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Smart Home)은 여러 가지 기술이 조합되어 이루어지지만 그중에서도 핵심 기술은 IoT라고 할 수 있다. 정부기관이나 일부 언론에서는 ‘스마트홈’ 대신 ‘홈 IoT’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IoT 기술까지 포함시켜 ‘스마트홈’으로 명명하고, 기술 동향 및 산업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제휴 상황과 대표 기업군의 움직임을 분석해 본다.
필자는 지난해에 스마트홈 플랫폼을 네 가지로 유형화하고 대표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생태계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월간 자동인식·보안』 2015년 7월호).
스마트홈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개방참여형 플랫폼으로 구글과 애플이 있고, 기술요소형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개방참여형을 선언한 기업으로 삼성전자, LG전자가 있으며, 채널통제형을 유지 중인 AT&T, 프랑스텔레콤 오렌지 등도 있다.
향후 통신기업 간 플랫폼 경쟁 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CES(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 ; 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의 주요 테마도 스마트홈이었으며, 그 기반 기술은 단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이하 IoT)였다.
삼성SDS 홍원표 사장은 CES 2016에서 ‘실생활에 녹아든 IoT’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스마트 제품과 주요 부품, 플랫폼, 보안 솔루션 등이 IoT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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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기술 주도권 확보
홈 IoT 기기와 홈 게이트웨이, 스마트폰, 스마트TV, 기타 스마트 기기 등을 서로 연결하게 하는 네트워크 기술로 무선 네트워크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와이파이(Wi-Fi)와 블루투스(Bluetooth)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홈의 대표 기술로서 댁 내 편의성과 보안성을 제공하고 저전력, 안정성, 대역폭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무선 인프라 구성 기술인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외에 지그비(Zigbee), 지웨이브(Z-Wave) 등이 논의된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와이파이는 고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지만 전력 소모가 다른 무선 네트워크에 비해 크다는 단점을 갖고 있는 반면, 블루투스의 버전 4.0인 BLE는 저전력 블루투스로서 여러 기기들을 연결해 배터리 걱정 없이 생활 속에 쉽게 자리잡을 수 있다.
한편,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NFC도 블루투스와 결합되면 접속할 기기를 가져다 댈 경우 페어링하지 않고도 연결할 수 있게 해 주는 근거리 통신 기술이다. 대표적인 스마트홈 무선 네트워크의 유형은 표 1과 같다.
▲ 표 1. 대표적인 스마트홈 무선 네트워크 유형
필자는 『월간 자동인식·보안』 2015년 7월호에서 플랫폼 표준과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연계 회사들을 규합해 연합군을 구성하고, 합종연횡과 M&A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스마트홈 기술 표준 주도 기업들을 기술요소형 플랫폼이라 명명했다.
국내에서는 이와 유사한 행보로 ‘스마트융합가전포럼’을 중심으로 하여 IoT 기반 스마트홈 표준화가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 LG전자 외에도 코웨이, 모뉴엘, 경동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포럼은 특히 스마트홈과 가전기기의 융복합을 위한 ICT 서비스 접속 규격 표준화도 추진 중이다.
IoT의 분야가 다양하고 스마트홈 산업 영역도 매우 넓기 때문에, 두 개의 기술 표준을 통합하기보다는 다양한 제휴를 통해 다수의 표준을 복수로 지원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그림 1은 2014년 기준으로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 등이 각자 연합군을 형성해 요소기술 플랫폼 경쟁을 진행한 모습인데, 여기서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의 동향을 좀 더 살펴본다.
▲ 그림 1. 스마트홈 관련 IoT 제휴 현황
1. 올신얼라이언스
올신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는 2013년 12월 리눅스 재단이 IoT를 확산시키기 위해 설립한 범 산업 컨소시엄으로서 2015년 중반기를 기준으로 LG전자, 퀄컴, 파나소닉, 샤프 등 140개 회원사가 가입되어 있다.
IoT의 접속 표준화로 기기 간, 플랫폼 간의 연결 호환성 확보를 목표로 하며 사용자 중심의 킬러 앱도 적극 개발 중이다.
퀄컴이 개발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인 올조인(AllJoyn)을 통해 각각 다른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기기들의 호환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LG전자의 스마트 TV와 하이얼(Haier)의 에어컨 등 주요 제품이 퀄컴의 올조인 플랫폼을 활용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었고, 주요 기업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CES 2016에서는 올조인과 네스트가 연동되는 스마트씬큐(SmartThinQ) 허브가 전시돼 자사 기기 간 연결에서 나아가 타사 기기 간 연결 사례를 볼 수 있었다.
2. OIC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는 2014년 7월에 삼성전자가 인텔, 브로드컴, 델, 아트멜 등과 함께 결성한 IoT 통신 표준 공동 개발 컨소시엄이며, 2015년 기준으로 72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중도적 관점의 오픈소스 형태로 IoT의 접속 표준화를 이루어 기기 간, 플랫폼 간 연결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신에서 퀄컴이 가진 지배적 구조를 탈피해 보려는 기업들의 니즈가 반영되었으며, 오픈소스를 지향(리눅스 재단 참여)한다.
소스 코드인 ‘아이오티비티 (IoTivity)’는 OIC의 신규 IoT 표준 구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로, 비 회원인 기업들도 이 코드를 자사 상품에 적용해 상업화할 수 있게 되었다. 즉, 개방형 기술 플랫폼이 된 것이다.
아이오티비티1.0과 OIC 표준에 기반을 둔 제품들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CES2016에서 삼성전자가 이종 산업 간 협력을 특히 강조하면서 아이오티비티 오픈 플랫폼 및 낙스(Knox) 보안 솔루션을 발표했다.
OIC 컨소시엄을 토대로 디바이스는 스마트씽즈를 중심으로 하고, IoT 플랫폼은 아이오티비티, 모바일 OS는 타이젠(Tizen), IoT 개발 모듈은 아틱(Artik)을 활용하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인텔도 OIC 기반 게이트웨이와 연동하는 아트멜(Atmel), 어거스트(August), 허니리릭(Honey Lyric) 등의 홈 제품을 전시하고 SKT, 삼성, KETI 등과 OneM2M 및 OIC 연동 시연을 실시했다.
3. IIC
IIC(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는 2014년 3월 GE, 시스코, IBM, 인텔, AT&T의 주도로 엔터프라이즈 IoT에 초점을 맞춰 창립됐다.
이 컨소시엄의 목표는 B2B 등 산업용 IoT를 활성화하기 위한 표준을 개발하는 것이며, 특히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최적화를 지향한다. 표준 기구와 협력해 비즈니스 부문의 기술 호환성을 확보하는 데 일조하고, IoT와 기존 M2M 기술이 별개로 개발되어 있는 산업을 조율 중이다. 특히 에너지, 유틸리티, 헬스케어, 공공서비스, 제조, 교통 등 광범위한 영역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4. 스레드 그룹
스레드 그룹(Thread Group)은 2014년 7월 구글이 인수한 네스트랩스가 주도해 삼성전자, ARM, 프리스케일 등 7개 기업이 설립했으며, 2015년 기준으로 회원사는 55개, 협력사는 64개사이다.
이 그룹은 특히 지그비 무선 네트워크 기술의 단점을 보완해 간편한 연결, 향상된 보안 및 저전력 기술의 표준화를 목표로 하며 네스트 중심의 확산을 지향한다. 네스트 및 기존 지그비 기술 기반 제품을 하드웨어 변경 없이 활용할 수 있으며, 회원사에게는 로열티를 면제해 준다.
이 그룹은 안정성 테스트인 UL (Underwriters Laboratory)을 통해 인증 서비스를 받기로 함에 따라 플랫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전망이다.
5. 홈킷
홈킷(HomeKit)은 2014년 6월에 애플에서 발표한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필립스, 브로드컴, 하이얼, 하니웰 등 수십 개의 파트너가 등록되어 있다. 홈킷의 목표는 특정 기기나 프로토콜, 앱이 아니라 다양한 가전 제품, 가정용 IoT 기기들을 iOS와 연결시켜 스마트홈을 위한 통합 제어를 가능케 하는 것이며, 자체 생태계의 영향력과 지배력을 지속하기 위해 전통적 애플 방식의 폐쇄적 IoT 표준을 지향한다.
세계 스마트홈 시장, 19% 성장 전망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 2014)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을 2014년 480억 달러에서 2019년 1,150억 달러로, 연평균 1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버그 인사이트(BERG INSIGHT, 2014)는 미국의 스마트홈 가구 수가 2014년 790만 가구에서 2019년까지 연평균 37%, 유럽의 경우 2014년 330만 가구에서 2019년까지 연평균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앞으로는 모바일 네트워크 확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보편화, 서비스 수요 증대로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2013)는 국내 시장에 대해 스마트 융합가전, 홈오토메이션, 스마트홈 헬스케어, 스마트홈 시큐리티, 스마트 그린홈, 스마트 TV & 엔터테인먼트 등을 모두 포괄해, 2013년 6조 8,908억원에서 2017년 18조 2,583억원으로 성장하며 연평균 27.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는 스마트홈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군으로 레거시 기업들인 AT&T, DT, SK텔레콤 등의 네트워크 플랫폼 기업군과 애플, 삼성전자, 샤오미 등의 디바이스 플랫폼 기업군, 그리고 떠오르는 기업들인 구글, 아마존 등의 서비스 플랫폼 기업군으로 나눠 살펴본다.
1. 네트워크 플랫폼 기업군
먼저 미국을 살펴보면, 대표적인 통신기업인 AT&T는 2013년 4월에 미국 내 15개 도시에서 리니어(Linear), 시스코(Cisco), 허니웰(Honeywell), 예일(Yale) 등과의 제휴를 통해 홈 보안 및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체 플랫폼 ‘디지털라이프(Digital Life)’를 출시했다.
AT&T는 2014년 9월을 기준으로 14만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CES 2015에서는 삼성, LG전자, 퀄컴라이프(Qualcomm Life), 루트론 일렉트로닉스(Lutron Electronics)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강력한 플랫폼 구축과 제품 및 서비스의 다양화를 제시했다.
AT&T의 ‘디지털라이프’ 플랫폼은 Z웨이브 기술 기반으로 작동하며 자사뿐 아니라 타사의 인터넷망과도 호환되고, 플랫폼을 개방함으로써 제3의 개발자들(3rd Party Developers)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AT&T는 자체 앱을 iOS와 안드로이드, 윈도우 기반의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정전 시 AT&T 셀룰러 네트워크로 백업이 가능하다.
AT&T는 스마트홈 서비스로 홈 보안시스템인 ‘홈시큐리티(Home Security)’와 여기에 자동화 시스템을 추가한 ‘홈시큐리티 앤 오토메이션(Home Security & Automation)’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는 추가로 카메라, 도어 센서, 에너지 센서, 물 탐지 센서, 물 제어 센서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미국 케이블 방송을 제공하는 방송 통신 기업인 컴캐스트(Comcast)도 2015년 10월부터 스마트홈 서비스인 ‘엑스피니티홈(Xfinity Home)’에 타사 기기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시작했다.
컴캐스트는 ‘워크 위드 엑스피니티홈(Work with Xfinity Home)’ 프로그램을 통해 제3의 개발자 제품을 엑스피니티 홈에 연동되도록 했는데, 첫 연동 기기는 어거스트 제공의 스마트록, 챔버레인(Chamberlain)의 MyQ 차고 제어기, 러트론의 전등 제어기, 그리고 네스트의 온도조절기 등이었다.
개발 업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는 비용이 들지 않고 제한도 없지만, 최종 인증기기로 선정하는 권한은 컴캐스트에 있다(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2015. 12).
유럽의 경우, 프랑스의 대표적인 통신 기업인 프랑스텔레콤의 브랜드 ‘오렌지(Orange)’는 2014년 10월에 ‘홈라이브(Home Live)’를 출시했다. 이것은 모바일 앱을 통해 스마트 폰, 태블릿, PC로 홈 기기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이 플랫폼은 MiOS를 기반으로 Z웨이브 기술을 사용해 통신한다. 모션 센서, 도어/창 센서, 연기 감지 센서는 유럽 스마트홈 시스템 제조업체인 파이바(Fibar) 그룹과 제휴하여 공급하고, 조명은 필립스(Philips), 자동 온도 조절은 네타트모 웨더 스테이션(Netatmo Weather Station)을 사용한다.
홈라이브의 주요 특징은 타사의 인터넷 사업자와도 호환 가능하며, 인터넷이 끊어졌을 때도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기기값만 지불하면 연결된 스마트홈 기기의 수에 상관없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com ; 이하 DT)도 2013년부터 스마트홈 플랫폼인 ‘퀴비콘(Qivicon)’을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제공 중이며, 2015년 9월 기준으로 약 40여 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 국외로 확산 계획을 발표한 DT는 오스트리아 에너지 기업인 eww 그룹을 통해 독일 이외 지역으로는 최초로 퀴비콘과 호환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출시했다.
통신 기업으로서는 선도적으로 오픈소스 플랫폼을 표방한 DT의 경우, 퀴비콘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를 신규 사업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TV, 인터넷, 유선, 무선전화를 결합한 기존의 4중 플레이 서비스(Quadruple Play Service ; QPS)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더해 5중 플레이 서비스(Quintuple Play Service)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2015. 12).
국내의 경우, SK텔레콤이 스마트홈의 일환으로 ‘B Home CCTV’라는 명칭의 홈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스마트홈 사업에 착수했다.
MWC 2015에서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프라 성격의 IoT 플랫폼 ‘모비우스’와, 스마트홈과 연결해 가입자의 상황을 스스로 판단함으로써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개인화 플랫폼 ‘BE-ME’를 선보였다.
2015년 중소·중견 기업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4개 제품은 아이레보 도어락과 위닉스 제습기, 경동나비엔 보일러, 타임 밸브 가스 밸브 차단기이다.
SK텔레콤은 통합적인 스마트홈 사업자로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여러 가전, 조명, 가구업체 등과 제휴해 부담 없는 가격대의 스마트 홈 기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스마트홈 연동 규격인 API를 공개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즉, 별도의 장비 없이 유무선 공유기만 있으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추고, 통신기업에 제한 없이 모든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인테리어 업계와 보급형 스마트홈 인테리어 패키지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SK E&S 등 자사 계열사와의 사업 협력을 계획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 앱으로 스마트홈 기기를 개별 조정하거나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에 자체 개발한 개방형 스마트홈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IoT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고 밝혔으며, 스마트홈 브랜드인 ‘Smart Home by SK Telecom’을 발표하고 관련 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홈 기기를 선보였다.
KT도 코웨이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실내 공기질, 미세먼지 농도 측정을 통한 공기정화 서비스인 홈케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도 2015년 5월 지웨이브를 연결한 센서 장치를 연동하는 ‘IoT@홈’을 공개해 유플러스 스위치, 유플러스 플러그, 유플러스 에너지미터, 유플러스 오픈 센서, 도어락, 온도조절기 등 6개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개했다.
2. 디바이스 플랫폼 기업군
애플이 홈킷을 내놓은 이후, 2015년 9월 애플의 MFi(Made for iPhone) 인증을 받은 홈킷(Homekit) 호환 제품들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MFi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과 호환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주변기기 개발자를 위한 라이센스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애플 디바이스 연결을 지원한다.
WWDC(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 애플 주최의 세계 개발자 회의) 2014에서는 필립스, 하이얼, 하니웰 등이 홈킷 제휴사로 발표됐지만 이들 제품들이 출시되지는 않은 상황이며, 초기 홈킷 인증을 받은 제3의 제품들로는 온도조절기인 에코비3(Ecobee3), 출입정보 센서인 엘가토(Elgato), 스마트 플러그인 아이홈(iHome), 도어락 제어 허브인 인스테온(Insteon), 전등 제어 브리지 기기인 루트론(Lutron), 댁내 기기 제어 스위치인 아이디바이스(iDevice), 시리(Siri)를 활용해 출입문 도어를 개폐하게 하는 도어락 쉴라게(Schlage), 스마트 도어락 어거스트(August) 등이 있다(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2015. 12).
홈킷 호환 제품들은 다수 등장했지만, MFi 인증까지 받은 제품은 단순 호환 제품보다 셋업과 이용 측면에서 훨씬 앞서 있으며, MFi 인증을 받은 홈킷 지원 제품 라인업은 표 2와 같다.
▲ 표 2. 애플 홈킷 인증을 받은 제 3자 개발자 제품 라인업
3. 서비스 플랫폼 기업군
인수한 네스트(Nest)를 스마트홈 자회사로 만든 구글은 네스트의 다양한 활동에서 스마트홈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2014년 6월, 네스트는 감시카메라 업체인 드롭캠(Dropcam)을 인수한 후 1년 만인 2015년 6월에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카메라 네스트캠(Nest Cam)과 클라우드 녹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스트캠은 영상 녹화의 화질, 음질과 설치 용이성,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디자인과 만족도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기존 드롭캠 녹화 영상이 720p인 것에 비해 네스트캠은 1080p HD 녹화를 지원하며, 심플캠(Simplecam)의 촬영화각이 107도인 데 비해, 네스트캠은 130도를 지원한다.
또한 아마존도 지난해 6월에 출시한 음성인식 스피커인 에코(Echo)를 통해 스마트홈 서비스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언뜻 보기에 음악 서비스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음성을 활용한 스마트홈의 새로운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다.
이미 아마존은 2014년 11월에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비서 서비스인 알렉사(Alexa)를 제공하는 스마트 스피커(에코)를 내놓았는데, 작은 원통형 몸체에 7개의 마이크로폰과 잡음 제거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와이파이 기반이며,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를 통해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바일 음악 앱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기능에 이어, 에코 연동 앱에 출발 및 목적지 입력 후 알렉사에게 교통 상황을 안내받는 기능, 필립스 전구인 휴(Hue), 벨킨 스위치인 위모(WeMo)를 제어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스마트홈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2015. 8).
특히 에코를 홈 허브와 연동시키면 별도의 장비나 서비스 가입 없이 음성 기반의 홈 제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일례로, GE의 윙크(Wink) 플랫폼 허브를 에코와 연동시키면 허브에 연결된 댁내 전등 온오프, 도어 록 온오프 기능이 가능해진다.
에코 앱에서 윙크 허브 계정을 입력하고 제어할 기기를 선택하는 간단한 프로세스를 통해 이용 가능하며, 연동이 완료되면 이용자가 방에 들어서기 전에 “알렉사, 방의 전등을 켜라”와 같은 명령 메시지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이러한 연동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아마존은 2015년 6월, 타 기기 제조사들도 알렉사 활용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했다. 즉, 에코는 스마트홈 시대의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한편, OTT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으로 올해 1월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Netflix)도 댁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 스마트홈 서비스 스위치와 개발자용 키트를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월드 메이커 전시회에서 ‘더 스위치(The Switch)’라는 이름의 버튼을 탑재한 프로토타입 키트를 공개했는데, 이 스위치 버튼을 활용하면 댁내 조명의 강약을 조절하거나 스마트폰 설정 변경, 음식 배달 주문, 넷플릭스 제공의 스트리밍 콘텐츠 시청 제어 등이 가능하다.
특히 넷플릭스는 프로그래밍 스킬과 API 지식이 있는 이용자들이 스위치와 연동 기능이 있는 앱을 맞춤 제작하도록 관련 키트를 공개했다. 스위치가 포함된 개발자 키트는 내장형 와이파이와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마이크로 USB 케이블 충전기를 포함하고 있다.
그림 2는 넷플릭스가 제공하기 시작한 더스위치를 활용한 서비스 개념도를 나타낸 것이다.
▲ 그림 2.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더스위치를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 개념도
플랫폼 개방 통해 시장 주도
결론적으로, 필자가 지난 해 언급한 개방형 플랫폼 전략 방향성이 실현되는 모습을 감지할 수 있다. 즉, 모두 개방형을 표방하면서 시작된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이다. 이는 기존의 포털이나 모바일 플랫폼 경쟁 구도처럼 향후 5년 내 대략 3개 정도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네트워크와 디바이스, 서비스 주도의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아직은 더딘 편이다.
이미 IoT 시대 개막의 첫 단추로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의 발전 가능성이 예견되었고 CES 2015와 CES 2016에서 스마트홈이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와이파이 전구나 보안 카메라 등 초기 IoT 홈 기기를 통한 스마트홈 확산은 생각보다 느린 상황이다.
그 이유로 이용자 관점에서의 접근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싶다. 즉, 아직도 기기별로 셋업과 제어가 매우 복잡하고, 전용 앱을 가동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장애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거스 인사이트(Argus Insight)에서 2015년 5월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홈 디바이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는 오히려 전년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기업군들 중에서는 그나마 서비스 중심 기업군들이 네트워크, 기기 중심 기업군보다 더 이용자 중심으로 포지셔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마존의 IFTTT나 새롭게 합류한 넷플릭스의 더스위치는 이용자가 원하는 메뉴와 작동 방식을 설정할 수 있어 주목된다. 최근의 플랫폼 개방 전략도 이용자 편의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흐름 안에 있다. 기기 중심 기업군에 속하는 애플의 홈킷 제품도 별도의 브리지 장비 없이 아이폰과의 연동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용자 편의 중심의 전략이 엿보인다.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스마트홈 기술 표준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플랫폼 개방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의 기술 표준이 실제(de-facto)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특정 기구와 단체 및 컨소시엄 주도의 단독 표준화가 자리잡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이용자 입장에서는 기술 표준보다 실제 서비스 표준이 스마트홈 서비스 채택 여부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기업들이 표방하는 개방 정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수위가 가지각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통신기업들 중 컴캐스트가 표방한 개방은 API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검증을 거쳐 여기에 맞는 기업만 허가해 주는, 반은 폐쇄적인 개방이며 아마존의 알렉스 플랫폼이나 네스트의 위브는 타 기업이 제공하는 기기에도 활용하게 하는 개방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수익 창출도 이 전략 방향과 연동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컴캐스트의 플랫폼 개방은 자사 수익 창출을 먼저 고려한 반면, 아마존이나 네스트의 플랫폼 개방은 생태계 조성을 먼저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도 인터넷 서비스임을 감안한다면 향후 몇 년 내에는 승자 독식이 예상되며 시장에는 2∼3개 정도가 살아남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당장 수익이 보이지 않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기기와 앱 개발자들을 수용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전략이 몇 년 후 승자를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의 내용 중 일부는 현재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및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정보통신·방송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했음[R0190-15-2027, 고신뢰 사물지능 생태계 창출을 위한 TII(Trusted Information Infrastructure) S/W 프레임워크 개발](연구 기간 : 2015. 6∼2016. 5)
송민정 교수 _ 한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