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의 세부사업 추진이 있어야 ESS산업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문승일 교수는 앞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SK D&D>
향후 10년이 ESS 시대라면, 그다음은 전기차 시대
문승일 교수는 ESS에 이어 전기자동차 충방전 장치에 대한 강의도 진행했다. 전기자동차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증가함에 따라 신재생발전과 연계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가 미래 사업으로 손꼽혀서다. 문 교수는 “향후 10년이 ESS의 시대라면, 그 이후 시대는 전기차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기차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 인프라 구축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전기차가 확대되면 충방전 시스템 구축 외에도 신재생 연계 충전 인프라, 양방향 전기 충전소를 이용한 V2G사업, 수요자원 활용 등으로 무궁한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승일 교수는 “ESS, 전기차 등의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에너지 산업의 주류로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기공사업계가 영역을 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한국전기공사협회도 현재 영역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향후 10년이 ESS 시대라면, 그다음은 전기차 시대가 될 전망이다. <사진제공 : 벤츠코리아>
4차 산업혁명 자문위원회 구축
이번 세미나는 한국전기공사협회가 주최하고 있는 행사로 전기공사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창조하고,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전기공사업계의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문승일 교수의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전기공사업계의 전략’을 시작으로, 3월 문채주 교수(목포대학교)의 ‘4차 산업혁명과 재생에너지’, 6월 원동준 교수(인하대학교)의 ‘마이크로그리드와 4차 산업혁명’가 이미 진행되어,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전기공사업계의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으며, 8월 20일 에너지 저장장치와 관련된 세미나를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자문위원들과, 협회 임직원 100여 명, 신문사, 연구원 임직원들이 참석해, 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세미나 종료 후에는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4차 산업혁명 자문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는 앞서 진행된 문승일 교수의 세미나 내용에 덧붙인 논의가 추가로 진행되었다. 목포대학교 문채주 교수는 “현재 실시간 전력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며 “AMI보급이 선제 되어 전력거래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일 교수는 “향후 에너지 산업 자체가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르게 흘러갈 것이 분명하고, 현재 그런 움직임이 실제로 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산업에 대응하여, 타 업역과의 교류로 새로운 파이를 키우고, 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하대학교 원동준 교수는 “세부적인 공사 수주보다는 큰 그림을 보고, 플랫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ESS도 마이크로그리드 등으로 모듈화 되고 있는 부분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