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국내 수출 전망 ‘청신호’
작년 세계 경기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중국 및 신흥국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낮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산업연구원(KIET)에서 발표한 10대 주력 산업 전망을 토대로 2014년 국내 수출입 및 생산 동향에 대해 알아본다
김희성 기자 (eled@hellot.net)
올해의 주력 산업은 선진권, 특히 부진을 보이던 EU의 실물경기 개선, 국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작년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산업군별 수출을 살펴보면 IT 제조업군은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율이 둔화(5.9%)될 전망이다. 기계산업군의 경우 크게 개선(5.4%)되고, 소재산업군은 소폭 개선(3.6%)되며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일반기계와 반도체는 수출과 생산 등에서 호조세를 보이며 10대 주력 산업의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기계는 수출시장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선진권 경기회복과 중국 및 아세안 시장의 수요 호조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며, 반도체는 중국 등 신흥권 스마트기기 시장 및 세계 빅데이터 시장 확대 등으로 인해 낸드플래시, 모바일용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 확대가 호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정보통신기기, 가전 및 자동차도 작년의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며 주력 산업 전반의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산업은 해외 생산 확대라는 공통적인 수출 제약 요인을 갖고 있지만,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특수, SUV 및 스마트기기 수요 확대, 해외 생산지의 부품 수요 증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산업(휴대폰, 자동차, 가전)의 수출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기에는 해외 생산 거점의 가동률 확대가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의 수출을 유발시킨다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흥국 경기 회복 정도, 원화강세 및 엔화약세 지속 여부, 중국업체의 글로벌 입지 확대 등은 내년 주력 산업 성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 세계 경기 회복에 힘입어 5.1% 증가 전망
미국, EU, 개도권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있는 가운데, 조선, 철강을 제외한 10대 주력 산업의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올 한해 10대 주력 산업 수출의 흐름을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 IT 제조업군
IT 제조업군의 수출은 증가하겠지만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율은 금년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가전의 경우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특수, 스마트 TV, 프리미엄 생활가전 수요 확대, 해외 현지 공장으로의 부품 수출 증가로 5.5% 증가하고, 정보통신기기는 LTE 전국 서비스, 중국 LTE 서비스 시작, 신흥 시장의 스마트기기 수요 확대, 해외 부품 수출 확대 등으로 인해 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반도체는 신흥국의 스마트폰, SSD, 데이터센터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6.8%의 증가가 예상되며, 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패널 수요 확대, 수급불균형 완화로 3%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IT 제조업군은 6% 정도 성장하며 작년에 이어 수출을 견인하고 일반기계, 자동차 등 비 IT산업군이 그 뒤를 받쳐 줄 것으로 기대된다.
■ 기계산업군
기계산업군은 작년에 비해 수출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그 중 일반기계는 작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올해 선진권 경기회복과 중국 및 아세안 수요 호조 기대로 8.5%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도 미국과 EU 및 중국의 성장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수출 비중이 높은 SUV 수요 증가, 해외 생산을 위한 부품 수요 확대로 6.7% 증가가 예측되고 있으며, 조선 수출은 상반기에 10% 이상 증가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유럽 위기 이후 선박 발주 부진의 영향으로 11% 이상 감소하며 연간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소재산업군
소재산업군의 수출은 작년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은 제품 단가 약세, 중국 철강 수요 둔화 및 신흥국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0.1% 감소하며 여전히 부진하겠지만, 신흥국 수요 회복 및 기저효과로 작년보다는 개선될 전망이다.
석유화학은 수출단가 하락이 변수이지만 폴리올레핀 품목의 수요 지속과 중국, 아세안, EU 시장의 수요 회복 등으로 인해 5.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섬유는 선진권 수요 확대, 대중국 수출 회복, FTA에 의한 가격경쟁력 제고 등에 힘입어 화섬직물, 편직물 등을 중심으로 5.8%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 … 조선을 제외한 모든 업종 증가 전망
10대 주력 산업 생산의 경우, 자동차와 IT 산업 등 일부 업종의 해외 생산 확대에 따른 제약 요인이 있고 조선이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수출 확대로 인해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 IT 제조업군
IT 제조업군의 경우 해외 생산 확대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수출 호조에 힘입어 4% 정도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 중 가전은 내수회복세와 월드컵 특수에 따른 DTV 수출 호조 등으로 1.7%가 증가될 것으로 예측되며, 디스플레이는 완만한 수출 회복과 UHD 패널 수요로 2.3%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두 산업 모두 TV 수요의 개선에 힘입어 낮은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기기는 수요가 확대되는 스마트폰과 부품을 중심으로 4.8%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는 메모리 생산의 중국 이전이라는 요인이 있지만 초미세공정 도입, AP의 신기술 양산투자로 인해 5.9% 증가가 전망된다.
■ 기계산업군
기계산업군은 기계와 조선의 전망이 대조적이다. 일반기계와 자동차는 생산이 증가하지만 조선은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 일반기계는 해외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확대로 9.5%의 높은 증가세가, 자동차는 수출 증가와 생산여건 개선 및 기저효과로 2.7%의 증가세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 이후 수주량 감소에 따른 건조량 축소 영향이 지속되면서 10%나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소재산업군
소재산업군은 설비 능력 확대,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3% 내외의 증가율을 나타낼 전망이다. 그 중 철강은 자동차, 기계 등 수요산업 생산 회복에 따른 내수 증가와 작년 하반기에 완료된 설비 증설의 영향으로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석유화학의 경우 수출 확대에 의해 2.4% 증가, 섬유는 수출 및 내수 회복, 탄소섬유 생산 본격화, 화섬원료 등 원자재 안정화로 3.3% 증가가 점쳐지고 있다.
내수 … 일반기계 호조 속에서 조선 외 모든 업종 증가 전망
소비 회복세, 설비투자 확대 및 신제품 출시 등으로 인해 조선을 제외한 모든 산업이 산업별로 1∼8% 증가하며 그 중 일반기계는 10%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IT 제조업군
IT 제조업군의 내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호조 지속과 정보통신기기 및 가전의 수요 회복이 예상되면서 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의 경우 월드컵 특수, 고효율 가전기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증가세로 전환되나, 시장 포화와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0.9%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기기는 광대역 LTE 전국 서비스, 신규 스마트폰 출시 확대, 단말 보조금제 안정화 및 알뜰폰 수요 확대로 4.7%의 증가가 점쳐지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 모바일기기, UHD TV,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6∼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기계산업군
기계산업군 중 일반기계는 2013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설비투자 확대의 영향과 기저효과로 10.4% 증가가 점쳐지며, 자동차는 신차 출시효과로 인해 1.9%의 증가세로 반전될 전망이다.
그러나 조선의 경우,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가스선 수주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발주가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에 접어들어 2.9% 감소세가 예측되고 있다.
■ 소재산업군
섬유의 경우 민간소비가 회복됨에 따라 소재산업 중 가장 높은 4.2%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철강과 석유화학은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로 각각 2.7%,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 내수와 수출 확대로 5.3% 증가 전망
주력 산업의 수입은 수출 확대 및 내수 회복으로 완제품, 부품소재 수입이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기계산업군 수입 증가율이 높을 전망이다.
■ IT 산업군
IT 산업군에서 가전은 해외 생산 제품 역수입 및 저가 외산 제품의 수입 증가로 2.7% 증가세가, 정보통신기기는 신규 외산 스마트기기의 출시 확대로 5%의 증가세가 점쳐지고 있다.
또한 반도체는 모바일, 첨단의료장비,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 수요로 인해 5.9%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디스플레이는 중국 범용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축소됨에 따라 0.4%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기계산업군
기계산업군은 수입차 증가와 수출 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 수입 수요 확대, 원화절상에 따른 단가 하락 등으로 7.1% 증가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일반기계는 2013년에 유보된 기계류 설비투자 실현, 대선진국 수출 제품용 중간재 수입 및 환율요인에 의한 단가 하락으로 8.7% 증가가 예상되며, 조선은 해양플랜트 및 고기능 선박용 기자재의 수요 확대로 5%, 자동차는 국산화가 진전됨에 따라 부품 수입은 둔화되겠지만 고효율차의 수요 확대로 3.2%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소재산업군
중저가 제품의 수입 수요 지속으로 섬유가 10% 이상 크게 증가하면서 소재산업군은 2012년 이후 지속됐던 감소 추세에 벗어나 4%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철강의 경우 수요산업 회복에 의한 내수 확대, 일본 및 중국산 저가품의 수입 압력으로 인해 0.8%의 소폭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도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로 4.1% 증가가 예측되고 있다.
주력 산업의 해외 생산 확대 추이
자동차, 정보통신기기, 가전, 섬유 등 주요 업종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해외 생산도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원가경쟁력과 생산 효율성 제고, 글로벌 수요에의 신속한 대응이 중요해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완제품의 경우, 해외 생산지로의 부품 수출 확대라는 긍정적 영향도 있으나, 국내 주력 산업의 해외 생산 확대로 인해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되고 국내 직수출을 대체함에 따라 국내 수출 확대에 부정적 영향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는 낸드플래시 생산이 중국으로 이전되고 후공정 분야 투자도 확대되면서, 시스템반도체의 국내와 미국 생산을 위한 분산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중국 내 8세대 신규라인이 올해 초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될 전망이고, 자동차는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 브라질 등 브릭스 현지 생산 체제가 구축 및 안정화되면서 국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보기기의 해외 생산 체계는 이미 확립된 한편, 스마트폰의 해외 생산 비중은 80%를 상회하고 있어 국내 수출 확대에 제약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가전의 경우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가운데 국내 비중이 높던 스마트 TV,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해외 생산이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섬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범용 제품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이 지속되면서 국내 투자 및 생산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석유화학도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 수출을 제약할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중국,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 등으로 현지에 직접 투자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 경기 변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
올해 세계 경기는 회복될 전망이며 이는 국내 주력 산업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일부 업종은 특성상 영향이 다소 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과 EU의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주력 산업들의 수출 전망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철강은 공급 과잉 및 제품 단가의 약세 지속 등으로 인해 상쇄될 전망이다.
그리고 중국 시장 여건에 따른 업종별 영향에 대한 전망이 상이한 가운데, 다수의 업종이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철강과 가전은 대중국 수출 여건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은 중국의 인프라 투자관리로 철강 수요 둔화, 설비 능력 증설에 의해 공급 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가전은 중국 가전제품의 공급 과잉으로 제품 및 가격경쟁력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조선, 섬유, 일반기계는 대중국 수출 여건 변화에 중립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섬유는 대선진국 수출용 의류의 중간재 수출 구조로 중국과 중립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반기계의 경우 환경 규제 대비 신규 수요와 자동화기기 측면에서의 수요가 전망되지만, 중국산 우선 구매 기조로 수출 증가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조선의 경우 중국 조선소의 경영 악화로 인해 국수국조(國輸國造) 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시장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신흥권의 경제회복 여부도 주력 산업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강, 섬유, 가전, 반도체의 경우 동남아, 중남미 지역은 주력 수출 시장이 되지 못하거나, 수요 확대 요인의 부재로 수출 영향이 낮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해외 생산 확대는 수출 신장에 부정적 요인이 되겠지만, 일부 업종(휴대폰, 자동차, 가전)의 경우 부품 수출 유발 효과가 작용하며 일정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브라질 월드컵 및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 등은 올 한해 주요 업종 수요 확대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