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봇산업, 협동로봇에서 발전 가능성 찾는다

2018.05.02 17:30:33

[첨단 헬로티]


전세계 로봇 시장의 상당 부분은 산업용이 차지한다. 산업용 로봇은 대량 생산, 초정밀 작업, 빠른 작업 속도로 오랜 기간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이 시장은 화낙(Fanuc), 쿠카(Kuka), ABB, 야스카와전기(Yaskawa) 등 일본, 독일, 스위스 기업들이 7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판매량(2016년) 기준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메이저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가 유일하게 글로벌 기업에 속하지만 핵심 부품들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글로벌 로봇산업 시장동향’ 자료를 보면, 제조로봇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한국 로봇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은 있다. 협동로봇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문전일 원장은 “현재 협동로봇 시장은 전세계 어느 국가든 출발선이 비슷하다. 국제표준(ISO/TS15066)이 최근 들어 만들어졌고, 한국이 표준화 작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을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코트라의 자료에서는 작업자와 로봇이 동시에 투입될 수 있는 안전 기술 확보를 위한 관련 설계·제어·센서 기술이 확보되면 시장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협동로봇은?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의미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안전 기준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센서나 전기 신호를 기반으로 주변 사물(사람)을 인식해 피하거나 작동을 멈추는 기능을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실 주변 사물 인식은 하나의 기능이며 최근에는 안전성 이 외에도 이동성, 공간 활용성, 가반 중량 정도, 쉬운 프로그래밍 등을 협동로봇의 특징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협소한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고, 작업 공정이 바뀌면 쉽게 옮겨 설치할 수 있는 특징을 말한다. 특히 가격 측면도 로봇 기업 간 경쟁 이슈 요소다.


협동로봇은 2016년 물량 기준으로 산업용 로봇의 2.4% 수준이다. 연평균 성장률 약 58%로 매우 빠르게 성장해 2022년에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벤처캐피털 루프벤처스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6조5,6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 화낙 협동로봇 CR-35iA


성장 가능성 있으나 세계 장벽 아직 높아


협동로봇이 한국 로봇산업에 새로운 기회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기계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해외 기업이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유니버설로봇 45.33%, ABB 12.25%, 리씽크로보틱스 10.73%다.


기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지난 몇 십년 간 우위를 점했던 화낙, 쿠카, 야스카와전기, 카와사키중공업 등의 기업들도 2016년부터 협동로봇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화낙은 2016년에 협동로봇 ‘CR-35iA’를 개발하고 꾸준히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생산제조기술 전시회 ‘SIMTOS 2018'에서도 고속 정밀 스카라(SCARA) 로봇을 선보였다.


야스카와전기는 2017년 협동로봇 ‘Motoman HC10’을 출시했으며, 이후 무게가 7㎏에 불과한 경량 로봇 ‘MotoMINI’를 판매하고 있다. 카와사키는 ABB와 협동로봇 시장 확대를 위해 협력를 발표했다. 


기업들의 노력과 엿볼 수 있는 가능성


한국에서는 두산로보틱스와 한화정밀기계가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해 있다. 그리고 로보스타, 디에스티로봇, 뉴로메카 등 중소기업들도 꾸준히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2015년 설립돼 지난해 12월 연 2만 대 규모의 협동로봇 공장을 준공하였다. 두산로보틱스는 작업 반경 최대 1.7m, 최대 가반 중량 15㎏의 협동로봇 4개 모델을 출시했다.


두산로보틱스의 특징은 그간 공작기계 사업에서 축적한 정밀기계 가공 기술 및 제어기술, 산업용 로봇 생산 기술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협동로봇에는 6개 축 모두에 토크센서가 탑재해 더 정확한 감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대표 협동로봇 기업은 한화정밀기계다. 한화정밀기계는 가반 중량 5㎏인 ‘HCR-5’를 출시해 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이어 최근에는 가반 중량 3㎏인 ‘HCR-3’, 12㎏인 ‘HCR-12’ 모델을 추가로 출시하였다. 또 지난 3월, 싱가포르 정밀기계 자동화 기업 PBA그룹과 합자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는 다른 시장에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작기계나 물류 설비 등의 산업 장비와 결합하는 형태도 있지만 이 같은 생산 설비의 증설보다는 전자, 제약, 식품 등 로봇 활용도가 적었던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협동로봇은 안전성, 경제성, 공간 활용성 등이 경쟁력으로 부가되고 있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전략은 한국 기업에게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다만 협동로봇 또한 정밀 제어와 센서를 통한 감지가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정밀 감속기, 모터, 센서 등 부품 생산 기술을 서둘러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 기사는 '머신앤툴 2018년 5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조상록 기자 mandt@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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