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디바이스 영역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건 ‘스마트워치’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던 사업자들을 포함해 스와치, 태그호이어, 타이맥스, 티쏘 등 전통적 시계 제조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이 시장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드웨어영역에서 소형화, 직접화 등의 기술이 진화하고 사물인터넷 환경이 확산됨에 따라 스마트워치 시장을 위한 기술환경도 무르익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동반자 스마트워치
▲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CSO) 손영권 사장이 2014년 5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SF 재즈센터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공개하는 행사에서 심밴드(Simband)와 사미(Sami)
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가전협회(CEA)가 소비자 1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2013년 12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신체 부위로 ‘손목’을 답한 소비자 비율이 70%에 이른다. 팔과 허리, 발, 목, 손가락 등이 각각 56%, 33%, 22%, 12%, 11%로 그 뒤를 이었다.
스마트콘택트렌즈, 스마트안경, 스마트반지 등 여러 유형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 실질적으로 웨어러블 시장에 가장 근접해 있는 후보는 스마트워치다. LG경제연구원 정재훈 선임연구원은 “소비자 관점에서 시계는 항상 착용하고 다니기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워치는 사업자들의 제품 출시가 가장 가시적인 영역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혁신을 이끌었던 애플과 삼성 등 주역들이 대부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2013년에는 스마트폰 상위 10개 사업자 중 2개 사업자(애플과 삼성)만이 스마트워치를 출시했으나, 2014년에 7개 사업자로 그 수가 늘었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Xiaomi) 등 신흥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드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약 5500만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ICT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다 보니, 전통적인 시계 제조사들도 위기감 속에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타이맥스는 반도체 업체 퀄컴과 제휴를 통해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태그호이어도 자체적인 스마트워치 개발 계획을 공식화했다.
ICT 업계에서 스마트워치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화시킬 유력한 후보로 기대했던 애플이 지난해 9월 애플워치를 선보였다. LG경제연구원 측은 애플워치 실제 출시일은 올해 초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워치는 메시지를 말로 받아쓰기, 자동차 스피커폰 또는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통화 전환, 디지털 터치(사용자들끼리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의사를 손목에서 손목으로 전달), 워키토키(Walkie-Talkie), 액티브 앱(하루 동안의 신체 활동 전체를 무브, 엑서사이즈, 스탠다드 3가지 링을 통해 알려줌) 등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애플워치는 분명 기존 스마트워치 제품들에 비해 진보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애플의 스마트 홈(Smart Home) 생태계 홈킷(Homekit)과의 결합 가능성 때문에 애플워치의 기능이 특별해 보인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미 애플의 하드웨어 인증 프로그램인 MFi(Made For iOS)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의 종류와 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워치의 웨어러블 시장 연착륙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관심의 초점은 디자인과 기능, 가격 등에 맞춰져 있다.
체중, 혈당, 심박수 수시 체크
▲ 아이엘비에스 혈당 시계 PAAR Watch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스마트워치의 성공요소로 디자인(Design)과 건강정보(Healthcare), 다기능(Function), 적은 전력 소모량(Low Power), 내구성(Durability) 등을 꼽았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요소로 기대되는 운동과 건강관리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욕구가 분명 존재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이 최대 가치를 실현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가 헬스케어이며, 사용자의 신체 정보(상태, 활동)를 기록하는 라이프로그(Lifelog ; 개인의 일상을 인터넷 또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기록하는 것)를 이용한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올바른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 금연 등은 관리가 어렵지만, 체중, 혈당, 심박수 등 계측을 해서 정량화할 수 있는 것들은 디지털화해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 질병 치료 목적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한 방향으로 진료행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환자 내진형태의 진료행위는 비용, 접근성 측면의 이슈가 있고 의료법적 규제 때문에 원격 상담(Tele-Consulting)부터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전형적인 원격진료 시스템의 모습은 경계위험군(반 건강인)의 혈당과 혈압, 심전도, 활동량 등의 데이터를 스마트폰에 입력해 이 데이터를 진료받는 병원의 서버로 보내면 의료진이 데이터를 확인하고 진단 및 처방을 내리게 된다. 이를 위해 생체신호 측정장치(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필요),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서버, 측정 장치와 스마트 디바이스 간 콤(Comm)앱, 측정장치 관리 시스템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헬스케어와 관련한 스마트워치는 ICT 대기업군에서는 애플 헬스킷(Apple Healthkit), 삼성전자의 심밴드(Simband)와 사미(Sami), 샤오미의 혈압측정기 등을, 중소기업군에서는 아이엘비에스의 혈당 시계 PAAR Watch, 삼신이노텍의 심박동 측정 이어폰 등을 들 수 있다.
애플의 헬스킷은 헬스 앱(APP)을 통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심장 박동수를 측정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삼성전자의 심밴드는 각종 센서가 하나의 모듈로 통합된 형태로 심장 박동수와 호흡, 혈압, 체온, 수분상태 등 각종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지능적 건강 관리(Intelligent digital health)’를 추진, 미래 종합 의료지원 운영체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최천욱 기자(atid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