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스마트를 입다] 특별 좌담회(3) / 스마트공장 테스트베드 모델로 기술 검증 필요

2015.03.13 09:43:36

특별 좌담회(1) / 한국형 스마트공장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특별 좌담회(2) / 스마트공장 공통적인 문제를 그룹핑해서 플랫폼 만들어야


특별 좌담회(3) / 스마트공장 테스트베드 모델로 기술 검증 필요

 

테스트베드 모델로 기술 검증

 


 

■ 김유활 : 한국형 스마트공장 구축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공장 핵심기술들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게 현실입니다. 스마트공장 구축이 진행되면 해외 기술에 대한 종속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있는데요,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 조용주 :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기술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MES의 경우, 2014년 MES Product Survey CGI(73개 제품)에 의하면 국내 제품은 삼성 SDS, LG CNS, 미라콤, ACS의 4개 제품뿐이었습니다. 삼성 SDS와 LG CNS 제품마저도 반도체 라인에 특화된 솔루션이므로 중소·중견 제조산업을 위한 국내 솔루션 기술은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또 하나는 공급산업 육성과 수요산업 육성이라는 2가지 전략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두 전략 모두 저는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급기술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검증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스마트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IoT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대부분 통신망 기반의 비즈니스, 즉 홈오토메이션 등의 분야이지, 제조 영역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 운영되고 있는 라인이 국내 설비가 아니므로 아무리 좋은 우리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고 선뜻 적용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죠. 이러한 기업에 플랫폼을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수요산업의 경우는 기업의 관심은 생산성 향상인데 이 부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MES 등의 공정관리 시스템이나 자동화 및 제조로봇 도입 등이라고 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수요산업에서 도약(jump-up)하기 위해서도 테스트베드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풍국이라는 가방공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스트베드를 만들 예정입니다. 어느 정도는 R&D가 포함된 부분이죠.
이와 같이 우선적으로 공정을 개선하는 부분을 도와주고, 궁극적으로는 OEM기업이 확보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기반으로 자사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략적 글로벌 표준 접근 필요


■ 김유활 : 개방과 소통이 중요시되는 요즘, 표준화도 또 다른 이슈입니다. 우리나라가 독자 모델로 가야 하는지, 글로벌 표준을 따른다면 북미식과 유럽식 모델 중 우리 실정에 적합한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김영훈 : 당연히 글로벌 표준모델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독자모델 개발은 이미 선진국과의 격차로 쉽지 않을 것이고, 시장 자체도 글로벌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남은 것은 글로벌 표준에 어떻게 동참하느냐가 이슈가 되겠죠. 


문제는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 인데, 아주 큰 그림으로 보자면 결국 스마트공장은 스마트 홈 표준과 같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최근 분위기를 보건데 스마트 홈 관련해서는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업체들과 비교적 대등하게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공장 표준이 스마트 홈 표준의 연장선상에 있다면 미국과 손을 잡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습 차원에서는 독일식 표준화를 배우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더스트리 4.0 추진을 위한 독일 산학연 협력이 그렇고, 제조업을 유통까지 결합하려는 큰 그림도 우리에게는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 특히, 중국과 계도국이 독일·유럽식 설계를 좋아한다는 것은 계도국과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 조용주 : 프라운호퍼(Fraunhofer) 얘기를 잠깐 드리면, 66개 프라운호퍼연구소 중에 프로덕션 그룹이 있는데 우리가 연구라고 보기 어려운 분야에도 그들은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투자하고 있거든요. 프라운호퍼는 EU 전체에서 가장 큰 기관이죠. 인더스트리 4.0은 독일의 그림이고 FoF(Factories of the Future)는 EU의 그림인데 조금은 우리나라와 접근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산업부에서는 빅데이터, IoT 등 8개 기술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자고 해요. 아직 이 기술이 어떤 기술인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말이죠. 그러나 프라운호퍼에서는 시뮬레이션 최적화를 통해 적용산업은 연속공정과 이산공정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CPS 대용량 성능의 컴퓨팅 등 우리와는 다른 접근을 한다는 거죠. 


물론 표준화 부분에서 미국도 잘하고 있지만 요구하는 사양을 보면 분명히 인더스트리 유스케이스를 뽑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 어려운 것은 서플라이체인에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정해져 있어요. 그러한 합리적인 방법들을 고려한다면 미국식보다는 유럽이나 독일식 표준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공장은 최적화하는 것


■ 김유활 : 로크웰은 전 세계에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제공해오면서 부문별로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을 줄 압니다. 구축하면서 또는 운영하면서 걸림돌이나 장애물은 없었는지요? 그리고 해결책은 무엇이었는지요?


● 이순열 : 앞에서 스마트공장은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기존 설비를 최적화하려다 보니 문제는 융합이 잘 안 된다는 거죠. 융합이 되려면 우선, 기술의 융합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술의 융합은 반복되는 얘기지만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서 융합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융합을 하더라도 경제성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하고 보편화된 기술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보편화된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값싸야 합니다. 스마트공장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 설비에다가 부가된 장치를 해야 하는데 투자 대비 기대효과를 얻을 수 없다면 못하겠죠. 그래서 지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게 공장에서 사물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이더넷 기술들이 검증됐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사람들의 생각 자체가 융합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업자동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클라우드나 모바일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기계에 ICT 기술을 융합하면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어야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그러나 실제로 기계 담당자와 IT 담당자가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서로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사람 간의 융합이 안 되는 이러한 점들이 운영하면서 가장 걸림돌인 것 같습니다.


또한, 공장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저항이 매우 크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그러나 변화하지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러한 저항감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대두하고 있는 또 하나의 과제는 보안 문제입니다. 최근 보안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으나 위협에 대해 보호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뱅킹의 경우 처음엔 해킹당할까 불안해서 사용 못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불안감이 많이 해소됐습니다. 위험 부담보다도 위험을 빨리 받아들이고 극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더 크기 때문에 택하고 있다는 거죠. 마찬가지로 산업보안도 공장 레벨에서의 보안과 IT 레벨에서의 보안을 결합해서 심층보안을 하면 완전히는 줄일 수는 없어도 대부분은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화된 컨설팅 전문가 양성 필요


■ 김유활 : 중소기업 대상 스마트공장 보급을 위해 정부는 산업부·미래부·중소기업청 3개 부처 합동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 줄 압니다. 이번 정부의 지원 및 정책에 어떤 내용이 포함됐으면 좋을까요?


● 최재민 : 지원이라는 건 많이 받을수록 좋죠. 정부가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지원을 해주는 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첫째는 지원금 규모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대광주철이 지원금 1억원을 받고 있는 데, 괜찮은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면 비용이 매우 많이 들거든요. 동종 업계에서는 비용 부담으로 아직 시작도 못 하는 업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측면 때문에 지원 규모를 늘려주었으면 합니다.


둘째는 현재 유지보수 기간을 12개월로 책정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대광주철과 같은 주조공장에서는 12개월 후부터가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유지보수 기간을 최소 24개월, 아니면 36개월로 연장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특화된 컨설팅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IT, 전산 관련 전문가들은 많은데 주조 전문가들이 없다 보니 저희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됩니다. 시스템 구축 측면에서 특화된 컨설팅 전문가들이 많이 양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포스트 스마트공장은?


■ 김유활 : 우리에게 스마트공장은 이제 첫걸음을 뗐지만, 지금 또 누군가는 포스트 스마트공장을 구상하고 있을 줄 압니다. 스마트공장 그 이후는 과연 어떤 그림이 될지요?


● 조용주 : 기술적인 부분이 좀 더 가미된다면 영화에서 보는 홀로그램처럼 스마트공장도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가상기술이나 증강현실기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고 있고, IoT·빅데이터·클라우드 등 8대 기술에 대한 수준이 올라가면 동시에 스마트공장 모습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김영훈 : 아무래도 모듈화가 아니겠습니까. 개인용 PC든 핸드폰이든 간에 모듈화가 되면서 지식 확산이 됐거든요. 개인용 PC의 경우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부가가치가 상당히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관련된 부품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데 상당히 기여했죠. 공장도 비슷할 것이라고 봅니다. 독일에서도 모듈화에 대한 콘셉트를 그리고 있는데, 그동안 제조업과 공장을 운영하는 모습은 민주적이지 않았습니다. 


아는 사람만 알고 그 분야에 대해서만 지식이 있지, 커뮤니케이션이 힘들었죠. 그러나 모듈화가 시작되면 개인용 PC처럼 공장에 대한 이해도가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서 융합형 인재들이 나오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모듈화가 되기 전에 누렸던 부가가치가 급속히 떨어진다는 거죠. 예를 들면, 공장 레이아웃을 쉽게 변경하고 모듈화를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겠죠. 


 이순열 : 지금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잖아요. 예전에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데 200년 가까이 걸렸던 것이 50년, 30년 10년으로 굉장히 짧아지고 있어요. 마이크로 프로세스, 인터넷,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이 지금 제조 혁명을 일으키는 기술이라고 하면 앞으로는 가상화 기술이 제조 혁신을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화 기술이 적용되면 엔지니어, 디자이너들은 각자 화면으로 동시에 설계 작업을 수행하고 수정하며,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되며, 작업의 효율성과 완성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됩니다. 지금은 생각에 머물고 있지만, 가상화 기술이 현실화되는 단계가 곧 올 것으로 보입니다.

■ 김유활 :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책사업이지만, 풀어야할 과제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정부의 제조업 혁신 3.0 계획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실천적인 대안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근난 기자 (fa@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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