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세계 경제 … 선진국 주도로 3.6% 완만한 성장률 전망
올 한해 국내 무역흑자가 328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수출과 내수, 설비투자는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세계 경제는 선진권을 중심으로 느린 회복세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서는 산업연구원(KIET)의 2014년 거시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올 한해 국내 경기 현황 및 대외 여건을 짚어 보고 민간 소비 및 수출입 경기를 전망해 본다.
김희성 기자 (eled@hellot.net)
현재 국내의 실물경기는 내외수 모두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질 GDP 성장률은 작년 3분기를 저점으로 하여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세계 경제 부진 완화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와 소득 및 교역 조건 개선에 힘입은 내수 회복으로, 올해 국내 경기는 장기추세 성장률에 근접한 3.7%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은 2013년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고, 내수는 교역 조건 개선과 물가 안정에 의해 실질구매력이 향상됨에 따라 민간 소비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설비투자도 작년 3분기 이후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으며, 건설투자는 작년에 증가세로 반전된 이후 견실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산업 생산의 경우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부진한 편이나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증가되고 있다.
플러스 성장이 지속되는 세계 경제
세계 경제는 선진권을 중심으로 하여 느린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선진권 중 미국, 일본은 플러스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 강도가 여전히 미약한 상황이며, 유로권은 이제 경기침체를 벗어나는 수준이다. 그러나 개도권의 경우에는 내·외수의 동반 약세 여파로 실물경기 부진이 뚜렷한 상황이다.
선진권의 정책기조 변화 영향과 개도권의 실물경기 부진 지속 여부가 주요 관심사인 가운데, 올해 세계 경제는 성장률이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연방준비은행제도(Fed)는 실물지표들의 추가 개선을 전제로 현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다는 입장이며, 일본은 재정건전화를 위해 소비세 인상(2014년 4월)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들의 실물경기 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이러한 정책기조의 변화는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 속도를 제한할 수 있어 세계 경제는 대체로 완만하고 더딘 회복세가 예상되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개도권은 현 실물경기의 부진이 좀 더 이어지면서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유가의 경우, 세계 경제의 완만한 흐름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약화, OPEC의 산유량 조절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 등에 따른 달러화 약세와 국내 경상수지 흑자,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여타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실한 국내 펀더멘털 등에 따라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 대비 3.2% 하락한 1,058원이 예상되고 있다.
엔화는 통화 팽창 정책이 계속 유지됨에 따라 절하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美출구전략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경우, 상대적인 안전통화로 부각되면서 절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해 원/엔 환율은 전년 대비 7% 내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 자동차 분야 … 국내 수출 증가 주도
세계 경제가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감에 따라 국내 수출 및 내수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한해 수출은 약 6.7%, 수입은 약 9% 증가하며 무역흑자는 328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대 주력 업종의 수출은 조선 수출의 감소세 전환, 철강 수출 부진 지속 등으로 전체 수출 증가율보다 낮은 5.1%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내수의 경우 소비는 가계부채 부담이 억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유가 안정, 환율 하락에 따른 구매력 증대 효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수출 회복과 그 동안의 투자 부진에 대한 반등으로 비교적 활발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건설투자는 SOC 예산 감소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소비의 경우,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 유가 안정 및 환율 하락에 따른 구매력 개선으로 작년보다 증가세가 확대되어 연간 기준 3%대 초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증가세 확대에 따른 소득 증가와 함께 교역 조건도 개선 추이가 지속되면서 소비 여건이 양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계부채 부담, 공공요금 인상 등이 억제 요인으로 작용하여 경제성장률보다는 낮은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설비투자의 경우 작년 3분기에 1.8% 증가세로 전환됐으며, 선행지표도 증가 추이를 이어가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체별로는 민간 부문의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부문은 증가되고 있고, 형태별로는 기계류 투자가 감소한 반면, 운송장비 투자는 늘고 있다. 또한 업종별로는 정밀기기, 자동차, 전기전자, 화학 등의 설비투자 조정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올해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저 효과 등에 힘입어 연간 5%대 중반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IT 업종에서는 투자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건설투자는 최근 몇 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형태별로는 아파트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거용 건물 건설이 전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고, 주체별로는 민간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SOC 예산 축소(2013년 25조원 → 2014년 23조원) 및 수주 부진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의 경우 완만한 원화절상과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대중국 중간재 수출 확대,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증가율이 6.7%로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올해는 세계 교역 규모가 확대되는 등 수출 여건은 작년보다 개선될 전망이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로 큰 폭의 수출증가율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품목별로는 선진국 수요 의존도가 높은 IT 제품과 자동차 등이 수출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환율 하락은 수출 증가 억제 요인으로 작용되지만 하락폭이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석유제품·반도체·선박류 등 환율 영향이 작은 산업의 수출 비중이 높아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입은 수출 증가에 따른 수출용 중간재 및 내수 회복에 따른 소비재 및 자본재 수입 확대로 9.0%의 증가가 예상되며, 무역수지는 수입 확대로 흑자폭이 다소 줄어든 328억 달러 내외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