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변환효율을 유지하면서 제조원가는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송희은 선임연구원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실리콘 두께와 제조 공정 단계를 축소해 경제성을 향상시켰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 또 제조를 원가 낮췄음에도 변환 효율에 차이가 없고 내구성도 더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는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연구 배경은?
A. 현재 전 세계 태양전지 시장의 약 90%, 국내 태양전지 시장의 약 98%를 점유하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하여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박형 결정질 실리콘 기판 및 태양전지의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실리콘 기판을 이용한 c-Si 모듈의 제조원가는 폴리실리콘 30%, 기판 25%, 전지 20%, 모듈 25%로서 실리콘 재료비용이 전체 모듈 비용의 55%를 차지합니다. 박형 실리콘 기판을 사용해서 실리콘 원재료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태양전지 저가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로 개발된 박형 실리콘 태양전지는 곡선형의 BIPV, 자동차의 곡면부, 요트 동력, 모바일 충전기 등 이동 발전수단에 적용할 수 있으며 조형물 형태의 발전 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2000년 0.4GW에 불과하던 전 세계 태양전지 출하량은 2013년에는 약 37GW에 이르렀고, 2018년에는 약 380GW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중, 현재 전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가 향후 10년간 계속해서 시장의 우위를 점유하며 메이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형 웨이퍼링 기술 기반의 박형 실리콘 태양전지 제조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산업이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목표와 부합되며 태양전지 및 모듈 경제성 확보와 태양광 발전 기술의 그리드 패리티 조기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태양전지를 이용한 태양광발전은 무소음, 무공해의 에너지를 반영구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수W에서 수백MW급의 전력을 일정한 효율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 운전유지가 간단하고 신뢰성이 높아 향후 대규모 발전소용으로 경쟁력이 확보되면 세계 각국에 태양광발전소를 배치함으로써 환경오염이 극심한 현실에 각광받는 대체에너지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 1. 박형 실리콘 기판 사진 2. 박형 실리콘 태양전지
Q. 국외 기술개발 동향은?
A. 유럽 태양전지 개발 로드맵, 일본 태양전지 개발 로드맵, 국제 태양전지 기술 로드맵 (ITRPV) 등에 따르면 기존의 180μm급 태양전지보다 더 얇은 두께의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IMEC에서는 SLIM-CUT 기술을 이용하여 50μm 두께에서 10% 효율을 보입니다. 기업에서는 Astrowatt사에서 14.9%의 효율을 보고했고 SiGen에서는 100μm 두께 전후의 웨이퍼를 시제품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태양전지는 현재 양산에서 생산되고 있는 지름 8인치의 기판을 이용한 태양전지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아 양산으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Q. KIER의 기술개발 내용은?
A. 본 연구진은 기존의 실리콘 기판을 제조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다중 와이어 절단 (multiwire sawing) 장치를 이용하여 100μm 두께의 기판을 양산 적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현재 실리콘 기판 제조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시스템을 개선하여 얻은 결과로서 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장비 구축이 필요하지 않고 장비와 공정의 개선으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이런 기판을 이용한 태양전지 제조에서 가장 일반적인 conventional 태양전지 구조를 적용하여 19% 수준의 변환효율을 달성했습니다. 공정 중 애로사항과 개선사항을 제시함으로써 기업에서 기존의 장치를 활용해서 실리콘 기판의 두께 변화가 가능하도록 제안된 기술 개발입니다.
Q. 기대 효과는?
A. 현재 와이어 절단 공정을 이용한 실리콘 기판 두께는 140μm 이하로는 개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와이어 절단 공정을 이용하여 100μm 두께의 기판 제조 기술을 양산이 가능한 수율까지 향상시킨 본 기술은 박형 실리콘 기판 제조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용 강화유리 제품 제조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형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 향상을 통해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공정 단가 절감을 가능하게 합니다.
박형 실리콘 기판의 사용으로 전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원가절감 실현으로 그리드 패리티 달성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박형 실리콘 기판은 180μm 두께의 기판이 구현하지 못한 유연성을 가지기 때문에 곡면에도 적용 가능하여 다양한 응용이 가능합니다. 고효율 박형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 확보를 통한 $0.5/W 이하의 모듈 제조단가 확보 및 수출 향상을 통한 세계 시장 점유율 확보가 가능합니다.
어떤 기술을 개발했나?
2000년 0.4GW1)에 불과하던 전 세계 태양전지 출하량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2013년에는 약 37GW에 이르렀고, 2018년에는 약 380GW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 중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는 변환효율이 높고 재료 수급이 쉬우며 기존 반도체 인프라를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전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 전문지인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세계 시장 점유율(2013년 기준)은 0.9%로 12.9%를 기록한 일본, 60.5%를 기록한 중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 세계 태양전지 모듈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처럼 절대 생산량의 우위로 인한 제조 단가 절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조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산량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변환효율을 유지하면서 제조원가는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태양광연구실 송희은 박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제조원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실리콘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동시에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공정 절차 또한 줄여 태양전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박형 실리콘 태양전지의 응용 분야
실제 태양광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태양전지의 실리콘 기판 두께는 일반적인 머리카락 두께의 반인 50마이크로미터2)면 충분하다. 하지만 두께가 얇은 기판을 사용하여 태양전지를 제조할 경우, 기판이 쉽게 파손되는 문제점이 있어 현재는 일반적으로 180마이크로미터의 기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초박형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양산 공정 및 관련 장치 개발을 통해 기판 두께를 180마이크로미터에서 100마이크로미터까지 줄여도 강한 내구성을 지녀 기존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 개발된 태양전지 중 변환효율이 매우 높은 이종접합 태양전지3)(a-Si:H/c-Si 계열)는 웨이퍼 전면과 후면에 다층의 실리콘 박막과 투명 전도막을 순차적으로 형성함에 따라 공정 장비와 비용 상승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전면과 후면에 실리콘 박막과 투명 전도막을 동시에 형성해 태양전지를 제조함으로써 제조에 필요한 장치와 공정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기술개발책임자인 송희은 박사는 이번 기술에 대해 “향후 기판의 두께를 50마이크로미터까지 줄이고 태양전지의 변환효율은 기존의 18.5%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1~2년 내에 국내 관련 기업과 연계해 상용화하여 세계 시장 점유율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기술개발을 토대로 그동안 유럽 등 기술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있던 우리나라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에서 ‘Fast Follower’가 아닌 ‘First Mover’로의 도약과 함께 태양광발전의 그리드 패리티4)(Grid Parity)를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 기가와트(Gigawatt, GW) : 1기가와트는 일반적인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 용량과 같다(1GW=1,000,000,000W)
2) 마이크로미터(micrometer, µm) : 미터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단위. 미크론(micron, 단위 : µ)이라고도 하며, 1×10-6 m이다(1µm=0.01mm)
3) 이종접합 태양전지 :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과 박막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이 접목된 태양전지의 한 종류
4)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단가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화력발전 단가가 동일해지는 균형점
취재 김혜숙 기자(eltr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