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인터뷰/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김정한 소장

2014.09.26 14:25:10

지난 8월 7일 정부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주력산업과 신성장동력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에 반드시 필요한 뿌리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첨단뿌리기술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뿌리산업 발전을 이끌고 주도하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김정한 소장을 만나, 첨단뿌리기술 선정 계획과 국내 뿌리산업의 현황 및 향후 추진사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정한 소장은 “뿌리산업의 경쟁력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뿌리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Q.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희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2011년 7월 제정된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2012년 3월 설립됐습니다. 현재 진흥정책 수립 및 통계조사,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 등 뿌리산업 지원을 위한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여 다양한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은 동반성장, 환경입지, 인력양성 사업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동반성장 사업으로는 작년부터 뿌리기업과 수요기업 간의 기술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기술커넥트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환경입지 사업으로는 뿌리기업이 밀집된 우수단지를 뿌리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여 공동활용시설 구축을 지원해 주는 특화단지 지원사업과 뿌리기업의 공정혁신을 촉진시키기 위한 자동화첨단화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또한 인력양성 사업으로는 뿌리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하고 기업에 연계시키기 위한 ‘뿌리산업 전문기술인력사업’, ‘뿌리산업 아카데미 선정지원사업’, ‘일학습 병행제 사업’, ‘국가직무능력표준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현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A.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하는 산업으로, 전체 제조업의 약 7.6%인 총 2만 6천여개의 사업체가 뿌리산업에 해당됩니다. 또한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약 42만명으로 제조업 전체의 11.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록 뿌리산업이 제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사업체의 규모가 작고 영세합니다. 10인 미만의 소공인 형태의 사업체들이 뿌리산업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의 영업이익 및 부가가치가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뿌리산업은 자동차, 조선, IT 등 국가 주력산업과 로봇, 항공기 등 신성장동력산업 분야의 핵심적인 요소기술로 활용되며, 시장규모와 중요성 측면에서 미래 유망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8월 7일 첨단뿌리기술 선정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첨단뿌리기술 선정 기준 및 절차, 그리고 기대 효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정부와 센터에서는 뿌리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글로벌 뿌리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첫 단추로서 올해 8월 7일 첨단 뿌리기술 선정계획을 공고했습니다. 현재 첨단뿌리기술을 선정하기 위해 뿌리기술 로드맵과 뿌리기술 전문가가 첨단뿌리기술을 추전하는 Top-down 방식과 수요기업 및 뿌리기업에서 첨단뿌리기술을 제안하는 Bottom-up 방식을 활용하여 후보군을 선정한 상태이며, 최종적으로는 수요기업 등이 참여한 선정위원회를 통해 50~100개의 첨단뿌리기술이 선정될 것입니다. 선정위원회에서는 후보기술 중 혁신성이 높으면서 국가 주력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한 글로벌 시장성 및 활용성이 크며 에너지·자원의 사용 효율성과 제품의 성능 등을 현재보다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을 첨단뿌리기술로 선정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정된 첨단뿌리기술은 급변하는 기술추세를 반영할 수 있도록 3년마다 재심사할 계획입니다. 첨단 뿌리기술 선정의 효과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뿌리기업의 연구개발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며, 이러한 미래시장 지향적인 기술의 연구는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촉진시키고 국내 주력 및 신성장동력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Q. ‌정부의 뿌리산업 육성책 및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뿌리산업 진흥정책은 2012년 7월 시행된 뿌리법과 2012년 12월에 세운 향후 5년에 대한 기본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원시스템 구축, R&D시스템 구축, 공정혁신 촉진, 인력 선순환 정착 및 경영근무환경 개선의 5대 추진 전략을 골자로 매년 초 뿌리산업 진흥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주요 정책방향은 인력과 입지 애로의 적극적인 해소, 첨단 뿌리기술 확보를 위한 R&D제도 개선 등을 통해 뿌리산업의 첨단화 기반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뿌리산업 인력수급 원활화 및 종사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뿌리산업 전문기술인력 양성기관과 뿌리산업 아카데미 등을 선정하여 인재 교육 및 기술인력 유입 확대를 도모할 계획입니다. 또한 뿌리산업의 부족한 인력 공급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을 뿌리산업 기술인력으로 도입하는 제도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입지 애로 해소를 위해서는 특화단지 지원을 확대하고 뿌리기업의 입주 제한 법제도 등을 개선하며 관계부처와 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 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뿌리산업의 첨단화를 위하여 정부는 뿌리기업의 첨단기술 개발을 유도하고자 맞춤형 R&D 및 해외진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뿌리기업과 수요기업 간 기술협력을 지원하여 뿌리기업의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Q. ‌해외 선진국의 뿌리산업 현황 및 정부 정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뿌리산업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과 독일은 뿌리산업의 중요성을 이미 예전부터 인식하여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다양한 육성정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뿌리산업 최고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2005년 모노쯔쿠리 국가비전 전략을 수립하여 주조, 단조, 금속프레스, 금형제조를 포함하는 소형재산업의 중소모노쯔쿠리기업을 중점 지원하고 있습니다. 규격화된 대량생산 제조업 중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노쯔쿠리 기반기술의 고도화와 인재육성, 글로벌 브랜드화 등 3대 전략을 제시하여 인재양성과 적극적인 R&D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70년대부터 중소기업 역량강화 정책을 통해 뿌리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2006년에 수립된 첨단기술 분야를 지원하는 하이테크 전략을 통해 미래형 제조기술개발과 시장지향형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뿌리기술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적 경험을 반영한 인력양성 제도를 수립함으로써 약 100만개의 마이스터 기업 육성에 성공했습니다.


Q.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문제점과 과제, 그리고 해결책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A. 뿌리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3D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라 생각합니다. 뿌리기업은 기초공정기술을 영위한다는 이유로 단순 수작업 공정의 생산현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주로 3,4차 밴더인 중소협력사들로 이루어져 있어 대기업에 비해 임금과 근로환경이 열악하다는 이미지가 팽배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젊은 인재들은 뿌리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부정적인 이미지에 뿌리산업의 중요성이 가려진다면 뿌리산업은 사양 산업으로의 길을 걷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센터는 뿌리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 정립을 위해 뿌리산업 전반에 대한 홍보활동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런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 뿌리산업 발전을 위해 현재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은 인력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뿌리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젊은 인재들의 신규취업이 감소되고 있어 40대 이상이 전체 근로자의 60%를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뿌리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기술 및 연구인력이 필요함에도 뿌리산업의 기술인력과 연구인력이 전체 종사자의 10.7%와 2.9%를 차지하고 있어 기술연구인력 부족이 매우 심각한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뿌리산업 관련학과가 인기학과에 밀려 없어지거나 축소되고 있는 등 뿌리산업에 대한 국내 교육현실 또한 녹록치 않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시급하게 생각하여 정부차원에서 기능·기술·연구인력으로 구분하여 인력별 맞춤형 양성방안 수립을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인력양성은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므로 지속적인 정부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질문 외에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A. 뿌리산업은 최종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결정하며, 제조업 전반에 걸쳐 기반성과 연계성이 높은 산업으로서 국가 주력산업과 신성장동력산업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뿌리산업은 결코 영세하거나 열악한 산업이 아니며, 뿌리산업의 경쟁력이 곧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므로 기술개발을 통한 첨단화가 필수적인 산업이라 하겠습니다. 즉 첨단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첨단 공정기술인 뿌리기술이 밑받침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앞으로 첨단화된 뿌리기술을 발굴하고 연구개발을 촉진시켜야 할 것입니다.


김정아 기자 (prmo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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