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GE는 5년전 당시 CEO였던 제프 이멜트 진두지휘 아래 제조 업체에서 디지털 분야의 슈퍼파워로 전환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후 GE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주도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강자로 급부상했다.
GE는 2015년 산업용 IoT 운영체제를 표방하는 프레딕스를 플랫폼을 선보였고 프레딕스 기반으로 다양한 파트너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의 모바일 플랫폼 전략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프레딕스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프레딕스 머신이라는 SW스택도 포함한다. SW스택에는 설비안에 설치되는 SW까지도 담겼다. GE디지털은 현업 관점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머신러닝 등 분석에 필요한 기술을 갖춘 전문 회사들도 적극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왔다.
GE는 순수 소프트웨어 사업 매출이 오는 2020년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GE 전체 매출은 1240억달러였다.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GE는 산업용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도 직접 구축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자체 용도는 물론 고객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돌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GE의 인프라 전략은 5년전 디지털 프로젝트를 띄울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자체 인프라 비중을 키우기 보다는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쪽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GE는 미국, 일본, 독일에서 제트 엔진 개발과 같은 제조 프로세스들을 관리하는 '프레딕스'를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돌리기로 결정했다. 자신들은 고난도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그것을 돌리기 위한 인프라는 클라우드를 주특기로 하는 회사들에게 넘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세계 각지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이들 빅3는 매년 수십억달러를 데이터센터 구축에 쏟아붓고 있다. 이들을 상대로 규모의 경제 전술을 펼치는 만만한 일은 아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는 것보다는 이미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들이 나오는 이유다.
GE라고 해서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고 AWS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대일로 붙기는 무리가 있다. 그런만큼 GE는 특정한 목적에 맞게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점점 강조하는 모습이다.
GE 프레딕스를 AWS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GE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에서도 올해말부터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구글이나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로도 확대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가능성에 대해 GE는 항상 문을 열어 둔 입장이다.
SW를 강조하는 GE의 행보는 지난 6월 회사 사령탑을 맡는 존 플래너리 CEO 체제에선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플래너리 CEO는 클라우드 기반 산업 인터넷 플랫폼인 프레딕스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 강화 및 일부 자산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GE는 비용 투자가 수반되는 자체 클라우드 데이어센터 구축 보다는 외부 클라우드 사용 비중을 계속 늘려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