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IoT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 강화 노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반도체의 동작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자리잡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하드웨어보다는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IoT 시스템반도체 비즈니스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는 드라이버와 컴파일러 등 반도체 구동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공정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시스템반도체를 위한 소프트웨어의 비중을 크게 증가시키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 내 시스템반도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면서,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게 됐다.
▲ 반도체 시장 전략의 진화 방향
LG경제연구원 전승우 연구원은 향후 반도체 경쟁을 좌우할 역량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탈(脫) 하드웨어 전략’이며, 다른 하나는 ‘비즈니스 모델 확장’이다.
그는 IoT에서 시스템반도체의 새로운 트렌드 대응을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를 보완하고 저전력성 및 특화 기능 구현 등 완제품 기업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관련 소프트웨어의 꾸준한 성능 향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들의 IoT 활용 목적이 다양해지면서, 시스템반도체를 판매하기 위해 기능 제어 소프트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 여러 유형의 소프트웨어를 충분하게 지원하는 것도 필수 요건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는 반도체 하드웨어의 범용화 및 가치 하락 추세가 전망되면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수익 다각화가 시장의 주요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이런 까닭에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은 제품 그 자체의 성능과 더불어 풍부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추는 데에도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의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능력은 완제품 기업과의 관계 강화 및 높은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역량은 단시간 내 갖추기 쉽지 않은 만큼, 반도체 기업들은 자체 연구 개발은 물론 다른 기업과의 협력 및 인수 합병,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적용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반도체와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등장은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자사의 목적과 역량에 맞는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력 확보 및 비즈니스 추진이 IoT 반도체 시장 선점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우 연구원은 핵심 기술의 강화와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 역시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템반도체의 새로운 트렌드를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IoT 기기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기존 완제품 기업 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업들까지도 IoT 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 역시 강조될 수 있다.
반도체 개발 및 판매 비즈니스 이상의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 추진은 빠른 속도로 업계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자사의 반도체를 완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적재산권 및 로열티를 통해 꾸준한 매출 확보 기반을 만드는 것도 유망한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증과 침입 방지 등 IT 산업의 보안 이슈를 하드웨어 차원으로 접근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들이 관련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전 연구원은 또 “반도체가 일부 성능 구현을 넘어 완제품 및 서비스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반도체 경쟁력을 기반으로 IoT 가치 사슬 전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기업들이 기존에 축적한 역량만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 또한 완제품과 반도체의 영역이 갈수록 흐려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지닌 노하우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는 “이런 추세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인수 합병은 물론 완제품과 서비스 기업, 심지어는 경쟁 기업과도 연대하는 합종연횡이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텔은 안경 기업 오클리와 공동으로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파운드리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모바일 시대 최대 라이벌인 ARM과 협력하기로 발표했다.
정리: 김진희 기자 (el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