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시장 겨냥한 이통 3사 각축전 뜨겁다

2016.04.08 15:51:12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와 업계 표준 구축 필요


스마트홈은 가전, 조명, 에너지관리, 네트워크, 보안, 냉난방 및 환기(HVAC), 홈 엔터테인먼트 등을 비롯해 여러 스마트기기를 연동해 제어하는 솔루션 및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앞장서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글에서는 ‘ICT산업에 부는 스마트 혁명, 그리고 사물인터넷’ 기획 특집 중 스마트홈에 대해 소개한다.


2000년대 초만 해도, 거울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고 병원에 가지 않아도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믿을 수 있었을까?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이하, IoT) 기술의 영향으로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일례로 미국 벤처기업 ‘코벤티스’가 개발한 심장박동 모니터링 기계를 들 수 있다. 부정맥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기계를 부착하고 작동시키면 심전도 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기록돼 중앙관제센터로 보내진다. 중앙관제센터는 검사 결과를 전문가에게 전송해 임상보고서를 작성하고 이 보고서를 통해 환자와 적합한 의료진과 연결된다.


IoT가 불러온 생활 속 편리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출근 전, 교통사고로 출근길 도로가 심하게 막힌다는 뉴스가 떴다. 소식을 접한 스마트폰이 알아서 알람을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울린다. 스마트폰 주인을 깨우기 위해 집안 전등이 일제히 켜지고, 커피포트가 때맞춰 물을 끓인다. 식사를 마친 스마트폰 주인이 집을 나서며 문을 잠그자, 집안의 모든 전기기기가 스스로 꺼진다. 물론, 가스도 안전하게 차단된다. 이와 같이 IoT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전망 또한 장밋빛이다. 가트너(Gartner, Inc.)는 올해 ‘IoT 기기(connected things)’가 2015년 보다 30% 증가한 64억 개, 2020년에는 208억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에는 하루에 550만 개의 사물이 새롭게 인터넷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또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cKinsey Global Institute) 보고서에 따르면, 사물 인터넷(IoT)은 2025년까지 연간 6조천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글로벌 경제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는 ‘ICT산업에 부는 스마트 혁명, 그리고 사물인터넷’을 주제로 1부 ‘이동통신 3사를 주축으로 진행되는 스마트홈 전쟁’과 2부 ‘스마트카 통해 ICT 산업의 미래본다’로 나누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스마트 혁명을 소개한다.



IoT, 스마트홈의 성장 이끌다


2000년대 초부터 홈네트워크를 시작으로 홈오토메이션, 그리고 스마트홈으로 진화하면서 가정 내 ICT 서비스에 대한 수많은 장밋빛 전망들이 나왔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혁신적이고 세련된 주거 서비스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니즈, 고품격 주택 공급에 대한 건설사들의 사업적인 이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가전기기를 개발하고자 하는 제조사들의 전략이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정은 스마트TV와 같은 영상 가전 이외에, 서비스 측면에서 각광 받은 비즈니스 모델은 거의 전무했다. 국내에선 2000년대 중반까지 주상복합 아파트 등 차별화된 주택 건설붐으로 인해 전자 제조 계열사가 있는 대기업 그룹의 건설사 중심으로 홈오토메이션 보급이 일부 이뤄졌으나, 2000년대 말 건설경기 하락과 기대에 못 미치는 고객 수요로 인해 보급 수준은 매우 미미했다.


하지만, 2010년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이 출현하고 IoT(Internet of Things) 기술과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스마트홈 시장 역시 이전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별도의 단말이 아닌 가정에 있는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홈 IoT가 발전하면서 시장의 수요도 일부 확인되고 있다.


특히 통신 사업자들이 제조사나 플랫폼 사업자보다 상용화 서비스를 먼저 출시하며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의 변화도 돋보인다. 과거에는 콘센트를 제어하거나,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고, 현관문을 여닫는 등 편리함에 집중한 상품 출시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단순 편리성을 넘어 헬스, 보안 등 가족 구성원의 건강을 지켜주는 토털서비스로 변화하면서 스마트홈 시장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스마트홈 가전제품들이 알아서 쾌적한 집안 상태를 만들어주는 지능정보기술도 도입돼 더욱 첨단 기술을 동원한 스마트홈 서비스 다양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는 의료, 공공 서비스, 스마트 상업용 빌딩, 스마트홈, 교통 등을 포함하는 스마트 시티 내에서 16억 대의 IoT 기기가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5년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가트너 리서치 총괄 부사장인 베티나 트라츠-리안(Bettina Tratz-Ryan)은 “2017년까지는 상업용 스마트 빌딩이 IoT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2018년에는 스마트홈이 10억 대 이상의 IoT 기기를 사용하면서 선두로 올라설 것이다. 스마트홈 분야의 성장을 견인하는 소비자용 IoT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자동 온도 조절기(Smart Ther-mostat), 홈 시큐리티와 시스템 주방용품과 같은 다양한 홈 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 도구와 스마트 TV, 스마트 셋업 박스, 스마트 전구 등이 있다. 가정용품,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홈 센서 등으로 구성된 에코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홈 플랫폼이 더욱 발전하면서 2018년에는 스마트홈 설치 규모가 10억 7천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혔다(표 1).


▲ 표 1. 스마트시티 부문별 사물인터넷 설치 현황


국내 스마트홈 시장 동향 … 스마트홈 서비스 시장 본격 개화 주력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올해 10조 원 규모를 돌파해 매년 20%대의 성장세로 2018년에는 18조 9,122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TV 등의 영상 가전이나, 냉장고나 세탁기와 같은 스마트 융합가전이 향후 스마트홈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그림 1).


▲ 그림 1. 국내 스마트홈 시장 전망


최근 국내 통신 사업자들은 홈 IoT 상품과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국내 스마트홈 서비스 시장을 본격 개화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LG유플러스는 IoT 허브와 가스락, 열림감시센서 등 보안과 에너지 절감 관련 6종의 홈 IoT 서비스인 ‘IoT@home’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는 개별적인 서비스를 기기에 부가하지 않고, 패키지 형태의 종합 홈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기존 가전기기 외에 별도의 소형 센서와 제어기기 위주로 B2C 시장의 초기 단계에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면, KT와 SK텔레콤은 다양한 제조 회사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해 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는 100여 개의 국내외 글로벌 IT기업들이 참여한 IoT 사업자 연합 ‘올레 기가 IoT 얼라이언스(olleh GiGA IoT Alliance)’를 창설하며 글로벌 IoT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으며, SK텔레콤은 통합적인 스마트홈 사업자로 성장하고자 IoT 통합 플랫폼인 ‘모비우스’를 기반으로 제습기, 보일러, 도어락, 가스밸브차단 등 다양한 기기 제조사와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려 시도하고 있다.


1. 국내 스마트홈 시장 이끄는 통신 3사의 전략

IoT가 세간의 큰 주목 받으면서 가전업계와 더불어 통신사업자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공간 제약 없이 어디서든 인터넷이 연결되려면 통신사업자와의 협업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의 인프라를 활용해 스마트홈·스마트 팩토리·스마트 오피스 등을 구축하는 데 IoT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표 2).


▲ 표 2. 통신3사의 최근 스마트홈 사업 방향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통신사 최초로 개방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이 특징이다. KT와 LG유플러스보다 오픈 플랫폼을 먼저 도입했기 때문에 스마트홈 생태계에서 타사보다 많은 다양한 산업군과의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8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가진 ‘스마트홈 사업 설명회에서’ SK텔레콤 홈사업본부 조영훈 본부장은 “2020년 출시 가전제품 50% 이상, 분양 주택 50% 이상, 홈 리모델링 50% 이상 SK텔레콤 스마트홈이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라며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사업이 2단계 도약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4년 10월 스마트홈 사업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생태계 확장에 중점을 뒀다. SK텔레콤 제휴제품은 20여종이다. 2016년까지 100여개 모델 확대가 목표다. 가전제품부터 건설사 인테리어사까지 다양한 업체와 손을 잡았다.


조 본부장은 “생태계는 100% 제휴 기반이다.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제휴사는 우리만 독점이 아니라 경쟁사하고도 같이할 수도 있다. 이 시장은 아직 뺏고 뺏기는 시장이 아니라 서로 돕고 돕는 시장”이라고 KT LG유플러스 스마트홈과 경쟁이라기보다 시장 성장 동반자라고 설명했다.


KT의 스마트홈 서비스는 타 통신사보다 한 발 늦은 모양새다. 그렇지만 KT는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협력사들과 함께 구축해 단발적인 협력이 아닌 생태계 구축에 가까운 형태로 스마트홈에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KT GiGA IoT 송희경 사업단장은 “스마트홈이 넓어지면 스마트 빌리지가 되고 스마트 빌리지가 넓어지면 스마트 시티가 되듯이 스마트홈이 주변 공간을 다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모든 업체들이 협력하고, 모든 디바이스를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 올리게 되면 보다 지능적인 서비스 가능하다, 이를 통해 플랫폼과 생태계를 리드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홈 IoT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IoT도어록(문 잠금), 가스록, 열림감지센서(창문 잠금) 등 총 14가지 홈 IoT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들은 출시 6개월 새 20만 가입자를 넘어서며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초기 1만 명 돌파까지 30일이 걸린 데 반해 2만 명 돌파에는 21일, 3만 명은 19일 등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홈 IoT의 성장세가 가파른 이유는 통신사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에서 ‘불꺼’, ‘가스 잠가’, ‘문 열어’ 등의 다양한 음성명령이 가능해 실생활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국을 대상으로 IoT 설치 서비스 및 애프터서비스(AS)를 지원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또 LG유플러스는 상반기 중 16가지 이상의 홈 IoT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여 총 30여종을 서비스할 계획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지능형 IoT 서비스를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지능형 IoT 서비스는 날씨 데이터베이스(DB)를 조회하고 외부 온도 및 미세먼지 농도 등을 고려해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의 동작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한 기능이다.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 필요


최근 정부는 ‘정보통신 산업 진흥 및 융합 활성화를 위한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2016년 9개 산업 및 10대 융합 분야에 1조 6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홈은 10대 정보통신 융합 분야에 포함되어 있다. 


계획에 따르면, 스마트홈 산업 활성화와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 및 융합서비스 발굴을 위해 개방형 홈 IoT 협의체 운영, 그리고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기술 기준을 IoT 중심으로 개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과거 공급자 중심으로만 운영된 홈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관의 개방형 생태계 운영과 적극적인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한 사업자 주도가 아닌 다양한 협력 관계를 통한 서비스 창출을 위해 플랫폼의 표준화 및 호환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지능화에 필수적인 데이터 활용에 대한 공통된 규범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호에서는 ‘2부. 스마트카 통해 ICT산업에 미래 본다’ 제하로 스마트카의 ICT 융합 전략에 대해 살핀다.


임재덕 기자 (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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