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기용매 대신 ‘물’을 이용해 친환경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 성공한 중앙대 정대성 교수팀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자지원)과 원천기술개발사업(글로벌프론티어사업)으로 이 연구를 수행하여 이와 같은 성과를 이루었다.
유기반도체는 유기체(탄소와 탄소 화합물)로 만들어진 반도체로, 현재 주로 쓰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가볍고 유연하며 적은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해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기 등에 활용되고 있다.
유기반도체로 다이오드와 같은 장치를 구현하려면 고체 형태로 제조된 유기반도체를 녹여서 필름(박막)으로 성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기반도체를 고르게 분산시켜 녹이기 위해 유기용매를 활용하는데, 이 용매는 근본적으로 내부 부식성과 인체 유해성이 있어 환경 규제와 비용을 고려할 때 이를 대신할 친환경 용매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물과 같은 친환경 용매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계면활성제를 활용하면 반도체를 물에 녹일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때 활용한 이온성 계면활성제는 반도체 박막 형성 후에도 활성제가 일부 내부에 남아 전하 이동을 저해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연구에 활용된 적이 없었던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유기반도체를 물에 분산시켰으며, 결국 물로 고성능 유기반도체 박막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유기반도체 박막을 구동한 결과 높은 전하이동도(2.5cm2/Vs)를 보였으며, 이는 기존의 유기용매로 만들어진 유기반도체뿐만 아니라 실리콘 등의 무기 반도체와 비교했을 때도 유사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