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AI 기술 진화, 인간의 ‘손맛'도 넘본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AI 기술을 적용할 모델 찾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피츠버그의 한 제과점과 협력하여 AI기술로 만든 레시피로 최고의 쿠키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내부의 소규모 팀에서 지난해부터 진행중인 ‘스마트 쿠키’ 프로젝트는 AI 기술을 통해 최고로 맛있는 초코칩 쿠키 레시피를 찾아내는 도전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베이지안 최적화(Bayesian Optimization)’라는 딥러닝 기법을 초코칩 쿠키 요리에 적용하기 위해 PC모니터 앞이 아닌 팔을 걷어부치고 직접 요리에 나섰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쿠키의 종류, 설탕, 밀가루, 바닐라 등의 재료들의 양을 조정해 고유한 레시피를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쿠키는 임의로 설정한 레시피로 쿠키를 굽고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가한 사람들에게 쿠키 맛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평가 점수를 매겨 입력하면 AI는 입력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레시피를 생성하는 과정을 되풀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십 대의 타이머를 사용하여 측정한 조리 단계별 시간도 측정해 최상의 맛을 내는 레시피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팀은 회사 내 주방장과 피츠버그 지역의 제과점들에게 AI로 만든 레시피를 공개했습니다. 일부 제빵사들은 만들어진 구글이 제공한 레시피에 카르다몸(cardamom) 향신료와 사천고추와 같은 독특한 재료를 혼합하는 레시피를 추가해 최종 59개의 레시피를 완성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쿠키와 AI가 만든 쿠키 중 어느 쪽을 더 맛있어 할까요? 

지난해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많은 사람들은 AI 기술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한편으로는 AI 기술이 넘볼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 더 많을 것이라는 낙관적 믿음도 있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비관론, 창의적인 인간만의 새로운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비관론과 낙관론을 오가며 고민하는 순간에도 파괴적 기술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 중입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등의 새롭고 현란한 기술에 현기증에 시달리며 깜빡 잊고 있었던 게 있습니다. 사람과 기계와의 경쟁보다 사람과 사람과의 경쟁이 더 빨리, 깊게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얼마 전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억 개의 일자리가 자동화로 사라진다.”는 일자리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의 진보는 농업사회에 산업혁명이 미쳤던 영향만큼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의 일자리 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보고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낙관적 메시지를 빼놓진 않았지만 8억명 중 상당수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로봇과 AI기술이 인간을 닮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과 우리의 경쟁자들은 로봇이나 AI기술을 활용해 일자리를 호심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저성장 국면이 한동안 지속된다면 이런 움직임은 빨라질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공존의 지혜를 모으거나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