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특별 좌담회 1] 한국형 스마트공장 첫걸음 뗐다…성공적 안착 위해선 표준화 필요
[스마트공장 특별 좌담회 2] 공장 스마트화를 넘어 고도화까지 추진
제조업 혁신을 위한 초대형 국가 핵심사업인 스마트공장 보급 및 확산 사업이 올해로 3년째 접어들었다. 국내 스마트공장 솔루션 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렵게 첫걸음을 내디뎠으나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본 기업들은 대체로 만족한다는 평가이다.
1만개 보급하기로 한 2020년까지 이제 5년 남았다. 국내 산업자동화 전문가들은 한국형 스마트공장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의 국산화, 표준화, 인재 양성, 공급 및 수요산업 육성 등을 지원하는 한편, 기존 제조기술의 고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3월9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산업자동화 전문전시회인 오토메이션 월드 2016에서도 한국형 스마트공장 주요 성과를 점검하고 성공 방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오토메이션 월드를 주최하고 있는 (주)첨단은 그에 앞서 지난 2월16일 첨단 회의실에서 국내 산업자동화 전문가를 초청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들 전문가가 진단한 한국형 스마트공장 지속 가능 해법은 무엇일까?
스마트공장 성과있다…81.3%가 만족
김유활 편집국장 (이하 김유활) :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중에도 우리나라 스마트공장 미래를 위한 이번 좌담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조업혁신 3.0 전략의 실행 대책으로 범정부 차원의 스마트공장 보급 및 확산 사업이 진행된 지 2년이 됐습니다. 좋은 성과도 있었겠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었을 줄 압니다. 저간의 내용을 이번 좌담회를 통해 살펴봤으면 합니다. 먼저, 박진우 단장님께서는 그동안 스마트공장 추진사업 성과는 어떠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박진우 단장(이하 박진우) : 스마트공장 추진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은 2014년 후반기부터입니다. 취약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쟁력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ICT 기술을 활용하자는 것인데, 사실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2000년대 초반에도 있었어요.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최종 단계인 정보화, 최적화까지는 상당히 느리게 진행됐죠. 하지만 이번 스마트공장 보급 및 확산 사업은 제조업 부활을 위한 핵심사업인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공식적으로 2015년까지 1,200개 스마트공장을 구축했으며, 스마트공장 추진단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만 800개 정도 됩니다. 자체 조사한 결과,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들은 불량률, 납기 준수율 등이 크게 개선되어 평균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만족도에 대한 설문을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에서도 81.3%가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또한 86.5%가 ‘추가 도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어요. 이건 성과가 있다는 얘기죠.
그리고 스마트공장 1만개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10인 이상 중소제조업은 6만 개 정도 되는데, 그중 1만 개를 스마트공장 구축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예산 세울 때 대략적인 계획일 뿐이고 욕심 같아서는 6만 개 다했으면 좋겠어요. 2020년까지 앞으로 5년 남았는데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스마트공장 1만 개 구축은 더 일찍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 박진우 단장은 “ICT 적용 부분은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며,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던 수혜기업들이
한 단계 더 고도화하기를 원한다면 성과 여부에 따라 한 번 더 지원을 해줄 수도있다”고 말했다.
팩토리도 제품이다
김유활 :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도 그동안 한국형 스마트공장 모델과 시범 적용 과제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용주 수석연구원님, 최근까지의 진행 상황을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스마트공장 모델의 보급 방법과 계획도 부탁합니다.
조용주 수석연구원 (이하 조용주) : 스마트공장 관련해서 저는 미래부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기획 의도는 공급기술을 키우자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했는데, 그 일을 하면서 저 나름의 전략을 가지게 됐어요. 몇 가지를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면, 먼저 센서나 MES, IoT 관련 공급기술을 키우는 전략입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나 DFKI에서 하는 모델이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공급기술 모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독일과 산업구조가 다릅니다.
최근 서울대 교수들이 저술한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이 있어요. 여기서 축적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제품 설계나 공장 설계 등의 엔지니어링 기술은 한순간에 확보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핸드폰이 제품인 것처럼 공장도 제품이라는 개념으로 모델을 만들고 있어요. 생기원에서 만든 테스트베드를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저희 나름대로 버전 1.0 모델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협력해서 2014년도에 만들어 보았고, 지난해부터는 미래부 사업으로 모터 라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생산라인은 독일 DFKI가 하는 모델과 유사하지만, 수직적 통합과 수평적 통합 기술이 포함된 좀 더 넓은 범위의 모델이며, 오는 6월이나 7월쯤이면 공장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모델이 만들어지면 교육이나 컨설팅, 그리고 빅데이터, IoT 관련된 기술을 검증하는 인프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 번째는 베트남에 있는 OEM 봉제기업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저희가 이 사업을 통해 MES를 포함해서 생산관리 시스템을 베트남에 도입했어요. 그것뿐만 아니라 구미에 있는 테스트베드의 한 모터 라인 옆에 봉제 라인을 별도로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만들어지면 그 산업의 하나의 모델이 되는 거죠. 가령, 가방이나 의류, 신발에 대한 모델 팩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좀 더 고도화되면 에어백, 카시트 등 자동차부품도 봉제기로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런 모델을 만들면 관련 기업들이 스마트공장을 만들기 위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용주 수석연구원은 “봉제공장 스마트화를 위한 모델 팩토리처럼 산업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모델도 만들어야 한다”며, “잘 만들어 놓으면 ROI에 확신이 없던 기업들도 공정이 어떻게 바뀌고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연 믿음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2015년까지 1,200개 스마트공장을 구축했으며, 스마트공장 추진단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만 800개 정도 됩니다. 자체 조사한 결과,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들은 불량률, 납기 준수율 등이 크게 개선되어 평균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에서도 81.3%가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또한 86.5%가 ‘추가 도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어요."
스마트공장으로 전기료만 연 8,000만원 절약
김유활 : 세한진공열처리가 스마트공장 구축 성공 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구축 내용과 적용된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요? 그리고 운영해 본 결과 실질적 효과는 어떠했는지, 이상일 대표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이상일 대표(이하 이상일) : 세한진공열처리가 구축한 시스템은 MES(생산관리 시스템)와 EMS(전력 감시 시스템) 2가지입니다. 정부에서 1억원 지원받고 저희가 4,200만원 투자해서, 모두 1억 4,200만원을 들였는데, 처음엔 저희 공장도 스마트해질 수 있겠느냐는 반신반의했었죠.
왜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냐 하면 그동안 저희는 모든 작업 주문이 종이로 이루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공정 및 시장 정보, 고객 정보 등 의사 결정에 앞서 분석할 데이터가 없었죠. 저희가 하는 일은 열처리이지만 가공이 아니고 제조업에 대한 서비스이거든요. 고객사로부터 수주하여 열처리해서 납품하는 처지라 보니 항상 주문량 변수가 많죠. 저희 고객사는 약 500개이지만 500개사가 다 열처리를 주는 건 아닙니다.
어느 고객사는 한 달 있다 주문할 수도 있고 매일매일 주문할 수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생산 계획을 전혀 잡을 수 없었죠. 그리고 불량이 났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열처리했는지도 모릅니다. 전부 불에 들어가다 보니 바코드 또한 형성할 수 없었죠. 열처리는 보통 1000도가 넘기 때문에 바코드를 붙여도 흔적이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금형에다 우리 맘대로 마크처럼 새길 수도 없잖아요. 왜냐하면, 그것을 잘못 새기게 되면 불량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고민이었어요. 또 한 가지 문제는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중소기업의 90%는 외국인 근로자가 상당히 많다는 점입니다.
이번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고객사 현장에서 주문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과 주문 접수 즉시 납기를 약속하는 지능형 생산계획 시스템, 그리고 로트 추적(Lot track-ing)과 연계한 일목요연한 생산실적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결과 무조건 주문을 기다리던 방식에서 수주 즉시 계획 수립이 가능해졌으며 외국인 근로자도 쉽게 의사소통, 품질 및 생산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토론하는 문제 해결 문화를 정착할 수 있었죠. 또한, 산업용 PC라든지 태블릿 PC를 통해 모든 공정을 하나하나 점검해야만 다음 공정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불량률은 줄이고 품질은 높일 수 있었어요. 스마트공장은 그것을 강제 아닌 강제적으로 만들어 놓았죠.
또 한 가지 초점은 전기 사용량 절감 문제였습니다. 열처리 공정의 시작과 끝은 전기에요. 한 번 가동될 때마다 엄청난 양의 전기가 소모되죠. 전력 피크를 알면서도 계획을 세울 수가 없었어요. 1호기와 2호기가 몇 kW 되는구나 정도만 알고 있을 뿐, 주문이 들어오면 무조건 2~3일 안에 열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을 멈출 수 없었죠.
그러다보니 매일 피크타임에 걸릴 수밖에 없어요. 한 번 피크타임에 걸리면 다른 날 전기를 적게 사용한다 해도 요금이 내려가지 않고 1년을 갑니다. 전기를 줄일 방법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 EMS를 구축한 뒤부터는 전기 사용량이 실시간 모니터에 뜨게 돼요. 직원들이 그것을 알게 되는 거죠. 그러다보니 자동적으로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연간 전기 사용량만 약 8,000만원을 절감했죠. 그런 효과를 저희로는 상상을 못했던 거죠. 이제는 저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중소제조업체는 혁신과 개선이 절박하다
김유활 : ICT 전문 코디네이터로서 해당 기업에 적합한 스마트공장 도입방안을 컨설팅해 왔을 텐데요, 실제 제조업체들의 스마트공장에 대한 기대와 관심도는 어떠했는지, 김명섭 전문위원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김명섭 전문위원(이하 김명섭) : 중소기업과 일하다 보니 가장 어려운 게 소통이었어요. 소통이 문제 되는 이유는 사람이 없다는 거죠. 어떤 회사는 직원이 없어 사장이 직접 로봇 베어링을 고치며 현장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혁신과 개선을 고민할 시간이 있을까요. 대기업처럼 스텝 조직도 없지요, IT 전문가도 없습니다. 지난 1년간 중소기업 사장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스마트공장에 대한 기대치나 관심도는 예전의 자동화, 정보화 할 때보다도 훨씬 높아졌어요. 중소 제조업체들의 혁신과 개선이 굉장히 절박하다는 방증이죠.
앞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가 20년이 넘었어요. 사장들이 말하길 그들은 1급 기술자라는 거예요. 그리고 그들이 없으면 회사가 망한다고 그래요. 사실 우리나라는 이제 원가로 버티기에는 한계점에 와 있다고 봅니다. 고부가가치나 신기술이 아니면 기존 생산시설의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는 수밖에 없죠. 해결 방법은 스마트공장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사장들에게 변화를 강요하면 안 통해요. 우리 전문위원들은 30여 년의 자동화, 정보화 경험들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중소기업 사장들의 고민을 다 알아요. 단가에서부터 문화, 프로세스 등 변화에 대한 재미를 줘야 해요. 재미를 주면 사장들의 인식이 바뀝니다.
추진단에서는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을 참조 모델 4단계로 해서 추진하고 있어요. 기초 단계, 중간 1단계와 2단계, 고도화 단계인데, 기초단계에서는 문턱을 낮추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둡니다. 이것도 사실은 중대한 결정이거든요. 그래서 IT 관련 기본적인 조건만 갖춰도 저희가 지원을 해주고, 일단 구축해 놓으면 그중 30~40%는 한 단계 더 고도화하자는 요구를 해요. 스마트공장 도입은 이제 희망의 단비 정도 내렸다고 봅니다.
"최근 서울대 교수들이 저술한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이 있어요. 여기서 축적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제품 설계나 공장 설계 등의 엔지니어링 기술은 한순간에 확보될 수 없다는 내용이거든요. 저는 핸드폰이 제품인 것처럼 공장도 제품이라는 개념으로 모델을 만들고 있어요. … 모터 생산라인이 만들어지면 교육이나 컨설팅, 그리고 빅데이터, IoT 관련된 기술을 검증하는 인프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선결 과제 ‘표준화’ 첫발
김유활 : 기업들이 자발적, 경쟁적으로 스마트공장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표준화 작업이 우선 과제라고 보는데요, 다행스러운 점은 지금이라도 표준화 작업이 정부 주도하에 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스마트공장 표준화 로드맵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지, 송병훈 단장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송병훈 단장(이하 송병훈) : 표준화 로드맵을 말씀드리기 전에 스마트공장 추진단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고 가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스마트공장 관련 모든 R&D를 포함한 정책적인 부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스마트공장 추진단이 어려움 끝에 작년 6월에 만들어 졌고, 그 안의 조직에는 보급 확산, 기반 구축, R&D, 표준, 이렇게 4개 팀이 있습니다.
사실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을 위해 많은 인력풀들이 가동되고 있는데, 그 인력풀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은 한국형 모델을 만드는 아주 좋은 노하우가 된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을 통해서 기업들이 갖고 있던 자기만의 방법들이 수면 위로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엔 외국 어느 나라에 가서 얘기해 보면 다른 나라들은 아키텍처가 어떻고 새로운 기술들이 어떻고 하는데 저희는 스마트공장 1만개라는 도전적 수치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 것들이 조금 약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데이터를 놓고 보니까 지난해까지 공식적으로 스마트공장 1,240개를 했어요. 세계 어느 나라도 그런 데이터를 내놓은 지역이 없었거든요. 굉장히 고무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고 추진단 내 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표준팀 또한 우리나라 표준화 작업을 위해 마스터플랜을 만들었는데요, 저도 그 팀에 속해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표준이라고 하면 아직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식이죠. 현재 스마트공장을 표현하는 방법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가 하는 방법이 정말 스마트한 기술일지라도 기업에 있는 분들에게는 안 맞을 수도 있죠. 그런 이유로 스마트공장에서는 표준화가 중요합니다. 표준화가 이슈가 되면서 최근 정부에서도 표준화 로드맵이라는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국내외 표준화 동향을 보면 IEC에서 움직이는 표준을 포함해서 JTC, OneM2M 등 다양한 기구에서 활발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표준팀에서도 스마트공장 표준그룹을 구성했고, 이 표준그룹을 통해 6개월 동안의 스마트공장 표준 로드맵 작업 끝에 지난 2월 초에 완료했죠. 현재 표준그룹은 공정모델 분과, 산업 데이터 분과, 스마트 커넥티드 분과, 보안 분과, 그리고 제품과 서비스를 상용화 개발하기 위한 분과, 총 5개 분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표준화 로드맵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장기적인 플랜으로 진행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시작되는 스마트공장 R&D, 그리고 기반 구축 관련된 사업들과 보급 확산 쪽에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또한, 기존 모델은 4단계인 기초 단계, 중간 1과 2단계, 고도화 단계였지만, 이번 표준화 로드맵은 그중에 빠져 있던 부분들, 예를 들어 고도화에 대한 많은 부분을 보완했다는 점이 진일보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공장 관련 용어의 이해를 단일화하기 위해 스마트공장에서 사용되는 공통 용어를 정의했어요. 사실 혼재된 용어들이 너무 많아요. 업종별 부르는 방법도 다르고요. 그래서 1차적으로 국내에 혼재되어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대상으로 하여 표준 용어사전을 만들었고, 계속된 업데이트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김유활 : 그렇다면 한국형 모델은 독일식과 미국식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송병훈 : 지금껏 독일의 예만 들어왔는데, 사실 미국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솔루션들이 통용되면 그 기술들을 근간으로 해서 표준화에 많이 접근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주도로 만든 IIC를 보면 스마트공장 관련해서 현재 총 4개의 공식적인 레퍼런스 모델이 나오고 있는데 거기에 보면 국제 표준은 아니고 몇몇 산업 도메인 간의 기술들임을 알 수 있죠. 스마트공장의 글로벌한 트렌드를 봤을 때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습니다. 독일은 스마트공장 표준에 굉장히 매달려 왔죠.
인더스트리 4.0을 표방하고 있지만, 아직 독일 기업들은 구현을 많이 못했어요. 표준이 나와야 되니까요. 반면 미국 기업들은 표준과는 무관하게 어느 정도 도메인에서 통용이 된다면 IIRA라는 래퍼런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해서 솔루션을 만들어갑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표준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시장을 잃어버릴 수 있어요. 지금 독일기업이 그것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IIRA라고 하는 표준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우리나라도 그 2가지에 대한 벤치마킹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정작 소프트웨어는 나중에 개발하게 될 텐데, 표준에만 너무 올인하다보면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놓치게 되어 활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독일이나 미국에서 많이 했던 방법들을 벤치마킹해서 중립적으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 : 임근난 기자 (fa@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