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기술 및 산업동향(1)] ICT 업계, 신규 수익원으로 스마트카 ‘눈독’

2016.04.08 15:45:43

들어가면서 


2015년 1월 열린 CES 2015는 스마트카의 원년을 보여준 전자기기박람회였는데, 2016년 열린 CES 2016에서 그 열기는 더 고조되었다. 주요 화두는 사물인터넷(이후 IoT), 가상현실, 드론, 스마트카였다. 


IoT가 실생활에, 스마트홈 및 스마트카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예년과 차별된 점은 3,800여 개 참가 업체 중 자동차 관련 기업만 무려 115곳이었다는 사실이다. 


2015년 선보인 커넥티드카, 즉 스마트카에 이어 자율주행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전기자동차 등 완성차 및 스마트 전장부품 업체 전시 범위가 증가했다. 2014년에도 CES에는 600여 개 자동차 업체가 참가한 바 있는데, 수적으로 엄청난 증가이다. 


이미 예견됐던 바는 자동차 산업에서 발생하는 혁신의 70%가 ICT와 관련되어 있다는 분석(한동훈, 2011)인데, 이제 자동차 산업은 더 이상 자동차산업만이 아님을 2016년 전시회에서 여실히 보여주었다. CES 2016에서 각 자동차 업체들이 마련한 전시관 면적은 지난해 대비 25% 증가하며 전체 전시장의 10%를 차지했다. 


아우디(Audi)의 A7은 이미 제한적이지만 무인주행 방향을 보여주었는데, CES 2016에서 자율주행과 주차 기능을 강화한 전기자동차 ‘e-트론 콰트로’라는 콘셉트카가 발표됐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주행이 가능하며 2018년 양산될 예정이다. 


카메라, 레이더, 레이저 장치를 통해 주변 차량과 차선, 장애물 등을 인지하여 정보를 수집하며, 자동차 내에 설치된 컴퓨터는 이러한 정보를 분석하여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을 바꾸는 등 차량 운행에 대한 각종 판단을 내린다. 


이처럼 스마트카가 주요 이슈가 된 주요 배경을 살펴보면, 먼저 관련 정책 확대와 소비자 니즈에 따른 자동차 업계의 안전성 증대로 인한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는 주요 선진국의 안전 규제 및 스마트 기능들의 의무 장착 비중 확대 등의 정책 확대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으로 고령 운전자의 증가에 따른 업계의 발 빠른 대응이다. 


스마트카의 확산으로 긴급 제동장치 등의 의무 장착으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으로 이의 사회적 비용이 연간 6조8천억원 감소되고 사망자도 28%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도로교통공단의 2014년 2월 조사에서도 나온 바 있다(KDB산업은행, 2014). 


두 번째 주요 배경은 스마트폰에 이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또 다른 스마트 기기로서의 역할이 자동차에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등 주요 전자기기 수요가 포화되면서 저가 시장 중심 업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ICT 업계는 스마트카를 신규 수익원으로 눈독들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두고, 본고는 스마트카의 발전 경로를 검토하고 난 후, 커넥티드 디바이스 개념의 스마트카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동향과 국내 기업들의 대응 동향을 차례로 살펴보고, 산업의 진화 방향과 과제들을 진단해 본다. 


스마트카의 발전 경로


(1) 인포테인먼트 카 개발 시대(2000년대 전반기) 

2000년대 들어 자동차 업계는 내비게이션, 고급 AVN 등을 탑재해 사용자 편의를 증가시키기 시작했으며, USB, MP3 등을 통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자동차 안에서 소비하게 한다. 


기계 중심의 자동차 기술에서 최신의 전기, 전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안전과 편의를 함께 제공해주는 자동차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인포테인먼트 상품격인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현 위치에서 목적지까지의 거리 및 교통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경로를 선택한 후, 교통을 안내하는 도로 및 교통정보 제공 시스템이다. 


초기 내비게이션은 단순한 위치 추적과 도로상의 감시카메라 위치 파악 및 위험 지역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데서 시작했지만, 점차 대중화되면서 내비게이션 단말기는 LCD 화면을 통한 3차원 영상 제공과 실시간 동영상 시청 및 MP3 플레이어를 통한 음악 청취 등 다양한 부가기능들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6년 세계 내비게이션 시장은 전년 대비 109.8% 성장한 34,713천 대를 기록했으며, 2010년에는 2006년 대비 7.6배 성장한 264,966천 대를 기록했다(산은경제연구소, 2010). 이제는 모든 차량에 내비게이션은 필수이며, 스마트폰 실시간 앱의 등장으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2000년대에는 자동차 경쟁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이 내비게이션이었다. 


내비게이션 시장은 더욱 발달하는데, GPS 센서와 위성통신기술의 발달로 나의 위치에 맞는 위성TV 채널을 감상하게 하는 등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다. 


또한 실시간으로 통행량을 계산해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로 갈 수 있는 교통 문화도 아울러 제시하기 시작한 내비게이션은 음악 기기와의 블루투스 통신으로 차량 내에서 새로운 정보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했고, 단순히 운전하는 공간이 아닌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공간으로 변모하는 계기를 창출했다. 


(2) 스마트폰 시대의 커넥티드카(2009년~현재) 

스마트카 구현 기술을 크게 차량 안전 관련 기술과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 편의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앞의 인포테인먼트 개발 시대는 후자에 속한다. 하지만 자동차가 통신망에 연결되어 정보를 운전자와 차량에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이 시기를 앞과 구분되게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시대로 구분할 수 있다. 


아직까지 스마트카는 주로 커넥티드카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CES 2016에서 자동차 구동계를 제어하여 안전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자동차(Autonomous Car) 전시가 봇물을 이루었다. 


한편, 자동차 자체가 인터넷과 접속되는 완전한 커넥티드카 시대로의 여정은 길지만, GPS의 발달로 인해 외부와 수시로 정보를 주고받게 되면서 발달한 차량 내 내비게이션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술을 활용해 차량 내에서 다양한 앱들이 활용되는 시대를, 본고는 스마트폰 앱스토어가 시작되어 내비게이션 앱 이용이 가능하게 된 2009년부터 아직 시장 성장이 진행 중이라 판단되어 현재까지로 본다. 


아직은 통신 기능을 스스로 갖추기보다는 자동차에서 스마트폰 앱들이 적극 활용되는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 초기 내비게이션 앱들을 주도한 업체들은 일부 독립 앱 외에 통신업체들이었지만, 커넥티드카 시대로 발전하면서 점차 카카오 같은 메시징 앱과 네이버 등 포털 사업자들도 이 경쟁에 합류하게 된다. 


또한 1단계였던 내비게이션 시장을 보면,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차량용 고정 제품이 퇴보하고 앱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예컨대, SK텔레콤의 ‘T맵’이 18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로 5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김기사가 1000만 명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이다. 최근 4000만 명 전 국민이 애용하는 네이버도 자사 지도 앱에 내비 기능을 더해 출사표를 던졌고, KT와 LG유플러스의 기존 내비 앱 실 사용자는 몇백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를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기술개발과 시장동향을 살펴보자. 


먼저, 국내 통신 3사이다.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1위는 단연 SK플래닛의 T맵이다. SKT 고객들만 T맵을 무료로 이용 가능하게 해 타 통신 업체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락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SKT만의 장점이라면 가장 빠른 길을 찾게 해주는 점과 예측 기능을 통해 목적지까지의 시간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며,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모드가 있어 전면 유리창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고, 블랙박스 기능이 있어 주행 영상을 저장할 수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T맵 택시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합세해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 솔루션을 사용해 T맵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발표한다(헤럴드경제 2016.2.17).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갖는 T맵과 신생 앱으로 시작해 최근 카카오에 인수된 김기사에게도 밀린 두 통신 기업은 ‘올레아이나비’와 ‘U네비’를 뜯어고쳐, 두 회사가 별도로 수집 관리해온 실시간 교통정보 데이터와 이용자 정보를 통합,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KT는 자체 제작한 지도와 시스템을, LG유플러스는 현대엠엔소프트와 제휴해 각각 서비스를 유지해왔다. KT와 LG유플러스 내비게이션 경로 안내는 동일하면서 외형은 각 사별 차별화된 디자인을 입을 예정이다. 


올레아이나비는 진출입 구간에서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방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실사 사진 리얼 뷰’를 전국 확대 제공하고 운전자가 선호하는 도로를 지도에서 직접 선택, 경로를 생성하는 ‘경로 설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U네비가 제공할 ‘CCTV 경로 비교’ 기능은 CCTV를 활용해 직접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경로를 선택할 수 있고, 사용자가 도로의 CCTV를 직접 보며 막히는 길을 피해 대체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한편, 2011년 3월 록앤올이 개발해 출시한 ‘김기사’는 누적 가입자 1천만 명에 월 이용자 수 200만으로 2015년 5월 카카오에 의해 626억원에 인수된다. 가장 차별적인 특징은 통신 업체와 무관하게 무료라는 점과 통신 업체 제공 앱과 달리 와이파이 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태블릿 PC에서도 일반 내비게이션 기기처럼 큰 화면으로 사용이 가능해 스마트폰 등에 테더링 연결만 가능하면 운전 중에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늦게 진입한 네이버 내비게이션은 이미 월 1천만 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가진 네이버 지도 앱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하므로 상당한 이용자 수 증가가 예상된다. 


아직은 통신망 연결 가능 자동차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동차에 통신 기능을 직접 연결한 커넥티드카 비중은 점차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9월 스트라티지 어낼리틱스에서 조사된 결과에 의하면 통신망 연결 자동차 비중은 2012년 12%를 기록했으며, 그 당시 2018년 63%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차량 내 내비게이션 발달 시대를 넘어, 동일 기능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면서 스마트폰 연결 방식인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술을 활용해 차량 안에서 다양한 앱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점차 통신 네트워크 기술이 자동차와 통합되는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며, 이 세 가지 방식은 함께 성장할 것이다. 


모두 통합된 모습은 ‘텔레매틱스+인포테인먼트+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술’이며, 이 기반의 서비스가 스마트폰 및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대중화될 것이다(그림 1 참조). 커넥티드 디바이스 개념의 스마트카 서비스 구성도는 <그림 2>와 같다. 


▲ 그림 1. 통신망 연결 가능 자동차 비중 추이(조사 시점은 2012년 9월)


▲ 그림 2. 커넥티드 디바이스 개념의 스마트카 서비스 구성도


(3) ‌IoT 시대의 오토노머스카(Autonomous Car; 자율주행자동차)(2013년~현재) 

스마트폰 등장 이후 세상은 점차 사물 간에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시대로 가고 있다. 이른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후 IoT)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본고는 2013년부터 IoT 시대라 명명하지만, 아직은 스마트폰 중심이 아직은 주이다. 하지만, CES 2016에서 보듯이,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자체에 IoT를 활용해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거나 주변의 다양한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해 도로 주행 시 안전성을 높이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들이 상용화될 것이다. 


스마트카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자동차, 즉 오토노머스카이며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전자부품과 소프트웨어가 자율주행을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기계공학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에 갈수록 많은 전자부품들이 들어가서 소프트웨어가 더욱 중요해지고 스마트화되면, 자동차라는 공간에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여 많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홈과 같은 또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이다. 


<표 1>은 앞에서 언급한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 디바이스 개념의 커넥티드카를 포함한 스마트카의 구성 요소들을 나타낸 것이다.


▲ 표 1. 스마트카의 구성 요소들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 조작 대신 자동차 스스로 주행 환경을 인지하고 정해진 목표 지점까지 이동하는 자동차로, 능동안전 시스템의 종착역이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 및 대형 부품 업체들은 2025년 이후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는 ① 교통사고 감소(美 자율주행자동차 10%, 매년 사고 21.1만 건 감소) ② 주행 최적화에 따른 에너지 효율 향상 ③ 생산성 향상 ④ 교통약자 이동성 제고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성장 여지가 크다. 하지만, 이의 본격화를 위해 ① 사고 시 책임 소재와 관련된 법·보험 문제 ② 자동차 메이커들의 보수적 자세 ③ 센서,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들의 고가격 등의 문제들이 선결돼야 한다. 


이런 점 등에서 자율주행차의 성장 가시성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다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능동안전시스템(ADAS)를 점진적으로 고도화시켜 필요에 따라 운전자가 개입하는 제한적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는 추세이다(교보증권 2016.2). 


본고의 내용 중 일부는 현재 필자가 참여 중인 미래창조과학부 및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정보통신·방송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하였음[R0190-15-2027, 고신뢰 사물지능 생태계 창출을 위한 TII(Trusted Information Infrastructure) S/W 프레임워크 개발](연구기간: 2015.6~2016.5). 



송민정 교수 _ 한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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